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절과 성찬식 & 초실절과 부활절
최광희 목사
유대인의 유월절 만찬은 목요일 밤에 시작합니다. 우리 예수님도 제자들과 함께 목요일 밤에 최후의 만찬을 드셨고 밤중에 기도하시다가 체포되어 금요일 아침에 처형당하셨습니다.
유월절 식사에는 반드시 다음의 네 가지 음식이 올라오는데 모두 애굽의 구원과 관계된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➊먼저 양고기는 애굽에서 죽음의 천사가 넘어감으로 생명을 얻은 것을 기념합니다. ➋무교병을 먹는 것은 애굽의 고난과 출애굽을 기억합니다. 출애굽 그 밤에 급히 나오느라 반죽을 발효시키고 있을 시간이 없었죠. ➌쓴 나물(채소)도 마찬가지로 애굽의 고난을 기억하는데 특히 쓴 채소를 소금물에 찍어서 먹는 것은 노예 생활의 눈물을 기업합니다. ➍마지막으로 포도 넉 잔을 마시는 것은 이제 자유인이 되었다는 것을 상징합니다. 노예는 포도주를 마실 형편이 아닙니다. 포도주를 마시라는 말은 성경에는 나오지 않고 Oral Torah에만 있는 내용이지만 예수님은 그것을 율법으로 받아들이셨을 뿐 아니라 성찬식 제정에 사용하셨습니다.
만찬을 할 때는 드러눕듯이 앉아서 식사를 하는데 이것도 노예가 아닌 자유인이라는 표시입니다. 만찬석에서는 가정의 연소자인 어린이가 미리 준비한 질문을 가장이 되시는 연장자에게 질문하면 할아버지가 친절히 답을 해 주는 순서가 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구원을 대대로 기억하라는 세대간 신앙계승의 중요한 방법입니다. 물론 그런 행사를 미리 준비하면서 사전 교육도 됩니다. 오늘날 우리 교회에 신앙의 세대계승이 잘 되지 않은 것은 크게 잘못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최후만찬을 드시는 자리에서 무교병과 포도주를 가지고 성찬식을 제정해 주셨습니다. 무교병은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죽어 주신 예수님의 몸을 기념하고 포도주는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서 흘려주신 예수님의 피를 기념합니다. 예수님은 이것을 주시면서 그가 다시 오실 때까지 이것을 행하여 예수님의 구원을 기억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사도 바울은 이것을 설명하면서 이 예식을 할 때마다 주의 죽으심을 그가 오실 때까지 전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전할 대상은 먼저 자녀와 자녀의 자녀에게 예수님의 구원을 전해야 합니다(수직전도). 그리고 우리 가정과 교회를 넘어 예수님의 구원을 알지 못하는 이웃에게도 전해야 합니다(수평전도).
유대인들의 유월절에 가정의 연소자가 연장자(가장)에게 질문하는 네 가지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오늘은 왜 양고기를 먹습니까? 2) 오늘은 왜 드러누워 식사를 합니까? 3) 오늘은 왜 쓴 나물을 소금물에 찍어서 먹습니까? 4) 오늘은 왜 포도주 넉 잔을 마십니까?
오늘날에는 성찬식을 교회에서 하니까 성도들이 목사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하고 목사는 대답하면 좋겠습니다. 1) 성찬식에서 먹는 빵은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2) 성찬식 때는 왜 포도주는 먹습니까? 3) 성찬식을 하는 것에는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4)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은 누구에게 전해야 합니까? 5) 성찬식은 어떤 분위기로 해야 합니까? 6) 성찬식에는 누가 참여할 수 있습니까? 7) 성찬식에 참여할 수 없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위의 질문들에 대해 간단히 대답하면 이렇습니다. 1) 빵은 예수님의 몸을 기념합니다. 2) 포도주는 마시는 것은 예수님이 흘려주신 피를 기념하기 위해서입니다. 3) 성찬식은 예수님의 구원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이며 또한 주님의 죽으심을 재림 때까지 전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4) 주님의 죽으심과 부활은 먼저 수직적으로 신앙의 세대 계승을 해야 하고 또 나아가 수평적으로 믿지 않는 이웃에게도 전해야 합니다. 5) 성찬식은 예수님의 죽으심을 생각해서 너무 침울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구원의 은혜를 생각하며 감사와 기쁨으로 동참하면 됩니다. 6) 유대인들은 어린 아이까지 모두 만찬에 동참했고 지금도 외국에서는 어린이까지 동참하는 나라가 있지만 한국교회의 전통은 세례교인(입교인)만 참여하고 있습니다. 7) 비록 입교인이 아니어서 성찬에 직접 참여하지 못한다 해도 성찬식 자리에 동참하며 이런 교훈을 받으며 마음으로 참여하고 속히 입교인 되기를 사모해야 합니다.
