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가>
눈이 번쩍 뜨이게 맛있는 집이다. 맛있는 음식은 풍미가 좀 달라도 다 알아보고 어디서나 좋아한다는 점에서 같다. 미국에서 먹는 멕시코 음식보다 나은 거 같다. 한국인의 손맛이 가미되어서인가. 독일의 슈바인학센(족발)도 한국에서 먹는 것이 더 맛있지 않을까 한다. 파리바게트가 파리로 진출한 것과 같은 맛의 마술을 이곳에서도 부리는 게 아닐까.
1. 식당얼개
상호 : 호세가
주소 : 서울 금천구 남부순환로 108길 19 1층(가산동 145-13)
전화 : 070-8959-8826
대표음식 : 멕시코음식
2. 먹은 날 : 2022.4.13. 2022.7.19.
먹은음식 : 콤보셋트메뉴 29,000원(2인) : 포크타코, 치킨브리또, 비프프라이
3. 맛보기
아주아주 오래 전에 북경 산리툰 인도음식점에서 인도음식을 먹으면서 몇 중으로 놀란 기억이 있다. 아, 인도 음식도 맛있구나. 북경에는 이런 외국음식점이 있구나. 당시로서는 한끼 먹으려면 어지간한 중국인 몇 달 월급은 줘야 되는 집이었는데, 이렇게 사람이 붐빌 정도로 중국 내에서도 외국음식이 활성화되어 있구나, 등등 여러 생각이 들었었다.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던 한국 식당 판도가 좀 의아했었다. 오늘 이런 멕시코 식당에 중국인이 온다면 그때 나와 같은 의문을 가질 것같다. 야, 이런 음식도 즐기다니 한국 사람들 음식 애호가 대단하구나. 이런 동네 골목길에서 이렇게 굉장한 음식을 그것도 비싸지 않은 값에 즐길 수 있다니, 한번 더 놀랄 거 같다. 산리툰은 외국기업 전시장같은 동네라 고객이 중국의 라오바이싱은 아니니, 이곳이 주는 감동이 더 클 거 같다.
캐나다 유일음식이라는 푸틴보다 여기서는 보조 음식일 뿐인 맥시코 감자튀김이 몇 배나 더 낫지 않을까. 그 평범한 감자튀김도 재료와 맛을 조금 가미하니 이렇게 훌륭한 음식이 된다. 마이더스의 손이 음식을 하는지, 살찔 염려는 뒷전이고 자꾸 손이 간다.
닭날개튀김은 약간 달근한 맛이 돈다. 아마 멕시코 향료 덕분일 거다. 전혀 새로운 음식이 된다. 멕시코 타코는 간단한 재료인 거 같은데, 전병에 싸이니 놀라운 음식으로 신분상승 한다. 자몽주스를 더하니 맛을 한층 살려준다.
버리또는 미국 여행중에 가장 흔하게 먹는 음식인데, 크기만 하고 섬세하지 못한 물량 공세로 양과 질이 모두 부담스럽기만 했었다. 이곳 버리또는 앙징스러운 데다 섬세하게 채워진 다양한 재료가 먹는 재미를 쏠쏠하게 한다. 이쯤해서는 또 무슨 재료가 나올 것인가. 또 무슨 맛으로 즐거움을 줄 것인가. 부위별로 다른 재료가 들어가 있어 물리지도 않고, 다양한 맛과 영양과 식감이 맛의 새로운 영역에 빠져들게 한다.
터키의 케밥과 함께 저력 있는 음식, 타코 버리또가 한국에서 그 성세를 예고하는 거 같다. 중국의 자장미엔을 짜장면으로 환골탈태한 그 실력으로 한국식 멕시코 음식을 만들지 아울러 기대해본다.
포크타코. 돼지고기 튀김에 야채를 곁들였다.
닭고기버리또. 맛의 파노라마다.
고추가 맵다. 조심해야 한다. 그래도 뒷맛이 개운하고 음식과 잘 어울리니 꼭 먹어봐야 한다.
비프프라이. 소고기가 조연이다. 소고기와 각종 야채를 양념처럼 끼얹었다. 감자프라이가 마술처럼 신선한 음식으로 탈바꿈한다.
