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면점에서 출발한 소곱창 전문 '길곱창'은 6개월여만에 가맹점을 10곳으로 늘렸다. 젊은 층이 주고객이니 요즘 곱창의 트렌드가 읽히는 대목이다. 오래된 집이라도 맛이 있다고 소문난 곱창집에 가 보면 젊은 층, 여성손님들이 꽤 많다. 허름한 간판에 식탁 몇 개 두고 '몸뻬'(일 바지)차림의 '할매'들이 장사하는 식당에 젊은 손님들이 그득한 모습이 생경스럽기까지 하다. "젊은 손님들은 줄을 서는 걸 당연하게 생각해요. 반면 중장년들은 식당 밖에서 서서 기다리는 게 익숙지 않으니 발길을 돌리고 말지요." 밥 먹는데 굳이 번호표까지 쥐고 기다려야 하나, 라고 생각한다면 나이 든 축에 속한다고 보면 된다. 요즘은 '기다리는 수고'까지 미각 탐험에 포함시키는 게 당연해졌다.
부암교차로에서 서면 방향 길 모퉁이에 위치한 '마산곱창'. 구이는 취급하지 않고 소곱창전골뿐이다. 8평 남짓 손바닥만 한 가게에 식탁은 5개뿐. 영업시작 전인데도 20대 여성 손님 두 명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눈 깜짝할 사이 전골을 후루룩. 남은 국물에 볶음밥까지 만들어 먹고야 일어선다.
김순희 사장은 "젊은 손님들은 술보다 밥을 먹으러 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어쨌거나 이런 젊은 손님들이 오랜 단골을 밀어낸 셈이라 항상 미안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젊은 입맛까지 맞춘 비결이 뭘까. "뭐니 뭐니 해도 곱창이 신선해야지요!"
그날 나오는 신선한 국산 소곱창만 쓴다. 그날 팔 것만 가져오는 게 원칙. 하루라도 지나면 냄새가 나서 쓰질 않는다고. 키위를 손으로 갈아서 낸 즙에 곱창을 잰다. 과일숙성이다. 육질도 연해지고 제대로 된 맛도 밴다고.
여기에 비장의 양념으로 마무리를 한다. 소 사골로 끓인 육수에 마늘과 고춧가루, 야채 등을 넣어 맛을 낸다.
마산곱창에 가면 꼭 계란말이를 먹어야 한다. 얼큰한 국물, 기름진 육질에 물린다 싶으면 계란말이를 입가심처럼 먹을 것! 서비스로 나오던 것인데 손님들이 입소문을 퍼뜨려 아예 정식 메뉴판에 올랐다.
※부산 부산진구 신천대로 290. 곱창전골·낙곱전골 각각 9천 원, 계란말이 4천 원. 사리 1천 원. 일요일 휴무. 오후 5시~자정. 051-804-7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