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 없고 스님 없고 불사 없는 불교는 어떨까?
최근 종교연대를 통해 극도로 부패한 종교계를 자정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하다가 유보되고 있습니다. 종교 자정이란 것이 불교뿐만 아니라 어디나 어려운 것이란 것을 실감했습니다. 오히려 조계종 불자들이 열심히 싸우는 것을 부럽게 바라보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종교가 꼭 필요한 것인가 하는 회의도 들었습니다. 양심적으로 사는 것 이상의 것이 필요한 것인가 하는 생각입니다. 종교연대 발기 기자회견이 무산되고 그동안 같이 준비했던 이도흠 교수께 그런 말을 했습니다.
지난 부처님 오신날에 봉선사 봉축 법요식에 참석했습니다. 월운 조실 스님께서도 제 생각과 같은 법문을 하셨습니다. 불성이란 것은 요즘 말로 양심이고, 부처님 가르침은 양심적으로 살라는 것이라고 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최근 인구조사에 따르면 무종교인이 종교인보다 더 많아졌습니다. 종교인이 무종교인보다 더 양심적으로 살고 있을까요? 지옥은 종교인이 없으면 텅 비고 말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세상에 하느님의 존재를 가장 안 믿는 사람은 신부와 목사이고 인과법을 가장 안 믿는 사람은 중들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제가 한 말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종교가 부패하고 타락할 수 있을까요?
종교가 부패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돈입니다. 돈이 따르지 않는 권력은 크게 매력이 없을 것입니다. 성직자가 되어서 돈을 번다는 것은 시줏돈을 횡령하지 않고서는 다른 방법이 없을 것입니다. 기독교는 기본적으로 회계를 회보에 공개합니다. 이중장부를 둬서 횡령을 하더라도 일단 수입과 지출을 공개합니다. 그러나 조계종 사찰은 그런 곳이 많지 않습니다. 특히 불전함의 수입은 제대로 잡히지 않습니다. 예전 94년 개혁회의 때, 회의에서 신도가 절 살림을 맡아 하고 스님은 월급을 받고 수행과 포교에 전념해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안을 설명하자 한 고명한 스님이 "스님들 취미가 시줏돈 세는 것인데 그 취미마저 없애려고 하는 가?"라고 얘기했다는 웃지 못할 얘기가 있습니다. 저는 전에는 절에 가면 불전함마다 배추잎 한 장씩 넣었습니다. 최근에는 넣지 않습니다.
두 번째는 다 알듯이 여자 문제입니다. 독신을 기본 계율로 하는 조계종이나 천주교에서 빈번히 여자 문제가 터집니다. 개신교도 예외는 아닙니다. 서울의 대형 교회치고 불륜 문제가 불거지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할 정도입니다. 지금 설정 총무원장이나 용주사 성월 주지, 현응 교육원장의 여자 문제로 조계종이 만신창이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는 사람은 그것이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을 압니다. 독신을 못 지킬 것 같으면 속퇴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그러나 이 상식이 매몰된 지는 오래 되어도 한참 오래 되었습니다. 오히려 속퇴해서 세속에서 불자로 사는 것이 더 정직하고 본인도 지옥 중생이 되지 않고 교단도 청정하게 유지하는 길인데도 말입니다. 사회에 적응할 자신도 없고 승복을 입고 있으면 화수분처럼 돈이 생기니 옷을 벗지 못하고 지옥 중생 길을 탐하고 있는 것입니다.
굳이 종교가 없어도 사는데 문제가 없습니다. 반이 넘는 사람들이 아무 문제 없이 삽니다. 그래도 종교가 필요하다면 직거래를 해야 합니다. 하느님, 부처님과 직거래 하는 것입니다. 중개인이 필요 없습니다. 중개인에게 드는 수수료가 너무 비쌉니다. 무엇보다 중개인을 믿을 수 없습니다. 중개인 사기에 재산 다 날립니다. 재가불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절 운영을 본딸 필요가 있을까요? 절 없이 스님 없이 불사 없이, 각자 생활하면서 주말에 공간을 빌려서 법회하고 차담하고 헤어지는 것으로 족하지 않을까요? 저는 절 없고 스님 없는 현재의 정평불 법회 형태가 좋습니다. 이렇게 사이버 상으로 서로의 글을 보면서 절차탁마하고 말입니다. 여기에 불사까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신도에게 불사한다고 돈 걷는 것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날 필요한 것 걷어서 그날 쓰고 남은 것만 약간의 잡비로 쓰는 정도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현재 내는 회비의 성격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자면 술 마시지 않고 오계를 지키는 모임이면 더 좋겠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마음의 청정, 정의, 평화, 국토의 청정, 정의, 평화입니다.
첫댓글 공감합니다.
잘 나가시다가 마지막 구절에 걸려서요.
술은 마시데 오계를 지키는 모임이면 더 좋겠지요.
에구 형님. 술을 마시면서 지킨다면 사계가 되겠죠. ^^
공감합니다.
저도 전에는 시퍼런 것 한장 넣었습니다.
요즘에는 넣지 않습니다.
다만 가난한 절은 예외입니다.
건물 없어도 됩니다.
건물 가지게 되면 불사를 해야 합니다.
지금 이대로가 좋습니다.
수입과 지출을 플러스마이너스 제로로
만드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 봅니다.
^^ 불사한다는 명목으로 순진한 불자들에게는그럴듯한 명분세우면서 실제 불사비보다 10배수 20배수 가까이 받아서 챙겨먹고 있는게 지금의 불교계 현실입니다 승복걸쳐입고 도둑질하고사기치는 집단이지 이게 무슨 종교집단입니까? 개탄할노릇입니다~~
전에 어떤 티비다큐에서 영국 비구니스님들의 삶을 보여주었는데요. 정말 절이 없이 공원이나 나무 아래에서 주무시고 돈을 일달러도 안 갖고, 오로지 탁발해서 얻은 음식이나 물품만 사용합니다. 5천년 전 이야기가 아니고 현재 영국 비구니 그룹의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