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년에 한 번씩은 여행을 다니자‘ 라고 약속했던 아내와의 약속 아닌 약속을 지키지 못한 작년 한해를 보내고 올해는 만사 제쳐두고 떠나기로 하였다. 여행의 필수 요소인 건강과 시간, 돈, 여유, 이중 우리는 쩐이 가장 큰 문제가 된다. 이번에 내가 써먹은 말은 쩐이 떨어지면 우리 둘이 손잡고 뛰어 내리면 돼지였다. 항상 여행 떠날 여면 무언가가 뒤틀려 허둥지둥 하였는바, 이번에도 멀쩡하게 오래 잘 버텨주던 콤푸가 고장 나 한동안 스트레스를 주었다. 겨우 여행 떠나기 전날 저녁에서야 안착시키고 떠날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은 먼저 동유럽을 물색하다 막판에 따뜻하고 환경이 좋은 남태평양으로 낙점 하였다. 특히 뉴질랜드는 5년 전 부터 밀포드 트랙에 관심을 가지고 언젠가 한번 다녀와야 할 대상에 점찍어 두고 자료를 모으고 있던 곳이기도 하다. 세계 최고의 트래킹 코스인 밀포드 트랙이 있는 나라 남 북 섬으로 천혜의 자연 환경과 우리와는 반대가 되는 나라인 두 나라를 여행하기로 하였다. 사실 호주는 다이빙 포인트로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다이빙을 직업으로 하는 나지만 아내와 함께 하는 여행에서 다이빙은 제외다.
첫째 날(3월 12일), 아침부터 준비, 오전 12시 50분 제주발 김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집을 떠남과 동시에 여행은 시작이다. 김포에서 내리자 곧바로 전철을 타고 인천 공항으로 가고 있는데 가이드로부터 함께 여행가실 분들 중 우리만 빼고 다 모였단다. 허둥지둥 전철에서 내려 공항에 들어가니 공항 실내에서 운행하는 조그마한 수레차가 우리들 짐을 보고 타라 한다. 얼씨구 얼른타고 공항 서비스가 날로 발전하여 좋네요 라는 인사말을 전하고 달려가니 함께할 모든 분들이 항공 티켓팅을 하고 있는 중이다.
함께 하실 분들의 면면을 보니 연령대가 골고루 분포해 있는 것 같다. 나중에 안일이지만 50대가 3쌍, 60대가 3쌍, 70대가 3쌍 그 외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한 30대 아가씨와 40대 총각 도합 20명이 함께 한 일행들이다. 가이드는 여성인 조정연(아가씨)다. 항공 티켓팅을 하고 안으로 들어가 면세점을 둘러본 후, 오후 5시 20분 인천 공항발 오클랜드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여행 중 내가 가장 고통스러워하는 게 장시간 뱅기를 타는 일인데 이번 여정도 11시간 넘게 소요된다.
둘째 날(13일), 총 소요 시간 11시간 10분 동안 아무리 잠을 잘 여고 하였지만 결국 잠을 자지 못했다. 오클랜드 공항에 도착하니 아침이다. 이곳 시간은 우리보다 4시간 빠르다. 현지 가이드인 강 차장을 만나 곧바로 버스에 올라탔다. 여행 이라 게 내가 살던 곳에서로 부터 이동으로 시작되는 것이기에 주로 이용하는 이동 수단 중 뱅기와 버스인데 예전 서유럽 여행에서 하도 버스를 많이 타 오히려 버스를 타면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차창밖을 스쳐 지나가는 경치를 보노라면 못보던 화면이 휙휙 지나가기 때문이리라.
오클랜드 시내를 가로질러 에덴동산에 올라 동서남북으로 펼쳐져 있는 시내를 조망하고 사진을 찍는다. 시가지 전체가 숲과 주택들이 조화롭게 펼쳐져 있는 게 서귀포와 조금은 닮은것 같기도 하다. 또 다시 차를 타고 미션베이로 이동한다. 이동하는 차량에서 현지 가이드인 강차장을 통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는다. 이 나라는 전쟁의 역사이고 6.25때 4320명을 파병해 주어 우리와는 혈맹으로 맺어져 있는 나라다. 그리고 뉴질랜드 군인은 현재 9957명이란다. 이는 든든한 빽, 대영제국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된다.
