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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저 편 the far side of the moon
작 : Robert Lepage
원안 : Peder Bjurman
공동대본 : Adam Nashman
제작 : Ex Machina
번역 : 성수정 (번역가)
* 공연에 관련된 모든 권한은 Robert Lepage Inc.와 Le Projet Ex Machina에게 있습니다.
프롤로그
필립: 망원경이 발명되고 갈릴레오가 처음으로 관측하기 전에, 사람들은 달을 거대한 거울이라고 생각했다. 달 표면에 보이는 산과 바다는 지구에 있는 산과 바다의 잔영이라고 믿었다. 20세기가 되어, 소련 최초의 달 탐사선이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달 반대편의 이미지들을 전송했을 때, 세계는 유성과 다른 천체 파편에 상처받고 망가진 달의 두 번째 얼굴을 발견하고 경악한다. NASA 과학자들은 한술 더 떠 이를 ‘달의 일그러진 얼굴’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미국인들의 이런 표현은 이제부터 달 저 편의 분화구들에 러시아 코스모노트(Cosmonaut 우주비행사)와 시인, 발명가들의 이름이 붙게 될 거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듯하다. 미소 두 나라 간의 우주개발 경쟁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본 공연은 상대의 얼굴에서 자신의 허영심과 일그러진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두 형제 간의 경쟁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빨래방에서
필립, 옷을 세탁중이다. 공연 크레딧이 세트에 투사된다. 필립, 세탁기 속으로 사라진다. 아폴로 11호 발사의 오디오 녹음 실황이 들려온다.
스푸트니크호의 첫 비행
스푸트니크 1호의 발사 비디오 장면. 러시아어 실황. 원음 사용.
논문 발표
필립: 안녕하십니까. 눈보라에도 불구하고 오늘 제 논문 발표에 와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오늘 내놓는 제 박사논문 이론의 주제는 우주여행에 대한 인간의 관심 이면에는 호기심만이 아니라 나르시시즘도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저는 러시아의 위대한 공학박사 콘스탄틴 치올코프스키(Konstantin Tsiolkovsky)의 성과를 인용하려 합니다. 나눠드린 자료 25페이지를 보시면 치올코브스키의 다섯 살 때 사진이 실려 있습니다. 물론 그 나이 또래 다른 아이들처럼 동화책을 아주 좋아했다고 합니다. 한편으로는 부친의 공학 매뉴얼에 처음으로 관심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유감스럽게도 치올코프스키는 열 살 때 청각을 잃습니다. 커다란 비극이지만 그의 위대한 비전의 씨앗이 되기도 했습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지구 중력으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이탈 속도 계수(escape velocity equation)를 발전시킨 사람은 치올코프스키입니다. 연료를 동력으로 하는 다단계 로켓에 의한 우주여행을 최초로 생각해냈고, 심우주의 위험에 대비해 최초의 우주복을 고안한 사람 역시 그입니다. 하지만 1895년 파리 에펠탑을 방문한 치올코프? 뵀객?성층권을 지나 심우주에 이르는 거대한 구조물을 상상하게 됩니다. 그가 스페이스 캐슬(Space Castle)이라고 명명한 이 구조물에는, 탑의 정상에 위치한 관측대로 사람들을 실어올리는 소형 엘리베이터가 있습니다. 바로 여기서 우리는 동화가 그의 실제적인 엔지니어링에 미친 영향을 확인하게 됩니다. 이 구조물을 건설할 수 없었던 단 한 가지 이유는 그런 엄청난 무게를 감당해낼 만큼 강력한 소재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가 오늘날 해결된다면 현재 우주 왕복선 발사에 드는 4억 달러 대신에 엘리베이터 운행에 드는 전기료 40 달러 정도만으로도 충분해 집니다. 치올코프스키는 “지구는 인간의 요람이다. 하지만 인간은 요람에서 전생을 보내서는 안된다”라고 말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 말을 염두에 두고 이제 제 논문의 주요 쟁점으로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앙드레와 통화 중인 필립
