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어떻게 할까?
남편도 예식장시간이 어중띄어 뭔가를 조금은 먹어야할것 같고
나와 딸도 다이어트중이라 먹긴해야겠지만...
지난여름 삶아 냉동시킨 옥수수4자루가 생각났다.
오래도록 두어야 할 것 같은 엄마의 옥수수!!
내가 세상에서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었던 옥수수다.
난 아직 어디서든 이렇게 맛있는 옥수수는 먹어보질 못 했다. 아니 어디서도 내돈주고는 옥수수를 사 먹어보질 않았다.
어렸을때는 너무 많이 먹어 옥수수가 맛있다는 사람들의 말은 실감나질 않았었다.
최근 약 십여년간 여름이면 옥수수 전쟁을 치렀다.
봄에 심은 옥수수를 한여름 중 복중에 옥수수를 따야한다.
너무 덥기도 하고 옥수수 심은 사잇 골에 들깨까지 심어 작업하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였다
엄마는 늘 이 텃밭에 옥수수를 심으시고, 그 사이 철을 겹쳐 들깨를 심으신다.
밭을 알뜰히도 사용하신것이다.
늘 가난하게 사신 엄마는 그렇게 알뜰히 챙겨 지금껏 남에게 의지 하지않으시고 살아오셨다.
그렇게 농사를 지으신 옥수수를 어느때부터인가 다 여물기전에 따서 팔면 들깨도 심을수있고
다 여물어 가을에 수확하는것 보다, 수확도 좀 낳으신것을 아시곤 그때부터 푸른 풋 옥수수를 수확하기 시작하셨다.
문제는 40접이 넘는 옥수수를 삼사일내로 모두 수확하여 판매한다는 것은 장사를 해보지 않은 우리로서는 참으로 어려운일이였다.
더운날 작업도 힘든게 사실이지만 ,그보다 누군가에게 옥수수를 판매한다는것이 너무 어려웠다.
가까운 지인 친친구들에게 어렵사리 물어보곤했다. '혹 옥숫수 좋아해요. 엄마가 시골에서 옥수수를 심으셔서...'
'네 좋아요' 하는이가 있는가 하면
어렵게 물었는데' 우리집도 시골리라서요' 하거나, 다른 누구에게 직 거래를 한다거나, 등등 이유를를 대기도 하여 민망하기도 했다.
어찌어찌 하여 동생들과 나누어 주문을 마치고 날짜를 마쳐 수확을 하러 다녔었다.
눈뜨는 새벽 5시전부터 작업을 시작한다.
몇몇은 밭에서는 따서 창고 헛간으로 끌어들이고, 한 두명은 크기를 골라 준비한 택배 박스에 담아 테이프를 붙여 쌓는다.
약4000~4500개를 땋고 끓어드리고 하다보면 아무리 완벽한 일꾼차림이라도 어느새 얼굴은 옥수수잎에 이리저리긁혀
따갑고 쓰라린다.
이작업을 엄마 혼자는 도저히 못하시니, 이렇게 불평들은 저 가슴속으로 밀어넣고 모두 모여 세벽부터 매진하면 얼추 작업의 끝이 보인다
남동생, 남편은 다 땋은 옥수수대를 낮으로 베어 자리에 깔아뉘운다.
그래야 그사이 자라나는 들깨가 해를 보고 또 수확을 할수 있다.
빠른시간 일을 마무리하려 모두 손가락이 잘 안 움질일 정도로 작업에 몰두하여 하루나절 넘게 고생하면 옥수수 밭이 휀하다.
엄마는 마음이 흡족해 웃으신다.
'니들 덕에 올해도 잘 다 해치워 속이 시원하다' 하신다.
우리는 함께 모여 밥을먹고 마지막 택배상자를 택배회사에 옮겨 주고
작고 못생긴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옥수수를 엄마까지 다섯 뭉치로 나누어 마대 자루에 담는다.
각자 차에 싣고' 차막히기 전에 출발하자''고생하셨습니다' 수고했다'를 외치며 출발한다
늦은 오후 '잘 도착했습니다. 우리도...'카톡을로 서로의 안부를 정리하며
난 가지고 온 옥수수를 까서 삶기 시작한다.
빨리 삶을수수록 맛이 좋기때문이다.
몇 들통을 삶아 앞집 아랫집 경비실에 두루 돌며' 시골서 엄마 옥수수를 좀 가저 왔어요. 맛보세요'
다음날까지 몇 들통을 삶아 사무실에도 관리실에도 운동 하는 언니들에게도...
엄마덕분에 선심을 넉넉히쓴다.
모두 이렇게 맛난 옥수수는 처음이라며 즐거워했다.
택배가 잘못갔다고," 여수로 갈것이 대구로 가고있다고 이것은생물이라 시간이 지나면 맛이 없다고..."
아찔하고 넘 미안하여 옥수수값을 돌려 보내드렸던일...
이제는 더이상 이런일 민망한일도 수고로움도 없을 것 같다.
1940년생인 엄마가 농사일을 하시기엔 너무 힘들어 밭은 반 강제로 경작을 하기로 남동생이 다른이와 계약했다.
이렇게 수선스런 옥수수 작업도 이제는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그렇게 작업하여 얼려둔 엄마의 찐옥수수가 오늘 마지막이였다.
딸도 남편도 너무 맛있다고 한다.
난 맛도 있었지만 어느새 마음도 가라 앉았다.
그렇게 힘들어 하지말자고했던 일들도 이제는 더이상 할수 없게된
엄마가 편하시기는 하겠지만, 많은 허탈함도 계실거 같다.
늘 혼자라 자꾸만 생각을 잊어버리신다. 하실때마다. '엄마 나도 그래요'하지만 마음은 늘 싸하고 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