만찬의 자리에서 예수님은 가룟 유다의 배신을 경고하시면서 회개할 기회를 주셨지만 유다는 결코 회개하지 않고 버텼습니다. 그리고는 만찬을 마친 후에 가서 군병들을 데리고 와서 예수님을 체포하는 앞잡이가 되었습니다. 주님은 언제나 우리에게 회개의 기회를 주시는데 우리가 버티지 말고 회개해야 복된 성도가 될 수 있습니다.
또 예수님은 식사 자리에서 일어나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셨습니다. 발 씻기는 것은 종들이 해야 하는데 아무도 그 일을 하지 않자 주님과 스승이신 예수님이 오히려 제자들을 씻겨 주셨습니다. 발을 씻겨주신 대상들은 가룟 유다처럼 스승을 배신하고 팔아넘기는 제자부터 예수님이 잡혀 가실 때 도망갈 제자 그리고 하녀 앞에서 예수님을 저주하며 부인(否認)할 베드로까지 다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런 예수님을 생각하면 우리도 ‘배신자까지 사랑할 수 있게 하옵소서’ 라는 기도가 저절로 나옵니다. 베드로가 민망해서 발을 내어 놓지 않으려하자 예수님은 내가 너를 씻겨주지 않으면 너와 내가 상관이 없느니라고 하셨는데 눈치 빠른 베드로가 머리와 손도 씻겨 달라고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목욕한 자는 발 밖에 씻을 필요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즉 구원받은 성도는 늘 회개하는 삶이 필요한데 그런 면에서 우리는 매일 하루를 돌아보고 회개하는 영적인 발을 씻고 잘 필요가 있습니다.
유대인의 유월절 만찬은 감사와 기쁨의 잔치였습니다. 그래서 만찬이 끝난 자정 즈음에는 모든 사람들은 옥상에 올라가서 찬양을 합니다. 시편 113~118편의 할렐이 그들의 찬양 내용이었습니다. 성찬식을 할 때면 나를 위해 죽어주신 예수님이 생각나서 경건하다 못해 침울한 분위기를 느끼지만 우리도 구원의 감격 감사로 찬양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옥상으로 가지 않고 겟세마네에서 기도를 하신 것은 유다가 거기로 군병 데리고 올 줄 알고 기다리신 것입니다. 그 자리만 피하시면 고난과 죽음을 피할 수 있는데 오히려 고난의 자리에서 기다리시면서 땀방울이 피처럼 떨어지게 기도하셨습니다. 겟세마네가 올리브기름을 짜는 곳인데 그날 밤에 예수님은 당신의 몸을 올리브처럼 짜셨던 것입니다.
밤중에 체포되신 예수님은 새벽녘에 세 번이나 재판을 받았습니다. 전년 대제사장 안나스에게, 그해의 대제사장 가야바에게 그리고 산헤드린에게 재판을 받았습니다. 산헤드린 공의회는 헬라에 의해 생겨난 이후 밤중에 모여 회의를 하거나 재판을 한 것은 처음입니다.
해가 뜨자 유대인들을 예수님을 빌라도에게 끌고 갔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빌라도에게, 헤롯에게 또 빌라도에게 재판을 받았습니다. 마지막에는 군인들에게 잔인하도록 채찍에 맞아 초죽음이 된 상태에서 무거운 십자가 형틀을 메고 골고다에 끌려가서 처형당하셨습니다. 오전 9시에 못 박히신 후에 하루 중 가장 해가 뜨거운 정오부터 하늘의 해가 어두워졌습니다. 그리고 오후 3시에 예수님은 운명하셨습니다.
유대인들이 유월절 만찬을 한 후에 안식일을 맞이하면 안식 후 첫 새벽에 성전에서 초실절 제사를 드립니다. 첫 추수를 하여 초실절 제사를 하고나면 7주 동안에 모든 백성들이 자기 밭에서 추수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초실절 제사를 드리는 그 시간에 우리 예수님이 부활하셨습니다. 이것을 두고 사도 바울은 예수님은 부활의 첫 열매가 되셨다고 표현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예수님이 부활하신 것처럼 우리 모두 부활할 것이라는 말입니다. 우리를 위해 죽어 주시고 우리를 위해 부활해 주신 예수님을 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