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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인 '진도'...
'접도'라는 섬은 진도대교 덕분에 진입이 편리해 졌지만, 그래도 서울에서는 머나 먼 섬이다.
진도에서 다시 남쪽으로 내려 가야만 한다. 약 300m 거리를 두고 작은 섬이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이번에 '웰빙산행'으로 간 곳이 '접도'라는 섬이다. '섬 중의 섬' 이라고 불리지만, 배를 타지 않아도 갈 수가 있는 곳이다.
이 오지에 마을이 생긴 것은 약 100년이라 한다. 전씨 일가가 입도했다는 설이 있으며, 약 1270년에 삼별초 군이 금갑선창을 통해 제주도로 퇴각하던 중 잔류병이 접도에 살기 시작했다는 설도 있단다. 남쪽 가장자리에 있어서 일까... 이 섬은 유배지였다. 그래서 오랜 세월 동안 인적이 드물어 마을과 항구를 제외하고, 자연 그대로의 원형이 잘 남아 있다.
1987년 완공된 접도 연도교로 진도와 연결되면서 교통이 편리해 지고, 사람들의 왕래가 잦아지면서 관광지로서의 면모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21세기에 통용되는 '섬 중의 섬'의 대표적인 곳이 접도가 아닐까 싶다.
연도교를 지나 '수품항'으로 가다 보면 작은 포구를 볼 수 있다. 김양식장이 많아서인지 조수간만의 차로 드러난 바다의 밑바닥에 파래, 김 등 해조류가 옅게 깔려 독특한 색감의 바다 풍경을 보여준다.
수품항에 들어서면 이 작은 섬에 이렇게 규모가 큰 항구가 있을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수품항은 국가지정어항이다. 방파제 등을 설치해 어장의 개발과 어선의 대피에 용이하도록 조성된 어항이다.
멀리 보이는 등대에서 김양식이 한창인 현장의 모습까지, 어촌의 생동감이 진한 바닷내음과 잘 어울린다. 어촌 분위기를 마음껏 즐겼다면 이번에는 시원한 풍경을 즐기기 위해 좀 더 높은 곳으로 이동해 보자.
수품항의 곳곳에 웰빙 등산로 방향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수품항으로 진입하는 도로 맞은편, 오르막길을 이용하면 여미주차장을 사용할 수 있다. 접도의 웰빙등산로는 이미 등산 마니아들에게는 유명한 코스로 평판이 자자하다.
해발 164m의 '남망산' 능선에 놓인 매력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상록수가 군락을 이루었고 야생화를 쉽게 볼 수 있단다. 또한 남해의 풍광은 더 설명할 필요가 없는 감동 자체란다. 이름하여 지붕없는 수목원이라 할 수 있다.
웰빙등산로 전 구간은 약 12km로, 5시간 정도 소요된다. 하지만, 구간끼리 만나는 지점 덕분에 시간조절이 용이한 구성을 가졌다. 일단 전망대가 있는 쥐바위로 향할 수가 있다. 경사가 높은 오르막이 더러 있지만, 대부분 짧은 편이라서 가벼운 산책을 한다 치고 부담 없이 진입해도 된단다.
진도군의 자랑 중 하나인 상록수림을 여기서도 볼 수 있다. 사시사철 푸른 숲을 선사한다. 동백나무, 후박나무 등이 끼리끼리 모여 작은 군락을 이루며 숲을 메웠다. 등산로를 따라 이동하다 보면 분위기가 급변하는 기분이 드는데, 주위의 군락이 변하면 분위기도 같이 변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다양한 수목의 군락이 등산을 즐겁게 한다.
약 30분쯤 오르면 쥐바위 전망대에 도착이다. 해발 약 159m로 남망산 정상(164m)에 이어 접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다. 전망대에 앉으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단다. 평온해 보이는 마을,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남해, 남망산에서 뻗은 여맥, 그 골짜기가 땅으로 퍼져 작은 평지를 이루는 모습 등등 천천히 하나 하나씩 시선을 옮기며 풍경을 음미해 본다.