도시에 천연 잔디공원이 많이 보이고 잔디밭에서 크리켓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공원에 심어져 있는 수목들은 하나같이 굵기가 엄청나다. 그리고 수목의 다양성도 제주보다는 다양한 것으로 보인다. 오클랜드에는 뉴질랜드 인구 420만의 3/1이 살고 있다고 한다. 넓은 도시에 인구는 적고 자연환경이 좋아 쾌적한 공간에 살아감으로 삶의 질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개개인의 녹지 공간이 넓다는 건 그 마만큼 행복지수가 높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내가 살고 있는 제주도 또한 녹지 공간이 넓은 곳이기도 하다.
미션베이에 도착, 바다 냄새를 맡으며 잠시 휴식을 취하였다. 미션베이는 바다를 끼고 있는 공원이다. 넒은 잔디밭에 거목들이 심어져 있고 바다를 끼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보였다. 조금 있다가 또다시 버스를 타고 식사하러 한식당으로 향하였다. 우리는 어딜가나 한식을 먹어야 하는가, 우리 부부는 비교적 젊기에 이 나라 고유의 음식을 먹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지만 모든 사람의 입맛에 맞추어야 하기에 어쩔 수가 없다. 그래도 평소에 먹던 음식을 먹으니 편하게 먹을 수 있었고 소화에도 지장이 없을 듯 하기는 하다.
식사가 끝나기 무섭게 로토루아로 출발이다. 오클랜드 시내를 벗어나니 끝없이 펼쳐진 목장에 젖소 양들이 많이 보였다. 산이래야 완만한 능선형인 곡선이라 제주의 오름을 연상시키기는 하지만 오름에 비길바는 아닌 것 같다. 사실 제주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한라산을 정점으로 무수히 흩어져 있는 368개의 오름으로 인해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룬다는 생각이다. 한참을 달리다 잠시 휴식을 취한다고 내리니 도토리 나무숲이 보였다. 도토리 숲에 들어가 보니 떨어져 있는 도토리의 크기가 장난이 아니다. 우리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다.
뉴질랜드에는 우리나라 교민수가 3만명이고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교민수가 자그마치 680만명이라는 이야기에 놀랍다. 집 나가면 고생이라고 다른 나라에서 적응하면서 살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리라 생각된다. 사실 내가 대구에 살다 제주로 이주해 20년을 살아보니 고향떠난 서러움이 가끔씩은 밀려 와 술로 달래곤 했기에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뉴질랜드에는 2000m가 넘는 산이 200개가 넘고, 철광석이 많이 나고, 지열발전소가 많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엄청나게 많은 양 한 마리가 겨우 우리 돈으로 5만 원 정도란다.
이 나라 양모 산업의 70%를 우리 교민이 담당하고 있다니 놀랄 일이다. 로토루아는 관광도시이고 간헐천이 많은 도시라고 한다. 테푸이아 지열지대에서 마우리 민속 마을을 구경하고 뉴질랜드에서 유명한 날지 못하는 새, ‘키위’를 구경하였다. 그리고 하늘로 30m정도 치솟는 ‘포후투 간헐천‘에서 강력한 유황 냄새도 덤으로 맡아 보았다. 진흙이 죽처럼 부글부글 끓고 있는 열탕을 보고 사진을 찍고 온천을 하러 이동하였다. ’폴리네시안 풀‘에서 로토루아 호수를 바라보면서 즐긴 온천욕은 피로를 말끔히 가시게 한다.
셋째 날(14일), 아침 8시 호텔에서 출발,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 전망대에서 로토루아 시내를 조망하면서 아침 식사를 하노라니 여행자의 행복감을 만끽하게 하였다. 식사를 끝내고 곤돌라를 타고 내려와 갈라티아로 이동하였다. 이동하면서 남반구 최대의 인공조림 지역인 ‘카잉가로 수림지대’ 를 가로지른다. 엄청나게 넓은 수림지대가 우리나라 기업에서 식재를 하였기에 우리의 재산이라는 사실에 감탄하게 하였다. 뉴질랜드의 전형적인 농장으로 가서 양털 깎기, 젖소 우유 짜기, 양몰이를 구경하였다.
청정지역인 갈라티아 타조농장으로 갔다. 이 타조 농장은 교민이 운영하고 있었으며 30만평의 대지위에 타조, 사슴, 알파카를 키우고 있었다. 이분이 'Tajo' 라는 명칭을 브랜드화 하여 한국인의 긍지를 드높인 분이라는 이야기에 고개가 숙여졌다. 여기서 트랙터를 타고 농장을 둘러보고 타조에게 먹이도 먹여보고 잠시 숲길을 걸어 보기도 하였다. 농장이 자리한 곳의 경치가 장관이다. 분지에다 뒤로 산맥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고 좌우측과 전방으로 멀리 산들이 보여 그랬다. 이 정도의 농장을 관리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을터다.
