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절)" 큰 광풍이 일어나며 물결이 배에 부딪쳐 들어와 배에 가득하게 되었더라"(개정)
" 갑자기 큰 폭풍이 휘몰아치고 파도가 덮쳐 배가 침몰하게 되었다"(현대인의 성경)
"마침 거센 바람이 일더니 물결이 배 안으로 들이쳐서 물이 배에 거의 가득 차게 되었다."(공번)
나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정말 가난하게 자랐다 매 끼니를 걱정할 정도였으니..
아버지는 한량으로 술과 도박을 일삼고 가정을 돌보지 않으셨다
어머니는 바느질, 행상, 노점, 식당일등을 닦치는 대로 하시면서 우리 4남매를 키우셨다
둘째인 나는 고등학교를 채 마치지 못하고
17세의 나이에
서울행 기차를 탓다 달랑 기차표만 끊고서 말 그대로 맨주먹으로 올라갔다
서울역에 내리니 갈곳도 없고
무엇을 해야 될지도 몰랐으나
정신만은 바짝 차리자 라고 스스로 주문을 걸었다
서울역앞 육교밑에 앉아서 한참을 지나가는 사람들, 끝도 없이 달리는 차량들을 하염없이 바라만 보고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어떤 아저씨가 택시에서 내리는데
짐이 한눈에도 많아 보였다
아저씨는 나에게 좀 도와달라고 하셨고
나는 아저씨를 도와 짐을 기차타는데 까지 옮겨드렸다
아저씨는 고맙다고 하면서 1000원을 주셨다 당시 빵한개에 100원이었던 시절 적지 않은 돈이었고
내가 태어나 내 힘으로 처음 번 돈이었다
"아 서울에서는 일하면 돈을 벌수 있구나"
캄캄한 방에 전기다마가 켜지듯 머리속이 환해졌다 "그래 일거리를 찾자"
그러나 일자리 찾는 게 만만치가 않았다
잠은 대합실에서 자고
표끊고 남은 돈 3000원과 짐 옮겨번돈 1000원 합 4000원으로 며칠은 버틸수 있었다
다행이 4월이라 춥지는 않았다
일자리를 찾아 헤메다가
배도 고프고 기운도 없이 후암동 기슭언덕에 앉았다
발밑을 보니 한군의 개미떼가 움직이고 있었다
잠시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 개미를 보며 나보다 낫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마음을 굳게 잡았다
"그래 개미보다는 내가 나아야지"
"나도 일자리만 생기면 개미처럼 일해야지"
우여곡절끝에 작은 청바지 공장에 시다로 들어갈수 있었다
모태신앙인인 나는 주일에 근처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것이 인연이 되었다
하루 14시간
돌아가는 미싱기계앞에서 쪽가위를 들고 미싱기계가 쏱아내는 청바지를 받아내는 게 나의 일이었다
잠은 공장 한켠 창고에서 쪽잠을 잤다
한달이 지나고 받은 월급이 75000원
태어나서 처음으로 큰 돈을 만져보았다
그 돈을 전부 은행에 저금했다 밥은 공장에서 주는 점심 한끼로 해결했고
점심때 조금씩 남은 음식을 모아서 저녁을 해결했다
그나마 없는 날에는 굶으면서도 돈은 쓰지 않았다
몇개월 지나니 일도 손에 익고
워낙 손재주가 좋은 자신을 발견하고 대견해 했고 사장님도 인정하셨다
어깨너머로 미싱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일이 다 끝난 밤에 몰래 연습하기도 했다
입사한지 2년이 채 안되던 어느날
갑자기 미싱사가 출근을 하지 않았고 내가 미싱을 잡게 되었다
그날의 감격은 잊을수가 없다
얼마나 앉아보고 싶은 자리였던가? 얼마나 밟아 보고 싶었는가?