남쪽 끝에 위치한 섬이기에 일몰과 일출 풍경이 멋질 것 같다. 다음에 이곳을 찾을 때는 그 모습을 담아가기로 계획 해 본다. 상록수 숲내음과 바닷내음을 마음껏 들이마시며 걷다 보면 꽃향이 느껴지는 곳에 도착한단다. 동백숲이다. 등산로 주변의 동백나무 군락 중 가장 오밀조밀하게 넓게 퍼진 군락이다.
동백꽃들이 만개한 상태는 아니지만, 성격 급한 봉우리가 망울을 터트렸다. 수풀이 빽빽한 게 동굴 같은 느낌이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주니 잠깐 서서 눈을 감아본다.
고개라고 부르기도 모호한 오르막을 넘을 때면 새로운 풍경이 매번 펼쳐지니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서귀바위, 병풍바위, 말똥바위, 솔섬바위 등등 기암의 다양한 표정이 인상적이다.
병풍바위를 둘러 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해변으로 내려가는 길과 섬 안쪽으로 들어가는 길, 두 방향이다. 여기서 해변으로 내려가면 접도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이 기다린다. 해안 암석과 산길을 번갈아 가도록 구성돼 그야말로 팔색조 같은 길이다.
섬 중의 섬이라는 표현이 다시 한 번 실감 난다. 해안의 기암에는 바다의 생태계가 살아있고, 어떤 경계도 없이 자연스럽게 숲의 생태계로 넘어가는 모습이 신기하면서 경이롭다.
접도의 웰빙등산로를 가기 전, 등산장비 하나 정도는 없어도 상관없지만 카메라만은 꼭 지참하자. 시도 때도 없이 담고 싶은 풍경과 야생화가 지천으로 널려있으니 말이다. 남도의 갈바람이 갑자기 그리운 때가 잦다. 하지만 봄기운 가득 담은 접도의 바람도 자주 생각날 것 같은 예감이다.
- 평화롭기만 한 '수품항' -
- '쥐바위'의 일출전망대 -
- '말똥바위'에서 -
- 솔섬해안과 '솔섬바위' -
- 작은여미해안과 '대도전촬영지' -
- 여성느티나무 -
- 남성느티나무 -
- '병풍바위'(造軍幕 터), '금잡진성' -
- '병풍바위'쪽에서 '쥐바위'의 모습 -
- '쥐바위'에서 바라다 본 '남망산' 정상의 모습 -
- '남망산' 정상(돌탑만 있단다.) -
※ 여행정보
1. 찾아가는 길
◈ 자가용
○ 목포IC → 영산호하구둑 → 영암방조제 → 금호방조제 → 77번 국도 → 우수영 → 금골교차로(진도대교 방면) → 의신면 금갑리 → 수품항 → 접도
○ 해남IC → 우수영 → 금골교차로(진도대교 방면) → 의신면 금갑리 → 수품항 → 접도
◈ 버스
○ 서울 ↔ 진도 : 1일 4회 왕복(5시간 30분 소요)
○ 광주 ↔ 진도 : 1일 20회 왕복(2시간 소요)
○ 목포 ↔ 진도 : 1일 22회 왕복(1시간 소요)
○ 서울 ↔ 목포 : 1일 25회 왕복(4시간 40분 소요)
2. 맛집
○ 구장터 : 생선매운탕, 백반, 061)543-3722
○ 팽목횟집 : 생선회, 매운탕, 061)544-1975
○ 기와섬 : 회정식, 전복, 061)543-5900
○ 이조숯불갈비 : 갈비, 갈비탕, 냉면, 061)544-8183
○ 제주촌 : 쇠고기등심, 돼지갈비, 061)544-4919
3. 숙소
○ 남강모텔 : 진도읍 성내리 46-10. <(061)544-6300>
○ 프린스모텔 : 진도읍 남동리 745-5. <(061)542-2251>
○ 왕고개모텔 : 의신면 침계리 878-1. <(061)543-9556>
○ 진도관광모텔 : 군내면 녹진리 3-2. <(061)542-2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