점심식사는 뉴질랜드 스타일의 롯지에서 식사를 하였는바, 연세가 많은 할머니가 깔끔하게 준비한 음식은 먹을 만 하였다. 식사 후 잔디밭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레드우드 수목원’으로 가서 울창한 산림 속 웅장한 거목들을 보면서 약 3.5km 정도 트래킹을 하였다. 수목의 다양성과 굵기 키가 큰 고사리과 나무를 관찰하고 사진을 열심히 찍어 보았다. 약 100년 정도 자란 나무의 굵기가 사람 4~5명이 손을 맞잡아야 할 정도, 또 키가 87m 대단하였다. 역시나 빨리 자랐기에 강도는 약하단다.
아름다운 공원에 들어가 따뜻한 온천물에 족욕을 하고 맨발로 잔디밭을 걸어본다. 공원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교민이 운영하는 알파카 및 양모이불을 취급 하는 곳으로 가서 쇼핑을 하였다. 저녁은 호텔 바로 옆에 있는 전통 항이식 으로 디너쇼를 관람하면서 식사를 하였다. 마오리족의 전통춤을 보고 마오리족과 함께 사진도 찍었다. 식후 호텔에서 나와 주변에 있는 상가들을 둘러보았다. 대개의 상가들은 셔터를 내린 상태이고 술과 음식을 파는 곳만 영업을 하고 있었다.
넷째 날(15일), 호텔에서 조식후 녹용판매점에 들러 쇼핑. 9시 50분 오클랜드로 출발한다. 소요시간 3시간, 오클랜드에 도착 후 일식당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하였다. 오후 2시 35분 남섬인 퀸스타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오클랜드에서 퀸스타운 거리는 1030km, 뱅기로 1시간 50분만에 퀸스타운에 도착하였다. 공항에서 남섬을 안내할 임부장을 만나 곧바로 버스에 오른다. 퀸스타운 시내를 관광하고 43m 높이의 카와라우 다리에 있는 번지 점프대를 구경하였다. 까마득한 강물에 몸을 던지기는 쉽지만은 않을터......
퀸스타운은 와카티프 호수를 끼고 있는데 이 호수의 크기가 자그마치 여의도 면적의 25배 이고 최고 ‘수심 410m’ 라고 한다. 여기에서 보트를 타는데, 우리는 허구한날 바다를 다닌다고 타지 말자는 어 부인의 말씀을 받들어 우리는 타지 않고 기다리기로 하였다. 호수 주변 산자락에 있는 고급 주택들은 보기에도 가격이 만만치 않게 보인다. 30분을 타고 돌아온 분들과 합류 호숫가에 있는 한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식사를 하면서 함께한 정사장님이 우리나라 소주(한병에 12000원)를 사는 바람에 반주를 겻들이니 꿀맛이다.
다섯째 날(16일), 새벽 5시에 기상, 6시 식사, 7시 호텔에서 밀포드 사운드로 출발이다. 밀포드 사운드까지의 거리는 320km 왕복 640km 이 거리를 갔다가 구경 후 다시 돌아와야 한다. 날이 밝지 않은 새벽에 버스를 타고 와카티푸 호수가를 달리니 큰 기대감과 아름다움에 마음이 들뜨면서 흥분과 함께 도취하게 만든다. 6개의 강이 유입되어 만들어진 와카티푸 호수를 끼고 40분을 달리니 상류 끝 지점이 보인다. 날이 밝아오고 양쪽 산맥 사이 평지를 달리니 방목된 소떼와 양떼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은 평화로운 그 자체다.
방목된 소떼와 양떼들은 이곳 뉴질랜드에서 태어남을 감사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넓은 청정 지역에서 자유롭게 풀을 뜯어 먹으면서 살 수 있겠는가. 배가 고프면 풀을 뜯어 먹으면 되고, 잠을 자고 싶으면 자면 되고 이렇게 스트레스를 전연 받지 않고 자랐기에 이들의 몸에서 나온 우유나 고기가 좋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인간이나 동물 식물 까지도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을 보는 나 자신에게도 기분을 좋게 만든다.
