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마지막 봄, 어색하고 덜 친하지만 친구들과 선생님이랑 같이 졸사용으로 찍으러 갔던 그 곳.
친구들과 한 줄로 서면서 학교탈출하는 느낌이 들고 소풍가는 것처럼 들뜬 내 마음.
가는 길에 친구들과 하하호호 떠들고 서로 놀리면서 나도 모르게 어느샌가 도착해버린 그 곳.
바람도 선선하게 불고 날씨도 좋았던 그 곳.
핑크핑크하고 예쁜 꽃들이 많은 그 곳.
바람이 불며 벚꽃이 날린다. 마치 청춘영화처럼…
어떤 애들은 흩날리는 벚꽃 잎을 잡으면 첫사랑이 이뤄진다는 소문이 들려서 하나 둘 벚꽃 잎을 잡을려고 한다.
그러다 어떤 애가 벚꽃 잎을 잡아 “내 첫사랑이 꼭 이뤄져라”라면서 기도를 한다.
어떤 애들은 벚꽃이 흩날릴 때를 노려 친구들에게 사진 찍어달라 하고 멋진 포즈를 잡는다.
바람이 흩날리지 않을 때도 억지로 나뭇가지를 잡고 흔들어서 벚꽃이 떨어지도록 하고 사진을 얼른 찍는다.
어떤 애들은 바람에 의해 떨어져 있는 벚꽃 잎들을 주워서 다른 애들에게 던지고,
어떤 애들은 다른 친구들이 찍는 표정과 모습을 보고 놀린다.
어떤 애들은 자기 친구 또는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긴다.
마지막으로 선생님과 단체사진을 찍는다.
누군가는 예쁜 포즈를 취하며, 누군가는 웃긴 표정과 웃긴 포즈를 한다.
다 같이 “치즈~” 를 외치자 카메라에서 ’찰칵‘ 이라는 소리가 들린다. 애들이 사진을 보며 웃는다.
누군가는 눈을 감고, 누군가는 웃긴 표정이고, 누군가는 이쁘게 찍혔고, 누군가는 얼굴을 흔들어 두 개의 얼굴인 것처럼 나온다. 다들 하하호호 웃는다. 우리 모두 다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그리고 자기 얼굴이 사진처럼 생겼다는 말에 충격을 받아 수술을 할 거라는 애들도 있다.
그리고 몇달 후가 지났다.
오늘은 졸업식 전날이다. 내일이 마지막이니 마지막으로 우리 단체 사진들을 보기로 한다. 처음으로 나온 사진이 벚꽃 사진이다. 우리는 그 사진을 보며 그때 친히지도 않고 어색하기만 했었던 그 곳.
마냥 그리워하며 그 곳에 있었던 추억들을 회상한다.
첫댓글 인물이나 상황에 대한 묘사가 섬세하고 자세해서 정성과 관찰이 많이 들어간 글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봄에 굉장히 좋은 추억과 감정을 지니고 계시네요, 저는 항상 봄이 오면 또 한 살을 먹고 점점 나이가 성인에 다가 온다는 것을 느끼니 알 수 없는 압박감과 우울함과 '내가 과연 미래에 무엇이 되는가, 내가 항상 실현하고 싶었던 목표를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뇌로 일 년 일 년 지날 때 마다 항상 자책과 괴로움을 내내 지금 3년이 넘도록 항상 그래 왔어요, 봄에 대한 좋은 추억 버리지 마시고 꼭 지니셔서 계속 봄이 오면 그때 그 추억을 떠올리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