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그 겨울의 가쁜 숨소리에
여운이 흐르고
인연끼리 비벼대며
서로를 빛내는 숨결위에서
얼어 붙은 겨울이 가고있다
하늘도
땅도
마음이 좋은 날
향기 그윽한 답사이기를 소망하면서
산본 여행 스케치 제 2 차 정기답사 (2013.2.23)
인제 설원속의 자작나무 숲으로
24명
07:00 출발
아직도
추위가 머문 이른 아침
추위를 가르며 고속도로를 달린다
산에도
들녘에도
기억속에서 불러 낸 깊은 관념이
머문다
가던길 벗어나 상념이
섬김으로
소외된 곳에 관심을
부족한 곳에 나눔을
아가페 (Agape )의 숭고한 사랑을 실천하는
진이의 메시지가
가치관념이 비좀은 날
그 의미가 마음에 남아 떠 오른다
08:40 화양강 휴게소
함께한 인연들
못다한 수다들이 끼어들어 빈자리 차지하고
쑥떡
달콤한 베지밀 비 등 넉넉한 마음 나누며
내린천을 만난다
산넘어
산만 보이는
골짜기 마다 세월이 빚어놓은 Utopia.
내면과 기린면사이
70km의 긴긴 물줄기
때 묻지않은 물결위에 반짝이는 은빛
햇살을 물고 흐른다
열 아홉 구비 구비
돌고 도는
길
물길
자연이 다듬고 세월이 빚은
바위마다 다른 모습
어느 바위
아직도 기도가 끝나지 않은듯
침묵속에 원대봉 숨소리를 내고있다
원대봉(683m)산 기슭
그 옛날 화전민이 살던 그곳
난리마져 피해간 숨은 텅빈 원대리 마을
강원 인제 원대리 산75-212
그곳
빈자리에 고요함이 머문 자작나무 숲
10:30 입구 감시초소 도착
답사길
10.4 km
3시간 50분
감시초소 -- 눈길따라 3.2km --- 속삭이는 자작나무숲 -- 눈길따라 2.0km --- Aiolo 펜션 ( 오찬 ) -- 왕복
백구와 함께
눈 쌓인 길을 오른다
신의 눈부신 설원에서
구름이 실어다 주고
바람이 들려주는
바흐 (Bach)의 Brandenbrug concertos처럼
빈 나무들의 부대끼는 소리를 들으며
인연들
마음을 맟추며
아름다운 감성을 나누며
숱한 사연이 지나간 열두 구비 경사진
눈길을 오른다
산이 높고
골이 깊어
능선은 보이지않고 바람소리뿐
언어가 끊히고
생각이 멈추어진 무념에서
진아를 일깨우는 무정법문
빈 마음
무심
텅비워 울림을 듣는다
길
산길
눈 쌓인 경사진 길은 삶이다
그 위에 걷다보면 삶을 배운다
삶, 관계 그리고 나
내면의 의미를
"산본 여행 스케치"가 배려 해 준 선물이며
축복이다
마음은 길에
추억은 마음에
그래서 오늘도 걷는다
11:20 속삭이는 자작나무 숲
숲속의 3 코스
1코스 (자작낙무 코스 0.9km)
2코스 (치유 코스 1.5km)
3코스 (탐방 코스 1.1km)
허기진 햇살에 번뇌를 새기면서
장승도 숲도
말없이 침잠에 빠져 서있다
화
백화
어느 산기슭 아늑한 곳
잎새
모두 내려놓고 나신으로
서러운 고독의 그녀처럼
빈 가지끝에
당신을 기다립니다의 의미를 지니고
외침이 없어도
메아리가 없어도
생명, 성장 그리고 축복의 의미를 암시하고있다
2층 정자의 "자작나무 숱속 교실"
발길 멈추고 숨을 돌리며
준비 해온 정성 호박 죽 대신 팥죽을 함께 나누며
여유를 가졌다
간간히
설원속의 젋은 연인들
겨울 서정이
눈속의 낭만이
저만치 쌓인 눈 높이만큼 사랑이 쌓일것이다
지는 달
새는 밤에
슬피우는 두견새는 어디를 가고
힘겨워 못다쓴 연서를 입에 문 까마귀 한마리
깎 깎
미련의 씨앗을 뿌린다
눈 쌓인 산길에서
산새가되어
불러보는 아이보리 색 스키니 진을 입은 우아한 그녀
혼자 걷기에는 외롭고
둘이 걷기에는 님이없고
셋이 걷기에는 좁은 오솔길
찬 바람이 사라지면서 나뭇가지가 서러워 일렁인다
애타는 그리움
언 땅속에 묻고
오한서린 처연함으로 침묵하며
하얀 속살 수피는 은빛으로
묵언 수행
무욕의 은빛
온 몸이 빈 몸이다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깊은 겸손 그렇게 산다
어느 낯선 여인
연서를 쓰겠다며 수피를 하나 둘 벗겨
가녀린 입술로 서명을 한다
13:30 산상의 들국화 향기 펜션 AIOLO
산기슭
고독속에
홀로
숲 그늘 지키고있는 펜션 식당
약초와 산 나물로
정성을 담고
청국장 으로 맛을 맞추며 허기를 채우는 사이
막걸리는 끼어들 자리를 잃고 혼자서 딩군다
밤에는 구름이 찿아와 잠자고
그 구름이 떠난 새벽
그 자리엔
산 그리고 산 산..
