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중국의 당唐나라 도교道敎 학술유파 가운데 하나였던 중현학重玄學의 대표자 성현영成玄英이 저술한 『노자도덕경의소老子道德經義疏』 상경上經을 우리말로 풀이한 것으로서, 각 장章의 경문經文과 성현영의 주註에 대한 풀이로 구성되어 있다.
『신당서新唐書』 「예문지藝文志」에 따르면, 성현영의 자字는 자실子實이며, 섬주陝州 사람이다. 동해東海에서 은거하다가, 정관貞觀 5년(A.D.631)에 경사京師로 초빙되었으며, 영휘永徽 연간에 욱주郁州로 유배되었다. 『노자도덕경주老子道德經注』 2권, 『개제서결의소開題序訣義疏』 7권, 『장자주莊子注』 30권, 『장자소莊子疏』 12권을 남겼다. 시호諡號는 서화법사西華法師이다.
춘추春秋시대(B.C.770~403)를 살았던 노자老子는 자연自然의 질서를 인간사회에 구현함으로써, 당시의 혼란상황을 극복하고자 하였다. 따라서 노자는 자연自然의 질서를 무위無爲, 덕스러움德, 도道로 표현하였다. 따라서 자연自然, 무위無爲, 덕스러움德, 도道는 노자에게 있어서 서로 다른 개념이 아니다.
성현영은 불교佛敎의 공공空空 이론을 수용하여 도교道敎의 중현重玄 이론을 정립하고, 노자가 제시한 무위無爲를 중현重玄으로 해석하였다. 따라서 성현영은 노자의 무위無爲를 부집不執, 불체不滯, 부정不定, 불획不獲, 부저不著, 불익不溺, 쌍견雙遣 등으로 표현하였다.
노자가 꿈꾸었던 세상은 일부러 일삼는 바가 ‘없는無爲’ 자연自然한 세상이었으며, 성현영이 꿈꾸었던 세상은 일부러 일삼음이 ‘있는 바有爲’에 대한 집착이 없고, 일부러 일삼음이 ‘없는 바無爲’의 이름名에 대한 집착이 없는 중현重玄의 세상이었다. 이른바, 노자와 성현영은 자연自然한 인간의 본성이 주체적·자발적·자율적으로 실현되는 사회를 이상으로 삼았던 것이다.
따라서 2,500여 년 전에 살았던 노자와 1,400여 년 전에 살았던 성현영의 이야기 속에는 잊어버린 우리의 미래가 들어있다. 우리의 미래가 객관성보다는 주관성을, 동일성보다는 차이성을, 추상적 관념보다는 현실적 욕구를, 단절과 대립보다는 소통과 협력을 중시하는 세상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면, 노자와 성현영에게서 들을 수 있는 이야기가 아주 많을 것이다.
성현영이 살았던 시대의 불교佛敎와 도교道敎 간 교섭상황, 성현영이 활용했던 체용體用과 리理의 개념, 노자의 도道와 성현영의 리理의 관계 등에 대한 이해를 확충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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