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의 모색유전학에 있어서 얼룩이나 반점은 일정한 패턴(pattern)이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히말라야/샴, 우라지오, 잔여 흰색/흰색 트림, 아일리쉬 스포팅,
파이볼트, 익스트림 화이트, 쪼개진 머리/흰 머리, 작은 점, 화이트 복서, 펜더/세퍼트
거짓 백구 등이 있다.
뉴기니 싱잉독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네다리에 흰색 무늬가 있는 것이다.
뉴기니 싱잉독과 같은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동남아시아개에서는
네다리에 흰색 무늬가 있는 것을 좋은 개체로 생각한다.
중국의 개 관상서인 상견대전에서는 네다리에 흰색 무늬가 있는 개를 '답설'이라고
부르면서 좋은 개라고 하는데, 모두 우연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상견대전에서는 가슴에 있는 무늬는 별(星)이라고 부르고 등에 있는 둥근 무늬는
달 또는 해로 부르고 몸이나 사지에 있는 작은 반점은 매화라고 부르는 것 같다.
배에 있는 무늬는 그 모양에 따라서 검(劒), 옥척(玉尺) 등으로 부른다.
중국에서 개의 모색에 대하여 기록하고 그 길흉에 대해서 설명한 것이 '상견대전'이다.
다소 미신적인 요소가 들어 있고 서양의 모색유전학에 비하여 비과학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래도 다양한 개를 관찰한 경험과 어떤 상상력에 의해서 쓰여진 것이기 때문에
완전히 무시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상견대전과 같은 책이 쓰여진 것은 중국의 개들이 그만큼 다양한 모색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중국 동남부의 개들을 개의 조상이라는 주장을 하는 것도 결국
유전자의 다양성을 근거로 하는 것이므로 진돗개를 일정한 모색과 형태로 획일화하려는
시도는 결코 바람직하지도 않고 어쩌면 해서는 안 될 일인 것 같기도 하다.
진돗개에 대해서도 '나비 문 개', 안경, 양말, 네눈이 등의 표현으로 모색의 반점이나
얼룩을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몸의 털이 다섯가지 색깔을 보여주는 개를 오색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소수의 사람들은 반점이나 얼룩이 있거나 털에 여러가지 색이 있는 개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순수한 황색이나 백색인 개를 좋아한다.
그래서 진돗개의 다양한 모색은 점차 사라지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아직도 '넉사냥 연맹'같은 동호인 카페에서는 상당히 많은 진돗개의 모색 패턴을
발견할 수 있어서 참으로 다행으로 생각하고 그 분들의 진돗개에 대한 확고한 인식에 대하여
감사한 마음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