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고 멋진, 여기에 폭발적인 연기력까지 겸비한 배우가 주연을 맡은 영화가 개봉하면 흥행 돌풍을 일으키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배우들의 열연에 감동받아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스토리에 완전히 동화되어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훌륭한 영화들도 너무나 많다.
다양한 영화 가운데 이제는 젊은 측에 속하지 않는, 老 배우들이 주연으로 등장하거나 노인을 주제로 한 영화들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미 개봉한지 수 년이 지났지만 영화가 전해주는 잔잔한 여운과 감동은 오래도록 많은 사람들의 가슴과 기억 속에 남아 있다. 노인 영화 중에서도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 10편을 준비해봤다. 老 배우가 출연한, 또는 노인을 주제로 한 영화들을 소개한다.
1.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1997년)
개봉한지 2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강박증 증세가 있는 로맨스 소설 작가 멜빈 유달(잭 니콜슨 분)이 캐롤 코넬리(헬렌 헌트 분)을 만나면서 점점 변화를 시도하려는 노력이 잔잔한 미소를 짓게 만든 영화다. 수많은 명대사 가운데 “당신은 내가 더 좋은 남자가 되고 싶게 만들어요”라는 대사가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젊은 배우들의 로맨스는 아니지만 중년을 넘어 노년을 향해 달려가는 남자와 중년 여성의 사랑이 진정한 사랑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 준다.
2. 버킷 리스트(2007년)
누구라도 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인생을 뒤돌아보고,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꼭 해보고 싶은 일을 계획하는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게 된다. 잭 니콜슨과 모건 프리먼 주연의 영화 <버킷 리스트>는 우연히 같은 병실을 쓰게 된 너무나도 다른 두 남자가 서로에게 중요한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하고 싶던 일을 다 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버킷 리스트를 실행하기 위해 두 사람이 병원을 나가 여행길에 오리며 하나하나씩 이루고, 목록을 지워나가는 모습이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 준다.
3.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2013년)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스웨덴 영화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지난 100년간 스탈린, 김일성, 아인슈타인의 멘토로 20세기 역사를 들었다 놨다 한 숨겨진 능력자 알란이 100세 생일을 맞아 요양원을 탈출하며 벌어지는 파란만장한 세계 여행을 그린 영화로, 주인공으로 출연한 스웨덴 배우 로버트 구스타프슨이 20대부터 100세까지 알란의 생애를 연기해 개봉 당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4. 그대를 사랑합니다(2011년)
한국에도 老 배우들이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가 여러 편 있다. 그 가운데 지난 2011년 개봉된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로, 믿고 보는 원로배우 이순재를 비롯해 윤소정, 송재호, 김수미가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젊은이들의 사랑이 아닌 황혼의 로맨스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노년의 사랑에 대해 많은 생각을 갖게 만들어 주는 영화다.
5.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2014년)
다큐멘터리로 제작된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개봉 당시 연령에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며 관람해 화제가 되었으며, 무엇보다 실제 부부인 강계열 할머니와 조병만 할아버지의 진정한 사랑이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결혼한 지 7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두 손을 꼭 잡고 걷는 노부부의 모습을 보며 부부간의 예의와 사랑에 대해 배우게 되며, 영화 마지막에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며 끝내 세상을 떠나신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리시는 할머니의 모습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6. 어바웃 슈미트(2002년)
66세 아버지의 고독한 행로를 그린 잭 니콜슨 주연의 영화 <어바웃 슈미트>는 30년 이상 다녔던 보험 회사에서 정년퇴직한 슈미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42년 동안 함께했던 부인이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 그에게 남은 건 집 한 채와 연금, 결혼을 앞둔 외동딸, 캠핑카뿐이다. 혼자가 되어 살아가던 그에게 유일한 위안은 하루 77센트씩 후원하는 조건으로 양자를 삼은 탄자니아의 소년 엔구두에게 편지를 쓰는 일이다. 노인의 독백과 그런 노인의 삶이 진심으로 행복하길 바라는 엔구두의 마음이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7. 집으로...(2002년)
이제는 어엿한 청년이 된 배우 유승호의 꼬꼬마 시절을 볼 수 있는 영화 <집으로…>는 말도 못하고 글도 읽지 못하는 외할머니와 7살 손주의 일상을 그린 영화로, 외할머니가 손주를 사랑하는 마음과, 할머니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손주의 모습이 우리네 할머니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드는 영화다. 개봉한지 15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영화다.
8. 춘희막이(2015년)
다큐멘터리로 제작된 영화 춘희막이는 실제 이야기로, 주연으로 출연하는 김춘희, 최막이 할머니의 인생 동행 이야기를 그렸다. 홍역과 태풍으로 두 아들을 잃은 큰댁 막이 할머니가 집안의 대를 잇기 위해 작은댁 춘희 할머니를 집으로 들이고, 46년간 함께 동고동락하며 지낸 할머니들의 삶을 그렸다.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한참이 지났지만 두 할머니는 서로의 옆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으며, 본처와 후처의 기싸움이 아닌 진심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소중한 사람으로 마지막 날까지 함께 살고자 하시는 모습이 아름답게 비친다.
9. 아무르(2012년)
80대 노부부의 삶을 통해 사랑과 죽음을 관조한 영화 <아무르>는 제64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명작으로, 죽음을 앞둔 부인과 그를 간호하는 남편의 이야기를 다뤘다. 모두가 꿈꾸는 아름답고 이상적인 노년의 사랑에 집중하기보다는 이상적인 사랑이 아닌 그런 사랑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죽음이라는 그림자가 찾아왔을 때의 모습에 집중해 만든 영화인 만큼 노년이 되었을 때 나, 또는 우리 부부의 모습은 어떠할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10. 그레이트 뷰티(2013년)
<그레이티 뷰티>는 40년 전 소설 한 권을 끝으로 더 이상 책을 쓰지 못하는, 로마 1%의 삶을 누리는 셀러브리티 젭이 65번째 생일파티가 지난 어느 날, 첫사랑의 죽음을 통해 인생의 전환을 맞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전 세계 많은 영화 평론가들이 극찬한 영화인 만큼 탄탄한 스토리 구성이 돋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로마의 유적을 배경으로 한 유려한 영상미와 아름다운 배경 음악이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영화다.
<안혜선 press@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