역시나 뉴질랜드의 장점은 자연에 있고 이 자연을 보러 여행자들이 이곳까지 왔음이다. 멀리 산위 꼭대기에는 눈 덮인 영봉이 보이고 구름사이로 햇살이 비쳐져 영봉은 황금색으로 보인다. 역시나 가면서 밀포드 사운드를 제대로 볼 여면 비가 와야 된다고 어제부터 이야기를 하였는바. 밀포드 사운드 가까이 다가갈수록 구름이 보이기 시작한다. 밀포드 트래킹이 시작되는 티아나우 호수가 나타나 잠시 내려 무지개가 선명한 호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본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밀포드 트래킹은 한번 도전해 볼 여는 생각을 하게 된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비가 9시 20분부터 오기 시작한다. 밀포드 사운드를 진입하니 양쪽에 높은 산들 사이 협곡으로 들어선다. 협곡사이 강바닥에 맑은 물이 흐르고 그 곳에 오리가 한가롭게 놀고 있으며 길옆에는 상당히 굵은 나무숲이 있어 드라이브 코스로 환상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에 들어와 있으니 기분이 서서히 업 되면서 아드레날린이 솟아남을 느끼게 된다. 10시 30분부터는 비가 본격적으로 오기 시작한다. 좋은 분들과 좋은 자연과 더불어 환상적인 곳으로 가고 있음에 행복이 최고조로 치닫는다.
버스는 서서히 산으로 오르기 시작하고 양쪽 우거진 숲길은 정글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북섬은 화산지대였고, 남섬은 빙하지대 였기에 예전에는 이 길도 얼음 속 이였을 것이다. 10시 40분 좌우측에 호수가 나온다. 빙하가 녹은 물이라 청정 그 자체다. 협곡 위에는 빙하가 보이고 안개 사이로 드디어 폭포가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 이곳의 년 간 강우량8000mm 라니 엄청난 양이다. 해발 3008m 에 터널이 나타나고 터널의 길이가 1280m, 이 터널을 18년간 뚫었다고 한다.
위에는 빙하가 덮혀 있고 자욱한 안개 사이로 빗물과 빙하 녹은 물로 생긴 폭포가 떨어져 자연의 아름다운 하모니에 전율이 생긴다. 드디어 11시 40분 밀포드 사운드 도착하니 빗줄기가 점점 거세진다. 유람선을 타고 점심 식사를 하고 있으니 배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서둘러 식사를 끝내고 카메라를 챙겨 밖으로 나가니 비바람이 엄청나게 불어 사진 찍기가 쉽지는 않다. 깎아 내린 절벽에서 떨어지는 폭포가 수 백 개는 족히 되 보여 다들 평생 볼 폭포를 오늘 다 본다고 하신다.
밀포드 사운드는 옛날 빙하시대에 생긴 것으로 빙하가 녹으면서 깎아 놓은 골짜기에 바닷물이 채워져 형성된 곳이다. 이런 곳을 두고 ‘피오르드 해안’이라고 부른다. 특히 피오르드 해안 중 밀포드 사운드는 협곡의 높이가 높아 장관이고, 앞에서도 언급하였듯 년간 300일 정도 비가 내리는 엄청난 강우량으로 인해 생기는 수많은 폭포는 압권이다. 이렇기에 영국 BBC에서 죽기 전에 꼭 가보야 할 5위에 이곳을 선정하였는지 이해가 된다. 이런 곳에 내가 있다는 자체가 행복이다.
이 아름다움을 사진에 담아 볼 여니 안개와 비바람으로 인해 흐릿하게 보여 카메라로 제대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이런 장관을 인간이 만든 기계에 불과한 카메라로 표현할여는 나 자신이 답답하게 느껴진다. 이런 장관은 오히려 카메라 파인더를 통해 볼 여고 하지 말고, 눈을 통해 받아 들여 가슴으로 느끼는 게 상책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래도 왔다는 증거를 남겨야 하기에 열심히 찍어본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폭포수가 바람에 흩날리면서 만들어 내는 물보라로 인해 장관중의 장관이다.
