얻그제 단톡방에 올라온 오창의 만응아우 초청공지 집에 기르던 닭 두어마리 각종 약재를 넣어 삶아 놓을테니 뭉치자는 제의에 선듯 답을 줄 수 없었다. 설날을 지낸 첫 주일인지라 예배를 드려야하기 때문이다. 내가 섬겨야 하는 교회는 변두리 아주 작은 교회이고 예배자라야 몇 안되는 개척교회에다가 젊은 목사님 홀로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너무 안스러워 몸으로나마 힘이 돼 드리고 싶은데 지난주도 설이라는 핑게로 예배에 참석하지 못해서 내심 조바심이생겨 이번주일은 절대 결석하지 않으리라 마음먹고 있었다. 이런 시정을 이야기 했더니 점심시간을 한시간 늦출테니 예배 드리고 꼭 참석했으면 좋겠다는 말에 형제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예배를 마치고 서둘러 돌아왔다. 오후 1시가 다 돼서 창궁산방에 도착하니 문앞 멋진 소나무가 반기는듯 하다. 텃밭 한켠에 마련해 둔 비닐하우스안에 잘 익은 토종닭을 건져내고 멋진 잔치가 시작되고~~~♡♡♡ 입 안이 헐어 술은 사양하리라 생각했지만 나 때문에 기다려준 형제들을 생각하니 거절할 수 없어 기분을 맞춰 대작하다보니 오늘도 많이 취했나보다. 삶아놓은 닭고기는 지금까지 맛본 닭고기 중에서 가장 맛있었다는 표현으로도 모자랄 만큼 입에 감겨 배가 터질듯 먹고 또 먹고.... 작년 가을 뒷곁에 널린 참나무 도토리를 줏어 마련했다는 도토리 묵 배가 불러 도저히 못먹을것 같았는데 입에 넣어보니 그 존득하고 탱글한 식감때문에 자꾸 손이 가고 있었다. 비닐 하우스위로 내리는 빗소리가 흥취를 더해주고 무르익은 분위기는 식을줄 모른다 돌아오는 길에는 새파랗게 잘 말린 무청시래기와 취나물까지 한 봇따리 얻어 호사한 기분이다.
첫댓글 형제님들과 함께한 시간이 행복했습니다.
만응씨의 정성어린농심 독수오형제들에 대한애정과 사랑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