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열 여덟살의 가을》 2414 김광현 나는 우리 가족의 첫째,장남으로 태어나 부모님에게 남부럽지 않게 사랑받으며 자라왔다. 초등학교때까지는 내가 원하는 학원도 가고 원하는 장난감도 사고 부모님과 동생과 함께 넷이서 함께 자주 놀러다니기도 하며 물질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부족한 것 없이 지내왔다 하지만 중학교 1학년 여름방학, 친구들과 한창 놀러다닐때 아빠가 쓰러지셨다. 친구들과 놀다가 집에 돌아오니 아무도 없어 엄마에게 전화해보니 아빠가 갑자기 아파서 광주에 간거라고, 별 걱정말고 이모집가서 자라기에 별일 아니겠지 생각했었다. 다음날, 아빠가 뇌경색으로 전남대병원 중환자실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너무나도 걱정되고 막막해 아무말도 나오지 않 았다. 병원에서 중환자실 면회를 기다리며 엄마에게 수술은 잘됬다고, 너희도 아빠를 보면 울지말고 괜찮냐고 물어보라고 했지만 막상 얼굴을 보니 머리가 하얘지고 울음이 터져 그치지 않았다. 그때의 상황이 중학교 1학년밖에 되지 않았던 나에게는 큰 충격이었는지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 잊히지가 않는다 엄마를 대신해 내가 간병인으로 병원에서 지내기도 하고, 방학 내내 광주와 구례를 오가는 생활을 하고 퇴원 후에도 가족 모두 아빠에게 맞추어야 하는 생활의 힘듬이 사춘기의 불안정한 심리상태와 겹쳐 부모님이 더욱 힘든걸 아는데도 짜증내고 소소한 반항들을 했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부끄럽고 죄송하다는 마음 뿐이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난 후, 학업에 이리저리 치이고 내 진로에 대해 생각하며 생기는 스트레스에 난 왜이리 불행하고 힘든걸까 하고 생각할때도 있지만 막상 집에와 아빠대신 일하느라 힘드실 엄마, 자신의 탓이 아니니 미안해할 필요 없다고 해도 우리에게 미안해하시는 아빠를 보면 내가 얼마나 어리석고 부끄러운 생각을 했었는지 알게 된다. 이 글을 쓰며 우리 가족에 대해 생각해보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 되돌아보니 부모님께 또 죄송한 마음이 든다. 오늘 집에가면 엄마의 다리와 팔을 주물러드리고 아빠의 손발톱을 깎아드리며 오랫만에 가족끼리 대화시간을 가져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