우려했던것보다 결과는 매우 좋았다 사장님도 매우 흐믓해 하셨다
월급도 배나 오르고 솜씨도 빠르게 늘어갔다 그렇게 일하기를 5년
5년만에 아주 조그만 청바지 공장을 차릴수 있었다 지하에 손바닥만한 공간이지만 나만의 공간이란 생각에
너무나도 뿌듯했다
서울에 7년만에 사장이 된것이다. 22살 나이에..내 자신이 대견하여 정말 돈 안쓰며 후암동 개미처럼 일했다
공장은 조금씩 커 나갔고 직원도 두명이나 쓸수 있을 정도에 그만 일이 터지고 말았다
밤에 잠을 자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여보세요?" 잠이 묻은 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거기 000사장님 댁이지요? 큰 일났습니다 빨리좀 나오셔야 되겠어요" 잠이 확 깻다
공장이 불이 났단다
옷을 입는둥 마는둥 달려가니 손바닥만한 공장은 거의 다 타버고 재만 남아 있었다
망연자실이 이럴때 쓰는 말이란 걸 처음 알았다
너무 기가막히고 얼울하여 목이 메었다
어떻게 일군 공장인데
안먹고 안쓰고 안쉬고 7년을 하루 14시간씩 일하며 일군 공장인데
모두가 원망스럽고 야속했다 하나님도 너무나 야속했다
잿더미 앞에 주저앉아 있다가 정신을 잃고 말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눈을 깨 보니 목사님 사택이다 사모님의 목소리가 들린다
더 쉬라는 것을 뿌리치고 다시 현장으로 달려갔다
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꿈일거야 악몽을 꾼거야
꿈이 아니었다
멍하니 쪼그리고 앉아있는데 지난주 주일학교에서(당시 반사로 봉사를 했다) 전도사님의 설교가
떠올랐다 전도사님은 그림판을 가지고 풍랑을 만난 제자들과 배에서 주무시던 예수님
오늘 본문의 말씀으로 설교하셨었다
머리속 스크린에 풍랑을 만나 당황하는 제자들과
주무시는 예수님이 오버랩 된다
"예수님이 주무셔"
"예수님을 깨워야지"
예수님을 깨우는 제자들의 모습이 캡쳐지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래 예수님을 깨워야지"
그동안 교회는 꼬박꼬박 다니고 반사로도 봉사했지만 내 안에 예수님은 잠자고 계셨다
나는 예수님에게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오직 공장,돈 버는데만 집중했다
한걸음에 교회로 달려와 의자에 앉지 않고 강대상 앞 바닦에 무릎을 끊었다
그리고는 기도를 드리는데
내 생애 그렇게 많이 울어본 날이 없었다
어디서 이 많은 눈물이 흐르는지
엉엉 울었다
아주 실컷 울었다
가슴이 뻥뚤리고 시원해 온다
"주님 주님을 깨웁니다. 주님 용서해주세요"
나는 그 화재사건으로 아주 중요한 것을 발견했다.
첫째, 풍랑으로 배가 파산되는 위기의 때는 "바로 예수님을 깨울때이고"
둘째, 위기의 때는 새로운 기회의 때라는 사실을 몸으로 체득했다
미싱기와 모든 것을 다 날리니 할게 없었다
통장에 남은 잔고가 약 2000만원정도
그걸 가지고 원단을 생산하는 공장을 찾았다 그때가 4월 여름에 출시될 청바지 원단을 구입했다
시다로 미싱사로 일하면서
원단에 대한 지식은 나름 충분히 쌓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 2000만원으로 구입한 원단이 그 여름에 대박을 쳤다
폭발적인 인기를 엎고 원단을 달라는 공장들이 줄을 섯고 웃돈을 주면서 구입해갔다
그렇게 해서 시다에서 미싱사로 공장 사장에서 원단 중매인으로 발전해 나갔다
겨울 여성 자켓 원단에서 또한번의 대박을 치고
몇번의 대박을 치다보니 꽤 크고 안정적인 회사를 꾸릴수 있었다
어느덧 나이는 40을 넘어가고 있었고 결혼도 했고 아이들도 두공주님이 잘 자라주었다
교회에서는 안수집사님으로..
모든게 다 잘 되는듯
순조롭게 흘러가던 때 IMF를 맞고 말았다
공교롭게도 IMF맞기 얼마전에 사세를 확장해 놓았는데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조그만 공장 탈때와는 차원이 달았다
완전히 알거지가 되었다
회사고 집이고 모두 날라가고 남은것은 우리가 원단을 납부했던 업체에서 돈을 주지 못하고
경매에 걸린 오두막집 하나가 남았다
이때 난 알았다
안수집사라고는 하지만 하루건너 회식이네 접대네 하면서 술집을 다녔고
내 힘으로 이룬 사업에 자만했으며
예수님이 자고있었다는 사실을...또 다시 예수님을 깨웠고
다시한번 위기는 기회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경매된 집을 한달동안 고치니 꽤 그럴듯한 집이 되었고 가격도 후하게 받게 되었다
손재주가 남다른 탓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후로는 경매대상의 집을 싸게 사들여 수리한후 되파는 사업을 했고
예상외로 사업은 급성장을 했다
사업이 클수록 사업을 바라보지 아니하고 예수님을 바라보는 습관이 이때부터 생겼다
혹 예수님이 주무시지는 않는지?
"예수님이 주무시면 말짱 도루묵이야"
그랬다
위기의 때는 예수님을 깨울때이고
위기의 때는 망한 때가 아니라 새로운 기회의 때라는 것을..
2017.1.29
본 말씀은 1인칭 소설(픽션)형태의 실험설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