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대둘 대청호 오백리길 6코스 걷기에 참석한다. 판암역에서 대전 63번 버스를 타고 가다 집합지인 와정 삼거리에서 내린다. 어느 산소 앞 공터에 모여 체조와 자기소개를 한다. 둘레길 걷기에 좋은 쾌청한 날씨다. 많은 회원이 이동을 하니 걷기 길이 혼잡하지 않을지 염려된다. 얼마가지 않아 막걸리와 간단한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한다. 무거운 짐을 덜어버릴 것 같은 기세로 이것 저것을 내어 놓는다. 하나씩만 얻어 먹어도 걷기 길의 에너지는 되는 것 같다. 국사봉 가는 오르막은 에너지 소비가 많이 된다. 힘들게 오른 국사봉에서 즐거운 식사시간, 대표의 솔 잎(방울)주을 선두로 구기자, 복분자, 막걸리, 커피 등을 먹으며 입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니 걷기 길의 매력이기도 하다. 복숭아밭, 대추밭을 지나 몇 굽이를 넘으니 멋진 명당 자리가 나온다. 기운을 받고자 사진도 찍고 이야기를 나누며 걷다보니 대청호 수변의 한곳에 이르렀다. 한 눈에 봐도 정말 멋진 곳이다. 젊은 시절 파도치는 바다를 바라보며 산적이 있었지만, 호수의 잔잔한 물결도 또 다른 의미의 멋진 모습이다. 호수의 수면을 보니 불현듯 물수제비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돌을 던져보며 옛날을 떠올려 본다. 멍 때리기 좋은곳 ......접근성만 좋다면 청춘남녀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곳이다. 호수를 뒤로 하고 버스정류소로 향한다. 정류소 도로 반대편에는 복숭아 장사가 끝물의 복숭아를 팔고 있었다. 나의 인생여정에 또 하나의 추억를 쌓았다.캔 맥주를 한숨에 들이키며 마우스를 놓는다 .<2022/08/28일>
<아름다운 관계>
박 남 준
바위 위에 소나무 저렇게 싱싱하다니
사람들은 모르지 처음엔 이끼들도 살 수 없었어
아무것도 키울 수 없었던 불모의 바위였지
작은 풀씨들도 날아와 싹을 키웠지만
이내 말라버리고 말았어
돌도 늙어야 품안이 너른 법
오랜 날이 흘러서야 알게 되었지
그래 아름다운 일이란 때로 늙어갈 수 있기 때문이야
흐르고 흘렀던가
바람에 홀씨하나 날아와 안겼지
이끼들과 마른 풀들의 틈으로
그 작은 것이 뿌리를 내리다니
비가 오면 바위는 조금이라도 더 빗물을 받으려
굳은 몸을 안타깝게 이리저리 틀었지
사랑이었지 가득찬 마음으로 일어나는 사랑
그리하여 소나무는 자라나 푸른 그늘을 드리우고
바람을 타고 굽이 치는 강물소리 흐르게 하고
새들을 불러모아 노랫소리 들려주고
뒤돌아본다
산다는 일이 그런 것이라면
삶의 어느 굽이에 나, 풀꽃 한 포기를 위해
몸의 한 편 내어준 적 있었는가 피워 본 적 있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