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후기가 너무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2001년에 나왔던 희곡이고 군부독재타, 최루탄 가스라는 단어가 나와서 2001년엔 어떤 세상이었을까 궁금해요. 이걸 도대체 그
시기 때 어떻게 올렸을까요? 희곡을 썼을 당시의 시대가 너무 잘 묻은 희곡인 것 같아요. 가부장적이었던 옛날의 사회를 비판하나 싶으면서도... 굳이 이런 관계나 소재가 들어가야 하는가 싶고요. 개구리 수제비, 유황독계탕 얘기할 때 표현이 너무 직접적이라 놀랐어요. 대사를 맛있게(? 써서 그런지 상상이 아주 잘 가서 미선처럼 너무 당황했어요.
배속에 살아 있는 5개월 애를 죽인 걸 개구리 수제비 얘기하는 부분인 12p에 달수가 소 새끼에 대해서 말한 부분이 유산 수술이랑 비슷하잖아요. 그래서 저런 얘기를 넣었을 거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지호가 이 말 듣고 찔리거나 생각나서 뭔가 말하거나 정숙한테 뭐라고 할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네요.
읽으면서 정숙을 함부로 대하는 지호가 너무 못났는데 지호의 친구들이 지호한테 구박하는 거 보고 좀 불쌍했다가••• 경주한테 하는 짓 보고... 그냥 지호의 호감도가 마이너스였다가 5%였다가 왔다갔다 하는 듯요 🥹 (100%가 당연히 만점임)
지호를 보면 죽음의 집의 영권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 표면적으론 정말 나쁜 사람인데 내면의 이야기를 들으면 나쁘지만은 아닌 사람 같은 느낌. 정숙은 지칠 때로 지쳤고 지호도 마지막에 노력해도 잘 되지 않은 자신의 인생에 지친 것 같은데 지호도 잠깐은 안타까웠습니다.
정숙과 지호가 행복하게 살 수 있을 텐데 말이죠. 어떻게 했어야 할까요. 지호는 왜 정숙이랑 결혼했지. 혼전임신이었던가. 그래서 사귈 수밖에 없었나. 바람 상대는 경주였지만 인생을 함께 살아가고 싶은 사람은 정숙인 거죠. 경주를 사랑하지만 나는 정숙이랑 평생 살 거야(? 이걸 뭐라고 설명하지. 상당히 모순적입니다. 희곡을 읽으면서 정숙과 지호가 행복하게 지내는 상상을 가끔 했습니다.
지호랑 경주가 싸우고 있고, 지호가 경주의 칼에 찔릴 때까지 정숙은 여전히 깨지 않고 잠만 잘 때 왠지 자고 있는 애기처럼 곤히 잠들어 보였어요. 그리고 그 시대의 엄마가 드디어 푹 쉬고 있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지호/경주와 엄마의 대비를 주는 게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유산 수술을 할 때 부부로서 상의를 했더라면 둘은 다투지 않도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을까요. 지호와 정숙이 다툴 때 너무 슬펐습니다. 그리고 집게를 요리조리 피했다는 표현에 작가의 역량에 감탄했고요.
이걸 각색을 하지 않고 그대로 연출한 무대를 봤을 때 정말 찝찝했는데 읽고 나서도 너무 찝찝하네요. 이 희곡을 처음에 추천한 이유는 이런 내용의 희곡을 여러분들이 읽어 봤으면, 경혐했으면 좋겠어서요. 후기가 궁금해서 미칠 정도네요. 감사합니다!
(저번에 수진 언니가 이젠 내가 어떻게 적을지 예상 간다는 말에 오늘도 예상 갈까 봐 두렵습니다. 희곡 읽는 게 즐겁고 즐거운 마음으로 쓰고 있으면 된 거 아닐까요?!?! 저번보다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길 바라며 ☺️☺️ /사실... 이거 읽으면서 이상하게 두근거렸어요...... 그러면 안 되는데 왜냐하면 자꾸 부경대 정기공연이 생각 나요 그때 지호 맡은 배우님이 연기도 잘하셨는데 심지어 피지컬이 좋으시고 수트 입은 게 자꾸 생각 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