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안나영 (서울 대학교 대학원 스포츠경영 석사과정)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또는 월드컵과 같은 무대에서 활약하며 이름을 알린 스타들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어린나이에 공부를 멀리 하며 운동에만 매진하게 된다. 그리고 오랜 시간에 걸쳐 선수생활을 하고
은퇴를 하는데, 때로는 부상과 조기 은퇴로 인해 제 빠르게 제 2의 삶으로 전환하기도 한다.
다양한 삶 중에서도 운동이 아닌 공부로 승부수를 띄워 교수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모두 선수시절 학교와 수업도 제대로 한 번 참석하지 못한 과거를 안고 있지만, ‘운동선수는 무식해’라는 콤플렉스와 인식을 깨고 멋있게 후배와 체육인을 양성하는 데에 열심이다.
가장 최근의 예로는 올해 초, 유도 한판승으로 이름을 날린 이원희 선수와 씨름장사로 활약했던 이태현 선수가 용인대에 교수로 임용되었다. 모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원희 선수는 이제 더 이상 선수가 아닌 교수로서 유도학과 학생들을 가르치게 된 것이다. 이태현 선수도 마찬가지로 학생들에게 씨름을 가르치면서 교수로 활동하게 되었다.
이원희교수와 같이 유도 종목 선수출신에서 교수로 활동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동아대에 재직 중인 하형주 교수가 있다. 그는 스포츠심리학 전공으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으며 선수생활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도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가장 보람 있을 때가 “학생들이 성취감을 느끼고 학문적으로 나타났을 때”라고 하였으며, 이 자리에 오기까지 많은 것을 극복했을 것이라는 질문에 “공부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나는 금메달리스트라는 자존심을 걸고 공부하는데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선수시절처럼 시간할애를 많이 하였다.
서울대학교 박사과정에 지원하였지만 떨어진 경험도 있었고, 성균관대학교에서는 두 번의 지원 끝에 합격하여 무사히 학위를 취득할 수 있었다. 즉, 반복된 학습을 통하여 끝까지 죽기 살기 마음을 가지고 포기하지 않고 이론적 영역을 확장해나갔다”라며 금메달리스트로서 교수로서 자존심을 지켜나가고 있다.
이 외 용인대에서 유도 종목을 지도하고 있는 안병근, 전기영, 김미정 교수가 있다. 또한 동아대의 조재기 교수, 한국체육대학교의 조민선 교수 등이 있다.
이태현교수와 같이 천하장사로 출신으로 방송에도 출연하면서 인기를 발휘하고 있는 씨름 선수 출신 1호 교수 이만기가 있다. 어쩌면 방송인으로 알려져 있을 지도 모르지만 그는 인제대학교에서 20여년간 학생들을 지도해왔다.
또 다른 대표적인 사례로는 축구선수 출신, 이용수 교수가 있다. 공부하는 선수, 공부하는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며 활발한 현장지도, 연구 활동, 대내외적 스포츠외교 및 축구해설 등 몸소 모범이 되어 다른 선수, 지도자 및 교수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그는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운동생리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세종대학교에서 현재 교수 겸 감독으로 축구에 대한 열정도 공부와 더불어 열심히 쏟고 있다.
이교수와 같은 종목 출신으로는 한국체육대학교에 재직 중인 윤영길 교수가 있다. 고등학교까지 선수생활을 하다가 공부를 뒤늦게 시작하였고,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에 입학하였다. 현재 스포츠심리학 전공으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으며 스포츠 심리상담 연수 강의와 선수들의 상담도 도맡고 있다.
그는 가장 보람 있을 때가 “운동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되는 선수를 만났을 때, 그러니깐 운동을 열심히 하면서 세상과 공부에 대한 관심을 갖고 공감해나가며 스스로 변하려는 노력하는 친구들을 만났을 때 행복을 느낀다” 고 하였다.
그리고 “운동이 공부인 동시에 공부가 운동이고, 운동을 해서 공부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안 해서 못하는 것”이라며 운동을 잘하면 공부도 잘할 수 있다는 증거를 메달리스트들에게서 찾고 있다며 공부 역시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던 방식으로 열심히 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여성으로서 최초로 태릉선수촌장을 맡고, 대한체육회 선수위원회 위원장까지 역임중인 이에리사교수도 있다. 이교수는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가장 보람 있을 때가 “젊은이들과 대화가 될 때, 특히 내 조언을 필요로 할 때”라고 하였다. 또한 탁구 금메달리스트인 그녀는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목표가 뚜렷하고 꼭 해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을 가지고 하였고, 절박하게 공부한다면 누구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돌려차기로 금메달을 거머쥐고 2011년도 IOC선수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문대성선수도 동아대학교에서 부교수로 승진하는 등 후학들을 키우고 스포츠외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 평창올림픽 유치와 후배양성에 힘을 기울이겠다는 그의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된다.
외국 대학교에 채용되어 활동하고 있는 교수도 있는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채지훈이 그 예다.
그는 현재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기술분과위원을 역임하고 있으며, 미국 로스앤젤레스 근교에 위치한 아메리칸 스포츠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이 외에도 경희대학교의 체조 금메달리스트 여홍철 교수, 역도 금메달리스트 전병관 교수, 경기대학교의 배구선수 출신 이종경 교수, 극동대학교의 야구선수 출신 김봉연 교수, 호서대학교의 프로골퍼 출신 서아람 교수, 신흥대학의 테니스선수 출신 이영애 교수 등이 있다.
이번 은퇴 후의 삶에서 살펴본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삶은 현재 체육인재육성재단에서 운영하는 사업 중에 하나로 ‘체육영재교육’과 맞물려 좋은 예를 제시해주리라 기대하며 소개해하였다.
특히 ‘공부하는 선수 만들기’를 실천 하는데 도움이 되고 ‘창조적으로 도전하는 체육인재’,
‘존경받는 체육인재’, ‘세계로 뻗어가는 체육인재’로 거듭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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