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미술관>
*엿보기 : 미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곳이다. 미술품 전시가 만족스럽지 않다면, 자연 경관이 그대를 만족시킬 것이다. 전시보다 연못과 산책로에 집중해도 한 나절이 아깝지 않은 곳이다. 우아한 커피숍은 기대하지 않은 덤이다.
1. 얼개
1) 주소 : 경기 안산시 단원구 동산로 268(초지동 667-1)
2) 전화 : 031) 481-7000
2. 구경하기
구경한 날 : 2019.7.17.
2006년 개관한 경기도 미술관, 수원도 아니고 안산에 있다. 소장 작품이 500여점이라 한다. 단원 김홍도를 안은 곳이니 그럴만도 하다 싶다. 전시가 매우 활성화되어 있는 느낌도 준다.
오늘 전시는 운좋게 7월 11일부터 시작한 경기도와 대만 가오슝 미술관이 합동으로 마련한 교류전이다. 대만에 가서 본 전시회, 중국에 가서 본 전시회를 애써 떠올리며 가오슝 전시회를 기대해본다.
![](https://t1.daumcdn.net/cafeattach/1WGiS/20b600b7a033d7a0123df2116e084bc8ae874b86)
![](https://t1.daumcdn.net/cafeattach/1WGiS/0645ac7c9415c8ca4de87242f41509bd9353ce06)
![](https://t1.daumcdn.net/cafeattach/1WGiS/3e7de5a96751e44c0f61eef784c7adedc6671bde)
![](https://t1.daumcdn.net/cafeattach/1WGiS/a0c606283597470cf0262385f49f2ae4b454efc1)
미술관 외형. 아름답고 규모가 있고, 많은 조각품들로 공간을 허전하지 않게 채우고 있으면서 녹지를 지붕으로도 끌어들인 자연친화적인 건물이다. 건물의 삼면은 해자와 같은 수로로 둘렀다. 건물이 작품이다.
![](https://t1.daumcdn.net/cafeattach/1WGiS/90c639ebec5bbbad5f516d31417fb1ac8fa2f1f3)
![](https://t1.daumcdn.net/cafeattach/1WGiS/794a3c6b8a03ac613e697aaef39fff059bb76489)
![](https://t1.daumcdn.net/cafeattach/1WGiS/c68214b2cff79768582b12de613c6c6e75b7f087)
건물 안 전시실 외벽은 이렇게 아이들이 그린 그림으로 만든 타일 작품의 전시장을 삼았다. 이름하여 <5만의 창, 미래의 벽>이다. 하나하나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게 안타까울 정도로 상상력과 야무진 색채감각을 담고 있다. 아직도 계속 전시품에 대한 기대가 된다.
![](https://t1.daumcdn.net/cafeattach/1WGiS/e13fa1dad82cccbbd9b7add1264a6e4c8b340c4f)
![](https://t1.daumcdn.net/cafeattach/1WGiS/4756f6d2a0b54aa7aa369db7ffdecfc3d4855829)
전시실 입구,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 기획 전시 주제이다.
![](https://t1.daumcdn.net/cafeattach/1WGiS/c2ca8e8fc2e781f5f4878e616195d1a4af4834d4)
![](https://t1.daumcdn.net/cafeattach/1WGiS/b89b07ac2b396eb7ce97931d015b87b5d5f6709c)
![](https://t1.daumcdn.net/cafeattach/1WGiS/14634f2079e1e83ccddb2833494ce02a8afca799)
이문주 작가의 <행신동>과 <텃밭>이라는 2개의 연작이다. 이 작품 덕에 오늘 전시장 발걸음이 뿌듯했던 거 같다.
자연과 두어 사람의 옷 색깔이 주는 대비와 <행신동>이라는 큰 작품이 사실은 2개의 작품을 포개놓은 것과 같은 형식적 실험물이라는 충격이 한 동안 작품에서 걸음을 떼지 못하게 했다. 그중 빨간옷 입은 모녀 부분만 따로 소품을 만들어 별도의 작품 <텃밭>으로 그렸다. 이 또한 놀라운 창의력이다. 불에 탄 듯한 고원은 삭막한데 그 아래 3개 그룹 인간 군상은 생활을 엮고 있다.
작품이 주는 메시지는 다양하다. 세 개쯤으로 대비되는 선명한 색채 경계를 통해 퇴락과 재생과 그 재생도 압도하는 미래적 붉은색으로 세상을 나눈다. 아마 엄마는 아이의 신발을 고쳐신겨주는 듯하다. 아이는 신발을 제대로 신고 미래로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다.
그 뒤로 초록생 자연에 압도되는 채도 낮은 곤색 옷을 입은 할머니, 아저씨는 그저 생활을 꾸려나가는 생활에 압도되고 자연에 순응하는 사람들이다. 기성세대가 그러해도 초록과 미래는 있다.
그러나 오늘의 감동은 여기까지였다.
![](https://t1.daumcdn.net/cafeattach/1WGiS/0b365051bc500f1a5ee2c260a0750b79e6e4553c)
![](https://t1.daumcdn.net/cafeattach/1WGiS/b38d95b5836acf1af1ae782fa0b2f705c0330daf)
![](https://t1.daumcdn.net/cafeattach/1WGiS/29d45bb2d159b7e4912daac3ba77297418571d98)
![](https://t1.daumcdn.net/cafeattach/1WGiS/4b5157c7779fedaad97e160d86867f65513f4f7f)
설치미술, 비구상 그림 등 전시물들이 많이 있었으나 이해하기 어렵고, 예술성에 대한 공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연하다. 그것은 대만과 한국이 비슷하다는 것을 한 자리에서 보았다.