약 1시간 50분간 유람선으로 밀포드 사운드 관광을 마치고 13시 45분 버스에 오른다. 이제는 퀸스타운으로 돌아가는 여정이다. 밀포드 사운드를 벗어나 한참을 달리니 15시 18분 햇빛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비가 왔으면 하니 비가오고, 햇빛이 났으면 하니 햇빛이 나오니 우리 일행들은 복 많이 받은 사람들이다. 좋은 분들과 함께하여 분위기까지 좋아 자연까지 도와주어 행복이 배가 됨을 느낀다. 퀸스타운으로 돌아와 저녁식사를 하고 와카티푸 호숫가를 아내와 함께 걸으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 보았다.
여섯째 날(17일), 8시 30분 오늘은 마운트 쿡으로 출발이다. 잠시 쇼핑 센타에 들러 쇼핑 후 버스는 마운트 쿡으로 달린다. 뉴질랜드에는 어딜가나 호수가 많이 보이고 호수의 크기도 엄청나게 크다. 호숫가를 달리노라니 차창밖으로 아름다운 자연에 어우러진 주택과 언덕뒤로 높은 영봉에 만년설이 덮혀 있다. 오늘 보이는 산들은 어제와 달리 완만한 능선형인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산들이 하나같이 민둥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목초지를 만들려고 불태워져 그렇다니 이해가 간다.
11시 15분 버스는 협곡으로 들어간다. 협곡을 벗어나니 넓은 평지가 나오고, 이곳 평지에는 비가 오지 않아 사막 같은 느낌이다. 그래도 멀리 보이는 서던 알프스 산맥 영봉에는 만년설이 있어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 이런 곳에도 초지를 조성할여고 파이프 라인을 설치 물을 뿌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드디어 멀리 서던 알프스 산맥의 최고봉 마운트 쿡이 보이기 시작하고 차로 옆에는 빙하가 녹은 물이 고여 만든 푸카키 호수가 보인다. 마운트 쿡 꼭대기에 구름이 두둥실 떠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음은 어제와 달리 오늘은 날씨가 맑기 때문이다.
마운트 쿡이 바로 보이는 근사한 호텔은(허미티지 호텔) 해발 700m에 위치해 있었다. 도착과 동시에 곧바로 점심을 먹고 14시에 타스만 빙하 투어를 위해 버스에 올랐다. 버스에서 내려 도보로 걸어가노라니 마운트쿡이 보이고 서던 알프스 산맥이 양쪽에 쭉 이어져 있다. 서던 알프스 중 최고봉인 마운트 쿡이 ‘3754m’ 그 주변에 3000m가 넘는 산이 많이 산재해 있다고 한다. 타스만 빙하에 도착, 안전 조끼를 입고 고무보트에 나누어 타고 빙하 투어를 시작한다. 지구 온난하로 인해 빙하가 점점 녹아내려 호수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다.
떨어져 나온 빙하가 따뜻한 날씨에 녹아내리고 있었고 아마 이마저도 얼마 지나지 않아 흔적도 없이 녹아 없어질 것이다. 빙하 가까이 접근하는데 한계가 있어 주로 떨어져 나온 빙하를 구경하면서 사진을 찍었다. 타스만 빙하뒤로 보이는 마운트 쿡 영봉은 서던 알프스의 최고봉답게 웅장하게 아름다운 자태를 보인다. 타스만 빙하가 만든 호수 밑으로 쭉 이어져 있는 평지는 그 옛날 빙하가 흘러내리면서 엄청난 무게에 의해 만들어진 평지이리라 생각된다. 이곳은 남극이 가까이 위치해 100년 전은 어떠했을까를 상상해 본다.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은 일본인이 운영하고 있단다. 호텔 객실은 오래된 모양 그렇게 좋지는 않았지만 위치가 좋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있고 식당에 앉아 마운트 쿡을 바라보면서 먹는 식사는 환상이였다. 식사를 끝내고 50대 세부부가 마운트 쿡 방향으로 나있는 트래킹 코스를 걸어 보았다. 요즘 내가 건강을 위해 하루 한 두 시간씩 걷고 있는데 서귀포도 걷기에는 아름다운 곳이지만, 이곳 마운트 쿡 이 보이는 이 길을 살아서 다시 와 볼 수는 없을 터, 시간이 넉넉하지 못함이 너무나 안타깝다.
