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초산 즉 빙초산과 식초는 아주 다르다. 순수한 초산은 16.7℃에서 고체가 되므로 빙초산이라고 한다. 가을이 깊어가면 실험실에 있는 빙초산이 얼어 붙으므로 사용하기 불편하다. 그래서 녹여야 하는데 빙초산은 녹을 때 부피가 늘어나므로 조심하지 않으면 깨질 우려가 있다. 그리고 초산이 염산, 황산, 질산과는 다르게 약한 산이므로 부주의하게 다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피부에 특히 손에 빙초산이 직접 닿으면 염증을 일으킨다. 공업적으로 시용되는 빙초산은 에탄올을 산화시켜 만들거나 몬산토 공정으로 만들 수도 있고 아세틸렌에 물을 첨가하여 만들기도 한다.
C2H5OH → CH3CHO → CH3COOH
C2H2 + H2O → CH3CHO → CH3COOH
빙초산은 담배 필터지에 사용되고 있는 아세트산 섬유소과 아세트산 비닐의 원료로 그리고 아세톤 및 인공 과일향에 사용되는 아세트산 에스테르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유기반응에서 용매로 사용된다. 초산은 체내에서 당, 아미노산, 지방 등의 대사의 결과 생성되기도 한다. 알코올성 음료를 마시면 체내에 에탄올이 들어오게 되는데, 이는 알코올 수소이탈효소에 의하여 아세트알데히드가 된다. 아세트알데히드는 다시 알데히드 수소이탈효소 등에 의해 초산으로 바뀌게 된다. 이렇게 해서 생성된 초산은 아세틸-CoA 등으로 바뀌어 TCA 회로에 투입되어 ATP 생산에 사용되거나 다른 대사과정에 사용된다.
조미료로 사용되는 식초는 빙초산을 희석하여 만들기도 하지만 안정성에 문제가 있으므로 술을 공기가 통하게 한 상태에서 발효시켜 만든 식초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초는 살균능력이 있어 대장균이나 포도상 구균과 같이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을 죽임으로써 음식의 부패가 진행되는 것을 막아 준다. 신선한 생선에서는 비린내가 나지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미생물에 의해 부패가 일어나면서 트리메틸아민과 같이 자극적인 냄새가 나는 염기가 만들어진다. 이 때문에 오래된 생선에서 비린내가 나게 되는데, 여기에 식초를 뿌려 주면 그 속에 들어 있는 초산이 염기성인 아민을 중화시켜 비린내를 제거한다. 식초의 종류로는 사과식초, 포도 식초, 맥아식초, 청주박식초, 알코올식초, 증류식초 등이 있다. 또한 식초는 피로회복제로도 사용된다. 최초로 알프스를 넘어 로마를 경악시킨 카르타고 명장 한니발이 진한 식초를 뿌려 앞을 가로막는 큰 바위를 부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지만 믿기에는 허점이 너무 많다. 식초가 피로회복제로 사용되었으니 한니발도 진한 식초를 가지고 알프스를 넘었겠지만 바위를 부수는 다른 방법이 있는데 굳이 아까운 식초를 낭비하였을까? 아마 쐐기로 바위에 구멍을 뚫은 후 주위에 널려 있는 눈을 녹인 물을 넣어 바위를 부수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