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의 그 많고많은 낚시터중에 지난봄에도 왔었던 늑도를 또다시 찾은것은
낚시가 잘 되어서가 아니라 어머니를 모시고 왔기에 낚시보다는
바로 차옆에서 낚시를 할수 있다는 조건 때문이다.
아직은 야밤같은 새벽이라 저멀리 불빛하며
등대불도 깜박 거린다.
이런 휘황한 불빛을 보노라면 어린시절 그 못살던 나라 일때는
언감생심 다리에 불빛은 커녕 가로등도 희미 했을텐데 이젠 우리나라 좋은나라다.
늑도내항 건너가 주거지이며 방파제를 마주하여 등대 두개가 있고
우리는 대교 아랫쪽 근처에 자리를 잡았다.
일단 짐을 내리고 앉을 자리도 만들어야지...
급선무로 그늘막이 텐트를 치고 다른짐도 내리는데...
그 사이 어머니는 또 무얼 하시는지...
여명이 밝아오니 불은 끄지고 저 멀리서 붉은해가 뜨오른다.
낚싯줄도 메고 봉돌도 달고...
청개비를 쓸까나 크릴을 쓸까나...
처음엔 눈치작전으로 이것저것 끼워본다.
조금 들고 있어보니 신호도 오지않고...
낚싯대를 돌틈사이에 세워놓고선 끝이 휘청거리면 당기지뭐..
집어용 밑밭투여...
예전에 내가 전문적으로 낚시 다닐때와는 채비도 좀 다르고 밑밥도 다르네.
민물릴처럼 끝에 방울을 달면 한눈 팔다가도 소리를 듣고 당길수 있는데
눈을 땐사이 몇번 흔들거리다 미끼만 빼먹고 달아나 버려서 다시 세운다.
에라 모르겠다 낚이던 말던 그냥 두고 볼겨...
아침해가 저쪽대교의 기둥위에 묘하게 얻혀져 있는걸 보니
그냥 용광로 굴뚝에서 불이 품어져 나오고 있다해도 곧이 믿을 정도다.
아우의 끈질긴 기다림끝에 줄돔인지 벵어돔인지 한마리 했다.
아침은 대충 간단히 돼지고기 두루치기에
대구 앞산에서 제일 유명한 **식당의 선지국으로...
그런데 그 식당의 선지국이 예전 그맛이 아닌것 같다.
주위환경이 맛도 좌우하는가 보다.
모르는 옆사람이 물이 없다하여 라면삶을 물을 줫더니만
조금전에 잡아올린 문어를 삶아서 한점 맛보라 하니 소주도 한잔 겻들인다.
밖에 나왔으도 챙길건 다 챙기고 먹을건 다 먹어야 하니
후식으로 냉커피도 마신다.
저그 누나와 밤새도록 놀고 늦잠잔 아들이 오토바이를 몰고 왔는데
아우가 퍼뜩 낚아 보라면서 채비를 해 준다.
아니다 다를까 힘좋은 숭어를 낚아 올린다.
차에서 졸고있던 나도 눈이 번쩍 뜨여 낚싯대를 드려본다.
혹시나가 역시나 였지뭐..
거늘쪽의 등대에 기대어 더위를 식히면서
고무보트를 타고 오가며 낚시하는 사람을 부러운듯 바라본다.
저런거 얼마면 사냐고 아우에게 물어보니
백이십부터 다양 하다니까 오백정도면 쓸만한거 살수 있겠다.
이사람들이 문어 낚아 올리는것을 구경하고 있는데
모자쓴 사람이 본토배기 꾼인지 계절따라 잘 올라오는
포인트를 상세히 알려 줘서 메모해 두었다.
지난봄에도 그랫지만 바다에 왔으니 못잡았어도 회맛은 봐야 겠기에
활어시장엘 갔더니만 휴가철이라서 그런지 인산인해이고
가격또한 평시보다 30%이상 오른것 같다.
전어축제기간이라 하지만 아직은 고소함이 들하고
너무 더워 그런지 회맛도 예전같지 않은것 같다.
물이 빠졋다가 들어올때 고기도 같이 들어와서 낚시가 잘된다고 하는데
물살이 너무 세서 봉돌이 마구 흘러 내려가는 바람에 낚시가 어렵다.
다리밑의 틈샛길을 돌아보니 얗으막한 갯바위에선 몇 몇 사람들이 노닐고 있다.
위에서 보면 그냥 차도와 인도만 있는 다리지만 아래는 이렇게 복잡한 구조물이 있다.
낚시는 안하고 흐르는 물만 바라 보다가...
아우가 봉돌이 떠내려 가지않는 물이 도는곳에 자리를 잡았데서 나도 넣어본다.
어떤 자리에 앉았어도 아까전에 숭어입질 한번 받아본 후론 감감 무소식이다.
그래도 이렇게 바닷바람을 쒸운다는게 기분좋은 것이고...
이 많은 사람들중에 아무도 낚아 올리는게 보이지 않으니
우리뿐만 아니고 다른 사람들도 모두 헛방인듯하다.
그래도 우린 아들녀석이 아까전에 다섯마리 걸었다가 두마리를 남겨둔것이 있으니
충분히 손맛을 봣을테고 집에가서 손질 하지뭐...
고향집에서 다들 잘가라고 했지만 귀가를 하다보니
그냥 헤어지기가 조금은 아쉬워서 우리집에서 회나뜨고
저녁밥에 술이나 한잔하자고 오는 도중에 연락을 했더니만
다시 우리집으로 모였다.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내일은 동해쪽으로 한번더 출조를 하자고 했것만
아침에 일어나니 더위마신 어제의 피로가 풀리지 않아서 동해 출조는 포기했다.
날씨는 푹푹찌고 더웟으도 어머니가 너무 좋아 하시니 그게 가장큰 보람이지 싶다.
한더위 지나면 기회봐서 한번더 모시고 나가야 겠다.
첫댓글 고기도 할아버지 아는 모양 입니다
숭어가 젊은 사람한테 낚이는 걸 보면요
예전의 강태공 실력은 온데간데 없고
노니는 숭어가 나를 놀리는듯 했습니다.
이전에 물들어 올때 고기도 같이 들어오는걸 몇번체험했습니다.
낚시 미끼값들어 낙시할려면 차리라 삼천포 어시장에서 활어사서 먹으면 그게 훨씬 싸다는걸 느끼곤 하지만 손맛의 강렬함을 포기할순 없습니다.
떨군고기는 방석만 하고 낚싯꾼들이 좀 허풍이 센데
열번 출조하면 여덟번은 헛방인데도 항상 굴러를 가득 채웟다는...
보잘것없는 꼬시래기 한마리가 십만원이 될때도 있지요.
낮익은 곳같은데 ~ 낚시는 세월을 낚았을때 제대로 했다고 봅니다,~~ㅎㅎ
음,..,.세월을 낚는다...그 참 좋은 말인데요.
이 뜨거운 여름철엔 좀...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