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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식당 상호 : 옛날김밥 2) 전화 : 063-221-3057 3) 주소 : 전북 전주시 완산구 송정1길 1(삼천동1가 601-11) 4) 주요 음식 : 김밥 |
2. 맛본 음식 : 당근김밥(1줄 2,500원)
3. 맛보기
1) 전체 : 간단한 김밥, 그것도 햄도 시금치도 없는 당근김밥. 그 흔한 참치김밥도 김치김밥도 마다하고 달랑 하나 당근김밥만 싸는 고집. 그러나 김밥이라는 그 흔한 음식에도 이렇게 찬란하게 음식에 대한 애정과 그로 인한 전문성이 녹아들 수 있다는 것, 새로운 발견이다.
2) 반찬 특기사항 : 김밥에서는 주메뉴인 당근은 물론이고 밥에도 온갖 정성이 다 들어간 것이 느껴진다.
내가 시중 김밥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생당근, 생오이, 맛살, 햄 등을 조리하지 않고 그대로 넣기 때문이다. 특히 생당근 김밥은 먹기 힘들다. 생당근은 결국 김밥을 통째로 생식으로 만들어 놓는데, 거기에 맨밥과 만난 김밥이라면 김밥 먹기는 거의 고문이 된다.
그런데 이 김밥은 생당근과 맨밥 김밥의 한을 풀어주는 것을 넘어서 단순한 재료도 어떻게 맛있는 음식으로 승화되는지 보여준다.
3) 다른 재료 다 포기하고 당근이 절반은 차지하게 푸진데, 꼬들꼬들하게 볶아 살짝 들어 있는 솔(부추)의 향기과 어우러져 혀에 감긴다. 오랜 경험으로 만들어낸 밥물과 소금, 기름, 마늘양념을 쓰는 수고와 정성 덕에 밥과 속은 모두 제 맛을 내며 어우러진다.
비빔밥의 밥이나 거섶이 각각 개별적으로 최고의 맛을 가지고 있어야 최고의 비빔밥이 만들어지듯이 김밥 또한 그러함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4) 또 하나 내가 생각하는 이집 김밥 맛의 비결. 보통 김밥은 기계적인 방식으로 싸서 모양과 크기가 일정하다. 보기는 좋지만 김밥 속과 밥이 어우러지기는 쉽지 않다. 이 김밥은 적당히 눌러 싸서 속과 밥이 어우러지게 하여 씹으면서 맛을 찾아가도록 한 것이다. 김밥 쌀 때의 속과 밥의 밀착도 및 밥의 강도는 중요한다. 공기가 안 섞이면 팍팍하여 씹기 어렵고, 너무 허술하게 옆구리터지게 싸면 김밥 속이 입 안에서 따로 놀아 김밥이 아닌 각각의 재료를 먹는 것으로 그치기 때문이다.
모양보다 맛을 추구하는 집밥의 특성이 여기에도 나타난다.
5) 그럼에도 아쉬운 것 : 아무리 예술 김밥이라도 맛의 단조로움은 피할 수 없다. 아직도 김밥에서는 비빔밥처럼 속맛의 조화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화룡점정이 되는 추가 재료는 불가능한 것일까. 간판에도 오색 김밥 사진인데 말이다.
4. 맛본 때 : 2016.9.
5. 음식 값 : 당근김밥(1줄 2,500원)
6. 먹은 후
김이 일상의 음식이 된 것은 일제 때부터라 한다. 김밥도 굳이 소종래를 따지자면 일본에서 온 음식이고. 하지만 일본의 김밥은 김밥집이 따로 없는 초밥집의 보조 음식일 따름인데 우리의 김밥은 일상화, 대중화되어 있는 독립적인 음식으로서 식단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초밥과 완전히 다르다. 김밥은 소풍날 싸는 특식이고, 편한 점심이고, 간편 야외식이고, 부담없는 별식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초밥은 이미 일본의 대표음식으로 국제무대에 나선지 오랜데 김밥은 아직 주저하고 있다는 거다.
하지만 요즘 김밥의 변형과 비상을 보면 상상 이상이어서 조만간 초밥을 넘어설 거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오선모 김밥이야말로 그 기대의 증거이다. 인간에 대한 애정과 음식에 대한 탐구가 예술 수준인데 어떻게 전주에만 가둬둘 수 있겠는가. 이런 음식, 세상 사람들에게 골고루 먹이고 싶다.
누가 이런 말을 했다. 이런 김밥 맨날 먹고 사는 전주 사람은 좋겠다!
그런데 사실은 부러워하기에 앞서 이런 김밥 발굴해 키워낸 전주 사람들의 그 안목을 먼저 고마워해야 하는 거 아닌지. 철학도 정치도 사드도 잠깐 멈추고 혀끝의 그 맛을 다시 한 번 음미하며 말이다.
참 월요일은 쉰다. 그날 재료가 다하면 영업을 멈춘다. 앉아서 먹을 데는 없으므로 사가지고 와서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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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상차림 모습과 분위기
*2017.12. 맛도 모양도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