산은
늘 고요하고 말이 없지만
겨울 산은
버릴수있는것 다 버리고
그렇게 빈 몸으로 산다
고갯마루
우풍 운설 내려앉은 그곳
구름사이
추억을 남겨두고 떠나가야하는
햇살의 기억처럼
길섶
겨우살이의 서러움을 안고있는 소나무 한그루
분별심에서 갈애가 찿아든다
꿈익는 마을 원대리
비가오면 오는대로
바람이 불면 부는대로
서로를 함께한 긴긴 세월
그세월을 추억하며 미소를 보낸다
15:30 출발
갈때에는 맨 앞에
올때에는 맨 나중에
안내하며
때론
주어지는 세월
지나기는 인연들
만나고 흩어지는 구름처럼 살며 생각하며
깊은 골짜기를 쳐다보며 눈을 감는다
유와 무를 넘어 개유불성이 서성인다
인제가면 언제오나 원통해서 못살겠다
백구의 마음을 들으며
가 봐야 알지
백구야 잘 있거라 안녕
눈 쌓인 숲속을
오늘 같은 날
밀려오는 연정
한없이 설레이던 어느 날의 그대와 나
겨울 서정이
하얀 그리움인줄
그때에는 미쳐 몰랐다
16:30 원대리 적장
18:00 가평 휴게소
긴긴 터널
숫자를 세워보다가 잃어버린 수많은 터널
그 터널위에
어디에서 숨어있다가 찿아온 검은 구름이 몰려 온다
19:30 도착
가고싶고
걷고싶은 자작나무 숲
시절 인연으로 주어진 오늘
붙잡을수없는 이틀을 포기한 2월의 하루를 보낸다
산에서
숲길에서
느끼며 얻었던 그 의미가 삶의 지혜에 다가가소서
산본 여행 스케치는
자연의 향기 마시며
우정의 향기 나누며
답사 (Trekking)는 계속 될것이다
함께하신 여러분들 즐거웠습니다
우리 카페 불로그에 오셔서 그냥 가지 마시고 댓글 올리시어
더욱 알차게 하소서
건강과 영광이
항상 여러분들 곁에 머무소서
2013. 2. 24 (일) 오후에
첫댓글 글 잘읽었습니다. 어제에 일이 하나하나씩 쏙쏙 기억이나네요. 너무 상세히 표현해 주셔서 더더욱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ㅎㅎ
자작나무 숲 후기 상세한 후기 및 감상평 잘 보았구요. 앞으로도 좋은글 꾸준히 올려주시고 계속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언제나 느끼는거지만 필력이 정말 남다르시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젊은 오빠 손가락걸고 복사했었던 약속 지켜주셔서 고맙고 감사드립니다,,,항상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역시나
끝까지
너무나 소중한 여행이었고 다시 가고싶은 자작나무 숲!!답사후기를 보니 더더욱 가고싶단 생각을갖게 하네요..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않은 훌륭한. 답사 후기 감사합니다.
벌써 그립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또 들어 왔습니다
무엇이 그 곳을 다시 그리워하게 하는지.. 가고픈곳 자작나무숲...
선생님 글과 사진을 통해 그리움을 달래고 있는 중입니다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눈을 감고 그곳을 떠올려 봅니다
입가엔 미소가 맘속엔 아련한 그리움으로...
한편의 수필 잘 보았습니다
글이 주는 느낌..
보이는 사물보다 훨씬 더 잘 표현하셨군요
다시 한번 감사드리면서
3월의 또 다른 희망과
감동을 기대해 봅니다
후기 잘 잃었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일만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