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행일지 4일, 영암과 함께
2017.9.23, 낭랑
대구에 왔다. 영암은 도보여행자이며 향토학자이다. 올해 <대구의 길을 걷다>란 책을 출판하는 과정에서 못 오셨다. 홍합밥과 커피를 먹고 경상감영공원과 주변을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함께 했다.
‘한일합방 전에 순종이 이등방문에 손에 잡혀서 서울에서 대구에 왔다. 달성공원에서 신사참배를 했다. 이를 남순행이라 한다. 이것은 순행이 아니다. 순종이 백성을 살필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 최근에 달성공원에 순행지라고 순종 동상이 서면서 안타깝다. 이를 정정하는 활동도 하고 있었다.
보은취회 끝나고 유병욱으로부터 전화 왔었다. 젊은 놈들이 술 먹고 싸운다고.
설화한테서는 괴산에 놀러오라고 몇 번 전화 왔었다. 하지만 못 갔다.
행사 중에 정리할 수 없었나? 어른이 없었나?
멘탈들이 강해서
120주년부터 참석하였다. 그때는 보은취회에 왔는데 공연중심이었다.
또 동학버스관련해서 정읍에서 봄길, 연오랑, 아시방, 정지상 등이 만나 숙소에서의 회의 참여하게 되면서 보은취회 얘기를 듣고 사람들이 좋고 재미있어서 참석하기 시작했다.
보따리 싸서 보은에 왔는데 낭랑이 마중 나왔었다.
4년 참석했는데 대구단체에서 행사 후 후배들에게 꾸지람 많이 한다. 지금은 노인네가 되어 꼰대라서 조용히 있는다.
취회를 지켜보는, 바라보는 입장이었는데 비교적 잘 한다.
설화의 일은 과정이 있었을 것이다. 크고 작은 감정적 트러블이. 그때그때 정리해 줄 어른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조절하고 정리하는 역할이 필요했는데 없어서 그랬나? 설화가 얼마나 맘이 아팠으면 전화를 그렇게 했겠는가?
참석 자체가 다 즐거웠었다. 박범과 북실에서 제사 지내면서 역사성, 현장성의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공부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해서 자체가 즐거웠다. 기다려지고 또 참석하고. 이것이 특별함이다.
한 때 인내천 정자 평가자리에서 조금 더 동학적인 모습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행사는 행사고
보은취회를 생각하면 인내천 정자에서 사람들을 맞이하면서
버스로 오고, 걸어오고, 짐 내리는 장면, 밝은 얼굴들...
저녁에 술 먹는 사람들, 잘난 척하는 사람, 말 많은 사람 많다. 말 속에, 행간 안에 자기가 보이고. 사람들을 지켜보며 이런 모습 이었을 것이다. 예전에 취회가 이러 하겠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이 자체가 좋았다.
수백만이 먹고 가는데 순조롭겠는가? 밥 퍼주는 접주들이 일반 자연봉사자보다 보기 좋더라.
취회 돌아다니면서 낭랑 혼자 앉아 있는 모습 여러 차례 봤다.
아시반과 봄길은 사사건건 싸웠다. 안 밖에서. 민망할 정도로
이게 새로운 출발 이겠구나
아시반 참 착하다. 일을 같이 하면 어린나이에 하면 묻혀 가는데 자기가 중요한 사람이라 하면 하나하나가 안 맞죠. 서로 수용해야하는데 봄길도 멘탈이 깊고 두텁다고. 균형과 역학이 안 맞아, 조직이 안 돼. 다른 사람들과도
아시반이 한때 공무원에게 다그치고 막 뭐라더라. 옆에 사람이 많았다. 무안하더라. 같은 지역사회에서 모양이 안 좋았다.
다 순행하고 잘 정리하면 될 거다.
아시반, 설화 만나고 싶다.
쥐똥한테서 전화 왔었다. 그때 가서 함께 만나야지
2사람, 3각, 따로 등등 갈등이 있다. 당연하다. 리더가 봉합하고 정리하고 해소해야한다. 어른이 하면 감정 상할 수도 있는데 또래가 하면 어떤가?
어쨌든 봉합하고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내년이 설계될 것이다. 어떤 변화가 올지 모르지 않느냐? 1년을 정리하고 준비하고 그렇게 살아가는 거지.‘
쓰신 책 선물을 받고 향토학자의 맛스런 얘기를 들으며 대구종로초등학교 안에 위치한 최제우 회화나무를 만났고 올해 롯데백화점 앞에 세워진 최제우 순도비도 찾아보았다.
영암의 순간 감정에 빠져 얘기하는 모습을 보면 삶에, 지역에 정이 많은 분임을 알 수 있었다. 영암만 있으면 대구에 머무는 시간들이 항상 즐거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