일곱째 날(18일), 08시 크라스트처치로 출발이다. 호텔에서 출발해 에메랄드(옥빛)으로 빛나는 푸카키 호수와 테카포 호수를 옆으로 끼고 달리다 선한 양치기 교회에 잠시 들러 보았다. 버스를 달리다 어르신 한분이 뉴질랜드에 와서 눈만 뜨면 양을 보고 있는데, 어찌된 일인지 양고기를 제대로 못 먹어 보느냐고 건의를 하신다. 지당하신 말씀이다. 여행자가 그곳에 갔으면 그곳 음식과 술을 접해 보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으리라 생각된다. 뉴질랜드 최고로 넓은 캔터베리 대평원을 직선으로 달려 남섬 최대의 도시 크라이스트처치에 도착하였다.
크라이스트처치에는 790개의 공원이 있다고 한다. 그 많은 공원 중 해글리 공원(54만평)에 가 보았다. 해글리 공원은 잘 가꾸어진 정원에 냇물이 흐르고 맑은 냇물에 자연산 장어도 많이 살고 있다고 한다. 양 옆에 엄청나게 큰 나무들이 줄지어 서있고 길 양옆으로 잘 가꾸어진 꽃들이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 흐르는 냇물에 조그마한 배를 띄워 관광객을 실고 노를 젓는 모습은 평화로움 그 자체다. 공원길을 한 시간 정도 걸으면서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면서 사진을 찍노라니 시간이 금방 흘러간다.
한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선너비치에 가서 비치를 걸어보았다. 비치 건너편 언덕 위로 주택들이 많이 있다. 집들이 바다로 보고 위치해 있어 좋게 보이지만 밤에는 그렇게 좋지만은 않을 터 인데, 바다가 잔잔한 날은 낭만적으로 보이지만 파도치는 야간에는 파도 소리에 잠을 설쳐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지 않는가. 그렇기에 산속에 사는 사람은 마음이 고요해 자살하지 않아도 바닷가에 사는 사람은 자살하는 사람이 많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고 한다. 최소한 바다에서 1km 이상 약 2km 정도 떨어진 곳이 좋다는 생각이다.
쇼핑센터에 잠시 들렀다가 고딕 양식의 대성당과 보타닉 가든을 둘러보았다. 가든 안에는 고가의 주택들이 보이고 냇물에 오리들이 많이 놀고 있는 모습이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숙소인 호텔로 들어가 여장을 풀었다. 저녁에 호텔에서 나와 근처에 있는 공원에 가서 한시간을 걷고 돌아오다 맥주를 살여고 가계에 들렀더니 우리나라 교민인 아주머니가 점원으로 있었다. 맥주켄 한개를 골라 계산대에서 대기하는데, 어떤 젊은 친구가 급하게 도망을 가고 아주머니가 우리보고 가계를 봐달라고 하면서 쫒아 나갔다.
금방 돌아온 아주머니 하신 말씀이 여기에 있는 젊은 아가씨와 일행인것 같은데, 한사람은 아주머니의 시선을 흐리게 하고는 남자 친구가 물건을 훔쳐 달아난 것 같단다. 옆에 있는 아가씨는 모르는 척 하고 계산을 하고 나가기에 내가 따라가니 아가씨는 흘낏흘낏 쳐다보면서 작은 골목길로 도망을 갔다. 거리를 좁힐여고 급하게 따라갔지만 어두운 골목길이라 금방 보이지 않았다. 남의 나라 으쓱한 골목길에서 도망간 사람을 찾을여니 솔직히 겁도 나고 해서 뒤돌아 오고 말았다.
아주머니는 경찰에 신고를 하고 매니저를 불러 자초지정을 이야기 하는 모습이다. 아주머니가 우리에게 연신 고맙다는 인사에 도움이 되지 못해 오히려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나왔다. 고국을 떠나 열심히 살여고 하는 아주머니의 딱한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움이 일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감사함을 느끼면서 좀더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호텔에 돌아와 50대들이 다시 뭉쳐 한잔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내일은 호주 시드니로 가야 하기에 새벽 일찍 일어나야 한다.
여덜째 날(19일) 호텔에서 4시에 일어나 4시 40분 공항으로 출발 하였다. 15분만에 공항에 도착하여 7시 크라이스트처치발 시드니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시드니까지는 3시간 20분이 소요된다. 시드니에 도착 현지 가이드와 만나 블루마운틴으로 출발하였다. 호주 인구는 ‘2100만명’ 시드니에 ‘460만명’이 살고 있단다. 호주는 남한 면적의 78배이고 4/3이 사막(연평균 50mm이하)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호주 수도는 켄버라이고 문화의 수도는 멜번, 1차 산업 제품이 싸다고 한다. 쌀 한가마가 우리돈으로 ‘65000원’ 싸다 싸~아.....