작은 식당이지만 멕시코 분위기를 누리는 데 손색이 없다. 강렬한 색상의 음식과 식기가 우선 눈에 띈다.
콩과 야채와 고기와 갖가지 재료들의 변주, 아래로 파고 내려가면 노란 밥도 나온다. 별로 끈기가 없어서 밀가루 또르띠야와 어울리는 속이 된다.
자몽에이드. 오랜만에 자몽으로 짝을 맞춘다.
포크와 수저도 조금 다른 이국의 맛이다.
4. 먹은 후
1) 한국에서의 멕시코 음식의 여성성
점심이 11시반부터인데, 벌써 줄을 선다. 입구에는 테이블링 앱이 설치된 전화번호 입력판이 있다. 번호를 입력하면 자동적으로 대기 번호 만들어 알려준다. 카톡에 자동 알림도 뜬다. 식당 대기 보편화로 생긴 또 하나의 문명이기다.
어렵게 들어간 식당의 손님은 대부분 여자, 남자끼리는 한 팀도 없다. 좁고 불편하지만 아늑한 맛도 있다. 담아내오는 음식은 맛도 좋지만 프레이팅도 근사하다. 거기다 맥주하고 먹기가 좋아서 분위기 있는 대화에도 좋다. 이런 것을 다 갖추면 대부분 여성들이 누린다.
해외여행 단체팀에서 대부분 경험하겠지만 이상하게 남자들은 음식에서 여자보다 더 보수적이다. 한국음식에 사로잡혀 해외에 나가면 음식에서는 과도한 애국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음식에 손을 못대거나, 돌아와서 맛있게 먹은 해외음식으로 삼겹살에 소주를 꼽는 사람들도 대부분 남자들이다. 그래서인지 멕시코 음식은 별로 용기가 필요하지 않을 듯한데도 남자들이 많지 않다.
오히려 멕시코는 강렬한 이미지가 앞서는 나라여서 음식도 그런 이미지가 입혀졌을 텐데 말이다. 멕시코 음식 식탁 앞에 앉은 젊은 여성들, 덕분에 한국음식의 세계화, 세계화되는 한국인의 입맛 실현이 더 앞당겨질 거 같다.
미각의 즐거움과 삶의 즐거움을 누리는 데 더 적극적인 여성들의 세계를 음식 문화에서도 확인한다. 덕분에 더 많이 열리고 더 많이 따뜻해지고 더 많이 품어주는 세상이 되기를 기대한다.
2) 유럽은 케밥이, 미주는 타코가
유럽은 이미 케밥이 점령한 게 아닌가 싶다. 화려한 음식을 자랑하는 프랑스도 실상을 열어보면 고달프다. 지중해의 도시 마르세이유는 물론이고 음식의 수도라는 리옹도 편하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의 자리는 이미 케밥에 내줬다.
북미는 타코의 나라다. 미국이 힘으로는 멕시코를 괴롭혔을지 몰라도 적어도 음식으로는 멕시코에 점령당한 거 같다. 남쪽에서는 어디를 가나 타코와 버리또의 천국이다. 캐나다에서도 맛있는 타코를 먹을 수 있다. 북미는 모두 제 나라 음식이 없다. 모두 이민자의 음식, 유럽 이민자가 아닌 남미나 아시아의 음식이 대중적이다.
영국에서도 일류 식당은 인도식당, 네덜란드에서도 인도네시아 음식이 고급음식이다. 힘으로는 눌렀지만, 음식으로는 역습을 당했다. 음식은 사람이다. 음식에서는 힘이, 귀족이 통하지 않는다. 서민이 대중이 지배하는 세계가 음식의 세계이다. 인간의 세계가 음식의 세계이다.
3) 근처 커피숍 '두즈'의 커피
가산우체국쪽 큰 길로 나와 첫번째 만나는 오른쪽 횡단보도를 건너 바로 골목으로 들어서면 바로 눈앞에 보이는 동네 커피숍이다. 편안한 분위기에 놀랐고, 역시 눈이 커지는 맛에 놀랐다. 멕시코 식당, 좁은 곳에서 부지런히 먹고나서 혹시 맘이 좀 불편했다면 여유를 찾기에 딱 좋은 집이다.
2022.7.19. 콤보세트b 3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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