![](https://t1.daumcdn.net/cafeattach/1WGiS/6bd8ef86de75ff1bbd6809097c139771bb380fc4)
![](https://t1.daumcdn.net/cafeattach/1WGiS/b83260e09ef98fa55f23da9e88f2d8b9cb817f59)
![](https://t1.daumcdn.net/cafeattach/1WGiS/c79b98d7049b7bbd80f4cd20b2d3004e3ec71537)
추더이라는 대만 작가의 비구상 작품, 강렬한 색상의 대비가 인상적이지만 메시지를 어떻게 찾아야 할지, 여전히 어렵다.
대만의 대학 미술과 교수로서 한국에서도 작품 활동을 한 유명작가라는데, 한국과 대만이라는 환경의 변화를 작품에서 찾기는 쉽지 않다. 한국에서 그린 그림인지, 대만에서 그린 그림인지, 삶의 환경이 그림 속에 어떻게 표현되는지 찾는 것은 숙제로 남는다.
![](https://t1.daumcdn.net/cafeattach/1WGiS/b9ca31b65beb5efc4e9cfb45a90f56422e5141bd)
![](https://t1.daumcdn.net/cafeattach/1WGiS/3d1011cac2edc8857996ff892d7a6f667096c7bf)
![](https://t1.daumcdn.net/cafeattach/1WGiS/dd8e44b9602e1c424e85e7b2b0d1d48ed8576f0b)
경기도 미술관의 좋은 점 중 하나는 커피숍이다. 미술관 밖을 해자처럼 물로 감싸놓았는데 그 작은 수로를 건너면 밖에서 마실 수 있는 테이블이 운치있게 놓여 있다. 더우니까 시원한 실내에서 밖을, 멀리는 연못까지 바라다 보며 눈도 마음도 쉬면서 커피를 마실 수 있다.
![](https://t1.daumcdn.net/cafeattach/1WGiS/24043210a375b4defd9beea6a2dacf93103ced97)
![](https://t1.daumcdn.net/cafeattach/1WGiS/0d248b00d49b272c0aeee0742d08a0c4c5d6d255)
미술관 안에서는 영상물도 돌아간다. 북한이다. 도문강 변경이라고 쓰인 두만강 다리가 있는 북한과 중국의 국경이다. 이곳은 그래도 제법 깊은 강이지만 카메라를 돌리면 얕은 개울 수준의 강물도 나타난다. 국경만 아니면 누구나 쉽게 바지가랭이 걷어올리고 건널 수 있을 듯한 곳이다. 그러나 국경이어서 북한 사람이 목숨 걸고 집을 떠난 곳이기도 하다.
오래 오래 전에 바로 이곳의 다리를 방문했던 적이 있다.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것이 경박스러워 보일 정도로 역사와 정치의 무게가 무거웠던 그곳, 어디선가 탈북의 행렬이 숨어 있을 것만 같아 무거운 긴장으로 마음 아팠던 그곳이었다.
조만간 저곳이 우리의 국경이 되어 편안한 마음으로 응시할 수 있는 경계가 되기를 바란다. 목숨 걸어야 넘을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언제나 집을 떠나는 우리 삶의 여행처럼 그렇게 일상으로 넘어설 수 있는 그런 곳이 되기를 바란다.
![](https://t1.daumcdn.net/cafeattach/1WGiS/85de68afa28150d4d6644c0a68f30331ab00e274)
![](https://t1.daumcdn.net/cafeattach/1WGiS/a94b017f3bc36001f766c34fc67aff071f4b150c)
![](https://t1.daumcdn.net/cafeattach/1WGiS/b19b7f45298206ee939d4ef5b59a0edae3a68bd4)
![](https://t1.daumcdn.net/cafeattach/1WGiS/839a08ad7524d905c983635461bb3c7610f25e47)
3. 박물관 주변
박물관 앞은 끝이 희미한 연꽃 연못이다. 멀지 않은 시흥 연꽃 공원에 가면 지금 연꽃이 지천으로 피어 있다. 연꽃밭이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곳처럼 경계가 없이 끝없는 연꽃밭, 그냥 우리가 연못이라고 부르는 곳이 연꽃을 안은채 그렇게 펼쳐진다.
미술관이 이렇게 아름다운 곳은 처음 보았다. 유럽 어느 미술관보다도 아름답다. 뭉크의 <절규>가 전시되어 있던 노르웨이 오슬로 외곽 <뭉크박물관>, 파리의 <오르세미술관>도 나름 자연풍취를 벗했으나 이렇게 아름답지는 않았다.
게다가 넓은 팔각정은 연못과 미술관을 연계시키며 사람에게 두 공간을 품을 여유를 주기까지 한다. 미술관에 와서 느끼는 세번째 충격이다.
첫번째는 미술관 정면 전경, 그리고 아까 그 화가 이문주의 작품, 그리고 미술관 후면 전경, 연못과 팔각정을 포함하는 후면 풍광이다. 세번째 충격으로 오늘 미술관 기행은 훌륭하게 마무리되었다.
#경기도미술관 #화랑저수지 #행신동 #이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