호주도 6.25때 우리나라에 17,000명을 파병해준 혈명이다. 블루마운틴은 바다에서 융기한 세계적으로 희귀하다고 하며 이곳 면적이 제주도의 2배 엄청난 넓이에 놀라울 따름이다. 12시 점심 식사후 시닉 월드 투어를 하였고, 다음에는 동물원에 가서 다양한 동물들을 보았다. 호주는 땅도 넒지만 이곳만의 독특한 동물들이 다양하게 살고 있는 모습이다. 동물원에서 나와 모노레일을 타고 약 15분간 시내투어를 진행하였다. 그리고 저녁은 한식으로 불고기를 먹었다.
호텔은 시내 중심가에 위치해 있어 시드니 항구를 끼고 있어 좋았다. 저녁에 호텔에서 나와 시드니 항을 60대 부부와 둘러보면서 시드니의 야경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져 보았다. 호주에서 나는 맥주 한잔을 하면서 바라본 시드니의 야경은 고층 빌딩에서 나오는 화려한 불빛으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돌아오다 시내에 교민이 운영하는 횟집에 들러 호주에서 나는 물괴기회를 먹어 보았는바, 역시나 이곳은 열대 바다라 우리와는 비교가 불가능 하였다. 그렇지만 이곳에 와서 회를 먹어 보았다는데 의의를 찾아야 할 것 같다.
아홉째 날(20일), 아침에 호텔에서 식사 후 어제밤에 걸었던 부두가를 45분간 산책하고 09시에 시내 투어를 위해 출발하였다. 호주는 6개주가 있고 2개의 특별 행정구가 있다고 한다. 시드니 타워에 올라가 시드니 시가지를 조망하였는바, 시드니 항구는 리아스식 해안으로 이루어진 천혜의 조건에다 태풍이나 해일이 없어 항구 주변으로 도시가 잘 형성된것 같았다. 항구 깊숙이 초대형 유람선이 들어온다는 건 항내 수심도 깊다는 이야기라 부럽기 만 하다. 그리고 항내 물 관리도 잘하고 있는 모양, 물이 비교적 깨끗하다.
시드니타워에서 내려와 시드니 미술관을 관람 하였다. 공원및 미술관 박물관 모두 입장료가 없다고 한다. 그리고 으례히 들러야 하는 쇼핑, 건강 식품점이라 살 것이 즐비하다. 뉴질랜드나 호주는 좋은 자연 환경이라 건강식품이 많이 있다. 사실 건강식품이 좋기는 하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결점이 있기는 하다. 그리고 유람선을 타고 점심 식사를 하면서 시드니 항구를 둘러보았다. 항구에서 바라다 볼 수 있는 시드니 시가지와 항구 안에 즐비하게 늘어선 호화로운 요트들은 이들의 풍요로움과 여유로움을 볼 수 있는 것 같다.
주말이라 정박중이던 요트들이 나와있고 하늘에는 비행기 한 대가 연기로 글자를 만들고 있었다. 바다에서 바라다본 오페라하우스의 아름다움과 도시의 빌딩이 조화를 이루어 아름답게 다가온다. 배에서 내려 잡화 면세점에 들렀다가 본 다이 비치로 향하였다. 이곳은 여름이라 본다이비치에는 바다도 잔잔하고 해수욕객들로 인산인해다. 잠시 있다가 더들리페이지로 갔다. 더들리페이지는 넓은 잔디밭으로 ’더들리페이지‘라는 사람이 시에 기증하면서 잔디밭인 공터를 그대로 두는 조건으로 기증하여 만들어진 곳이란다.
해안가 절벽위 갭팍을 둘러보고 매쿼리스 포인트를 출발, 유명한 오페라하우스에 가서 둘러보고 사진을 찍었다. 시드니 최고의 관광 포인트로 알려진 오페라하우스 정말이지 기발한 발상으로 만든 모습이다. 서울도 이제야 아름다운 건물을 짓고 있지만, 세계 유명 도시들은 도시를 대표할 수 있는 아름다운 건물들을 많이 만들어 놓았고 만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릿지가 조화롭게 있는 모습은 환상이다. 이런 곳에 사람이 몰리기 마련,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는 모습이였다.
