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갈비탕>
함양은 갈비탕이 유명한 곳이다. 유명지 유명메뉴의 맛으로 부끄럽지 않은 곳이다. 찬마다 제맛을 품고 있다. 일부 음식이 제때 음식이 아닌 것은 서운할 수 있으나 맛만은 부족함이 없다. 이름이 알려진 무명의 식당이어서 쏠림 현상으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는 거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유명도보다 맛으로 식당을 찾았으면 하는 맘에 이 글을 쓴다.
1. 식당대강
상호 : 한양갈비탕
주소 : 경남 함양군 함양읍 용평길 10 1층
전화 : 055-963-9175
주요음식 : 갈비탕, 갈비찜
2. 먹은날 : 2022.11.30.
먹은음식 : 갈비탕
3. 맛보기
갈비탕 국물 한 숟갈이면 와우, 정말 괜찮은 맛인데, 할 것이다. 김치맛도 나물 맛도 좋다. 서울에서라면 김치에 깎두기면 더 이상 찬이 없는데, 고추도 냉이도, 전도 함께 나온다. 시골 인심이다. 밥이 좀 서운타. 고슬고슬한 맛이 사라졌으니 말이다. 국물에 말아 위로를 한다.
갈비탕. 국물과 갈비 맛이 다 흠잡을 데 없다. 한 입에 추위가 녹는다. 부드럽고 깊은 소갈비 국물 맛, 맛난 국물 뜨겁게 먹으니 추위가 물러난다.
안에 든 당면 맛은 압권이다. 쫄깃거리고 쫀득거린다. 국물 안에서도 확실히 정체성 지키고 있다. 국물맛도 국수가 아니어서 흐려지지 않았다. 잘 어울린다.
혹시 양이 부족하거든 당면을 추가로 주문할 수 있다. 밥보다 당면이 더 좋았는데 과식 참느라고 안 시킨 것, 후회할 거 같다.
김치 맛이 아주 좋다. 익지 않았는데 제맛이 들었다. 풋풋하고 사각거린다. 맵지도 짜지도 않고 간도 적당하다.
총각김치. 살풋 익은 김치가 갈비탕 국물과 잘 어울린다. 무청도 싱싱한 기운이 좋다.
오늘 압권은 바로 이 냉이무침. 살짝 들깨국물이 들어간 듯 싶다. 신선하게 데쳐져 식감이 제대로 살아 있는 데다가 간이 적절하다. 냉이는 봄보다 가을이라고도 하는데, 이 말의 뜻을 제대로 실현한다.
아, 제때 무쳐 내왔더라면. 아쉽다. 그래도 김을 넣어 무친 아이디어가 놀랍다. 맛도 어지간하다.
4. 먹은 후
4. 맛본 후 : 식당 선택 기준
맛에 비해 손님이 적다. 아래는 숙소에 붙은 맛집 안내 목록이다. 자세히 보니 이 목록 안에는 있다. 의문이다. 이렇게 맛있는데 왜 손님은 그만큼 많지 않을까. 1)맛을 제대로 주목하지 않는 걸까. 2)작은 도시에서 외식 인구 많지 않아 손님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인가. 3)아님 특정 식당으로만 쏠리는 걸까.
감히 셋 다라고 말하고 싶다. 손님 많은 집보다 맛있는 집으로 가자. 주관적인 맛에 자신을 갖고 식당을 고르자고 말하고 싶다.
인구 4만의 작은 도시, 거기다 외식을 그다지 즐기기 않는다는 경상도 분위기가 반영되어 식당을 살려낼 만큼 외식인구가 안 되는 것인가. 외래 방문객은 없는 걸까. 관광철은 살짝 지났지만 코로나가 약화되어 여행이 전반적으로 살아나고 있는 상황인데, 아직 더 기다려야 하나.
읍내 알려진 다른 식당으로 손님 쏠림이 있는 거 같다. 소수 식당만 살아남으면 나중에는 선택지가 줄어들고, 음식 발달이 멈추게 된다. 경쟁이 사라지면 안일해져 맛을 위한 노력이 줄어들고 메뉴 자체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같은 메뉴라도 식당마다 맛 내는 방법이 다 다르다. 조리법의 차이가 맛의 색깔 편차를 만들어내고 그것이 결국 음식의 다양성을 이룬다.
은근히 외지인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맛집을 길러보자. 100년가게도 처음부터 백년가게였던 것이 아니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다. 아직 터잡지 못한 식당, 맛은 아는 식당이라면 드나들면서 키워보자. 적극적으로 음식에 대한 느낌도 말해주고, 품평도 적극적으로 해보자. 단골을 위한 식당의 노력과 단골로 대접받는 자존감이 숨은 식당을 만들어낼 것이다. 내 식당이 될 것이다. 이 식당이 바로 그런 식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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