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얏길 가이드북 시안 교정 문제로 잔소리쟁이 김기자를 만났습니다. 늘 잔소리를 하고 싶어하는데, 아이디를 함께로 바꾸고서는 잔소리 하고 싶은 걸 참는 눈치입니다. 잔소리 해도 된다하는데,,나는 괜찮다 하는데..
점심 먹는데, 옆의 테이블이 너무 시끄러워서 조용한 찻집에 갔다가, 교정으로 이야기를 시작하여, 마리나쪽에서 미륵산 올라가는 길까지 이야기가 뻗어 가서 시간이 어떤지 물었더니, 이번 주에 오늘 딱 하루 오후에 시간이 빈다길래 "갑시다!" 했더니 허걱..그러면서도 따라 나섭니다. 제가 길을 모르니 여기 저기 알려준다고 일단 간 곳이 종현산 뒷쪽입니다.
이곳이 종현산 뒷쪽인데, 마리나 뒷쪽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이곳까지 옵니다. 길 끝이 어장 비슷한 곳이라 길이 뚤렸으면서도 막혔습니다. 나무데크로 길을 만들었으나 길 따라 가기보다는 길 끝에 있는 등산로를 따라 다시 마리나쪽으로 길을 잡는 것이 좋습니다. 아직 저는 가보지 않았으나, 김기자 말로는 평탄한 예쁜 길이 이어진답니다. 이 코스 하나 만으로도 길이 될 수 있겠습니다. 진달래가,,아하~~가슴 한 가득 들어옵니다. 지천으로 피었습니다.

산 가득 진달래가 가득합니다. 푸른 소나무 아래 빠알간 진달래가 수줍은 듯 하늘거립니다.

이 산 이름이 종현산이라고..오늘은 군부대와 청소년 수련관 사이에 있는 노란선(등산로)를 따라 띠밭등에서 미륵치까지 입니다.

수륙마을 윗쪽 도로에 올라가는 등산로가 있습니다.

등산로 올라가자마자 흐드러진 진달래가 맞이합니다.

김기자..연신 감탄사 남발하며 좋아라 합니다. 그 옆에서 저는 공자앞에서 문자쓸 수가 없어서 고마 조용해집니다.

룰루 랄라 신난 김기자 ㅋㅋ

진달래 밭은 한참 계속 됩니다, 예쁜 꽃 지천인 길은 평탄하고 봄 햇살 따사롭고, 바람도 선선하여 걷기에 참 좋았습니다.

이 좋은 길을 걸으며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 생각에 다시 올 때까지 지지 말고 그대로 있어 달라고 애원하고 싶더이다...

가는 길에 벙커(?)가 보입니다. 몇 개 연달아 있습니다. 해병대????

여기가 조금 가파르긴 하지만 그래도 쉬엄쉬엄 오르면 절경이 펼쳐집니다.

탁 트인 바위위에 서면 내려다 보이는 바다입니다. 마리나 리조트가 한 눈에 보이고, 크고 작은 섬들이 점점이 떠 있는 우리 통영 바다..

그 바다가 바로 눈 앞에 있습니다. 물론 미륵산 정상에서 보는 것 보다는 못하지만, 어디서 보건 통영 바다와 하늘은 무쟈게 예쁩니다.

여기서 조금 더 내려가면 띠밭등이 나옵니다.

띠밭등 약수터에서 목을 좀 축이고.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었다는 아주머니.무전동에서 산을 타러 일부러 오신답니다. 얼마 안 된 어머니 치고는 미륵산에 대해 잘 아십니다. 역시 다녀봐야 아는 겁니다.

미륵산 정상으로 바로 올라가는 길 말고 옆으로 돌아 가면 미륵치 가는 길이 나오는데, 가는 길에 돌계단이 보입니다. 뭐, 인공적으로 쌓아 만든 건 아닌 듯 하고..바위가 있어서 나무가 파고 들 틈이 없는지라 자연스럽게 조망권 확보 됩니다. 날이 맑아서 마산, 진해까지 보인다고,,김기자가 설명해 주어 알았지, 그냥 봤으면 모를 뻔 했습니다. 사진 가운데 산이 우리 동네 삼봉산이고, 그 뒤쪽으로 어렴풋이 보이는 곳이 마산, 거제대교 뒤쪽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곳이 진해랍니다. 이렇게 가까이 있었나 싶습니다. 더 높이 올라가면 부산도 보일란가..이런 날씨에 현금산 올라가면 지리산도 보인다네요 ^^

얼레지 군락지가 펼쳐집니다. 지난 번 미륵도길 개통식 때 도솔암 가는 길에 보았던 군락지와 같은 모습으로 얼레지가 지천으로 깔려 있습니다. 얼레지와 현호색은 함께 자라나봅니다. 노루귀도 섞여 자리를 잡고 있고요..지난 번에 노루귀를 우리는 현금산에서 봤는데, 일찍 산에서 내려간 김기자는 노루귀를 봤다며 어찌나 좋아하던지..

미륵치에 도착, 용화사에서 4시에 취재가 있다고 김기자는 용화사로 가고, 내는 온 길 되짚어 가기로 했으나, 용화사까지 남모르는 길이 있다고 가자 하여 따라 나섭니다. 물이 졸졸 흐르는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길은 고즈넉하고 오롯한 오솔길이더이다. 아는 사람만 아는 길이라고 ^^ 용화사에서 헤어져 띠밭등으로 가려다가 배가 출출해져서..발길을 봉숫골로 옮깁니다.
아직 만개하지 않은 벚꽃이지만 봄볕에 살랑이는 마음 흔들기는 충분합니다.

봉숫골 한 쪽 길에 통영야생초 가게가 있는데, 야생화가 많은 곳입니다. 봉숫골 올 때면 늘 들러서 꽃 향기 맡고 가는 곳인데, 부담없이 들어갔다 구경하고 나와도 주인이 뭐라 안 하는 곳..봄꽃들이 손님들을 맞이합니다.

시내보다 조금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곳입니다. 하우스 안에도 밖에도 온통 꽃들입니다.

바로 그 옆에 옛날 생각이라는 칼국수집이 있지요. 제가 좋아하는 팥칼국수를 먹으려 합니다.

전에는 물건들이 좀 더 많았는데, 이전 주인이 가게를 팔고 옮기면서 좋은 것들은 다 가져갔답니다. 그래도 잡동사니들은 여전히 많습니다. 이 아저씨는 우람한 남근을 자랑하던 아저씬데, 민망했는지 어느 날부터인가 이렇게 가려 놓았습니다. 다비드 상이 예술품인 이유는 마음이 편안해서라고 하던 사람이 있는데, 그게 예술과 외설의 차이일 수도 있을 겁니다.

서예와 한국화 작품이 좀 있고, 예전에는 유화도 제법 있었습니다. 천장엔 조선시대 교지 같은 것들도 붙어 있는데, 설마 진품일 리는 없다고..볼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하지요..

값나가는 것은 그닥 보이지 않는데, 또 모르지요..이런 잡동사니 중에 혹 보물이 있을지도^^

팥칼국수 나왔습니다. 주문 할 때 "조금 덜 달게 해주세요" 꼭 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달달한 팥죽을 먹어야 하니까요 ㅋㅋ

한 그릇을 다 비우고 부른 배 두드리며 또 다시 길을 나섭니다. 미술관 앞 말뚝이는 여전히 웃으며 반겨줍니다. 휴관인 미술관 앞의 목련은 아직도 찬란합니다. 흥얼흥얼 휘적휘적 봄 길을 걸어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