저녁에 호텔에 돌아와 50대 3부부가 뭉쳐 항구로 나와 맥주 한잔을 하면서 야경을 감상하였다. 밤이 깊어 가면서 사모님들은 숙소로 들어가고 남자들은 한잔 더하러 호텔 근처 술집으로 갔다. 밤이 깊어 가는데도 젊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맥주를 시키니 달랑 맥주 3병만 갖다 주고 가버린다. 우리와는 문화가 달라도 많이 다르다. 그동안 함께 하는 동안 즐거웠는데 벌써 헤어져야 하니 헤어짐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인간은 살면서 무수히 만남과 헤어짐을 통해 살아가야 하거늘, 인연이 닿으면 또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
열흘째 날(21일), 호텔에서 06시 공항으로 이동하였다. 공항 면세점을 둘러보면서 호주에 와서 먹어보지 못했던 캥거루, 에뮤, 악어로 만든 포장 육포를 사고 기내에서 잠을 자볼 요령으로 작은 위스키 한 병을 구입하였다. 올 때와 마찬가지로 국적기인 대한항공을 타고 09시 인천으로 출발이다. 아침 기내식을 먹고 맥주와 함께 위스키를 폭탄주로 만들어 마시고 알딸딸한 느낌이 오기에 잠을 청해 보았지만 역시나 깊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예민한 나의 체질은 어쩔 수가 없다. 옆에 있는 집 사람은 잘도 잔다. 부럽다 부러워.......
오후에 인천 공항에 도착 그동안 함께 하신분들과 헤어져 서울에서 있을여던 일정을 변경 김포 공항으로 이동하였다. 만나기로 하였던 분들께 양해를 구하고 저녁 늦게 제주로 내려왔다. 이번 여행 갔다 와 한참을 지나 제약사에 근무하는 후배를 만나 뱅기에서 잠 못잔다는 야그를 하였더랬다. 후배 왈, 행님 걱정 마이소, 좋은 약 보내 줄 테니 그 약 묵으면 최소 4~5시간은 간다 아입니까. 그래 고맙다, 로 큰 고민 하나를 해결하였다. 다음 여행이 기다려진다. 다음 여행은 어디로 갈까보냐.......
이번 여행 일정은 그렇게 길지는 않았지만 나름 알찬 여행이였다. 자연 하나는 최고라고 자부하는 남태평양의 두 나라를 둘러보았기 때문이다. 3월이라 함께 하신분들이 시간적인 여유가 있으신 분들이였고, 각각 부부 중심으로 모르는 분들이 만나 함께 하였기에 더한 즐거움이 있었던 것 같다. 연령대도 각각 3쌍씩 조화로웠고, 가이드 또한 아가씨라 있는 듯 없는 듯 분위기를 잘 조절해 주었다. 그리고 가는 곳 마다 호텔이나 바깥에서 한잔하면서 그곳 고유의 술로 즐거움을 배가 시켰던 일은 쉽사리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 같다.
좋은 자연을 보고 가슴으로 느꼈기에 돌아와 여행기를 쓸려고 하니 쉽사리 쓰이지 않았다. 가슴으로 느낀 감정을 모자라는 필설로 어떻게 쓸까하는 생각 이였다. 그래도 다니면서 열심히 필기한게 있어 한 달이 한참 정도 지나니 불현듯 써 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여 써 보았다. 사실 여행기를 쓰는 목적이 쉽게 잊혀지는 기억을 오래 간직할여는 목적이 있다. 한참을 지나고서라도 사진을 보고 글을 또 다시 읽어보면 아름다운 추억을 오래 기억으로 간직할 수 있음이다.
마지막으로 멋있는 여행 관련 글이 있어 소개한다.
여행은 ‘안’에서 벗어나 ‘밖’ 으로 나가는 행위라고 했다. 하지만 ‘밖’으로 나가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목적은 역시 ‘안’이다. 삶의 터전으로서의 ‘안’이 아니라 정신적 근원으로서의 ‘안’이다. 진정한 여행은 외부 세계를 통해 내부 세계를 지향한다. 생동감을 읽거나 타성에 빠진 삶의 터전에서 벗어나 자아를 회복하고, 자신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첫댓글 부럽습니다~
부럽기는 조만간 애기가 태어나면 손잡고 떠나면 됄걸.
우리도 50대가 되어 겨우 일년에 한번 나갈려고 노력하고 있다우...
여행기를 차곡차곡 모았다가 나중에 챆으로 출판해도 꽤 근사할 것 같아요. 뒤늦게 형의 여행기에 빠져, 하나 하나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이런 즐거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