필립: 여보세요, 앙드레?... 형이다. 대체 어디 있었어? 제기랄, 네 말 안 믿어. 왜냐, 빨래방 앞에서 30분이나 기다렸는데도 넌 안 나타났쟎아. 오후 2시에 대학에서 논문 발표가 있는데도 말이야. 그래 중요해... 돌아가신 분이 입던 옷을 그냥 가난한 사람들한테 줄 순 없어. 먼저 세탁해야지. 이건 체면 문제야그게 도리야. 아니, 집이 아니라, 어머니 댁에 있어. 이삿짐센터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어... 그래 오늘 하기로 했어. 몇 주씩 질질 끌기 싫고, 넌 손 하나 까딱하지 않을 테니. 기념삼아 가졌으면 하는 가구나 물건 있니, 아파트에서 치우지 말았으면 하는? 책장? 아, 그 커다란 검은색 책장, 어렸을 때 우리 방에 있던? 어, 계속 사용하셨어. 근데 그걸 원한다면 연장통을 들고 와서 분해해야 할거다, 엘리베이터에 안 들어갈거야. 일요일 저녁까지 와서 가져가. 관리인한테 월요일 전에 집을 비우겠다고 막 얘기했거든. 아파트를 벌써 다른 환자에게 배정했대... 대체 뭘 기대하는 거야? 그럼, 나머지 서류정리는 언제쯤 할까? 아니, 수요일은 안 돼. 몬트리올에 간다... 아니 그런게 아니라... 코스모돔에서 중요한 회고전이 있거든. 논문을 위해 보고 와야 할 것 같아. 화요일? 네 방송은 몇 신데? 앙드레, 한 시간도 안 걸릴거야... 약속해. 서명 두 개만 있으면 되는데... 남기신 게 없으니까! 저축 채권으로 5천 달러쯤 있는데 생명보험은 안 드셨어, 그래서... 아니, 아냐. 커피는 내가 끓일 테니 머핀은 네가 가져와. 커피를 끓이는 건 나니까, 머핀은 네가 가져와야지. 부탁 하나 들어줄래? 금붕어 좀 가져갈래? ... 금붕어 기르셨어. 앙드레, 알레르기는 물고길 먹을 때 일어나는 거지, 물고길 기르는 거랑은 아무 상관없어!... 어머니가 마지막까지 가지고 계셨던 생명체잖아, 그리고 난 그걸 변기에 넣고 물! 을 내릴 용기는 없어! 그러니까 네 집이잖아!... 그 놈이 뭔데 ?... 아니, 공식적으로 네 집에 들어온 거야?... 야, 더 이상 토론할 시간 없어. 화요일에 얘기하자. 화요일 아침 10시... 그리고 이번엔 정말 나와주는 거지?
코스모돔의 레오노프
레오노프: 안녕하십니까! 저는 알렉세이 레오노프입니다. 몬트리올 코스모돔에 초청받아 소련의 우주 프로그램에 대한 이 특별한 전시회의 개막을 알리게 돼 영광입니다. 수 차례에 걸쳐 동물들을 대기권 밖으로 보내는 실험을 한 이후, 1959년 우주 프로그램의 책임자인 세르게이 코롤리에프는 마침내 인간을 파견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 최초의 러시아 코스모노트(우주비행사)들 가운데 한 명으로 선발된 것을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군에서 훈련을 받기 전 저는 상트 페테르부르크 예술학교에서 미술을 공부했는데, 코스모노트라는 직업이 예술적인 면을 표현하는데 전혀 방해가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적잖이 놀랐습니다. 오히려 대기권 밖으로 수없이 나가면서 저는 연필을 가져가 그 곳에서 바라본 지구를 많이 스케치했습니다. 그 스케치들이 이번 전시회에서 여러분들이 보시게 될 그림입니다. 사람들은 종종 제게 묻곤 합니다, 어떻게 한 사람이 예술가인 동시에 코스모노트가 될 수 있느냐고. 저는 둘 사이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대답합니다, 두 직업 모두 호기심과 모험심만 있으면 되니까요. 오늘 이 곳에 와 주! 신데 대해 감사드리며 소련의 우주 프로그램 전시회가 공식적으로 개막함을 선언합니다!
가가린의 비행
유리 가가린의 스푸트니크 비행 비디오. 러시아어 보이스-오버. 원음.
기상 캐스터 앙드레
앙드레: 위성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현재 북미 대륙 전역에 걸쳐 기세를 떨치고 있는 폭풍우 세력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 폭풍우는 동쪽으로 이동하며 중부 주들에 영향을 주고, 이어 국경을 지나 캐나다로 진입할 것으로 보이는데 엄청난 눈폭풍을 동반할 것으로 보입니다. 밤새 폭풍은 강한 남풍을 동반하며 동쪽으로 이동해 해상에 차가운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스페 반도에서 방송을 보고 계시는 시청자 여러분께는 내일 휴가를 내거나 출근 시 조심 운전하실 것을 권합니다. 캐나다 중부 지방의 내일 예상 기온입니다. 예측했던 바와 같이, 기온은 예년 평균을 웃돌고 있습니다. 우선 토론토 지역은 최저 영하 8도, 오타와 영하 10도, 북부는 많이 내려간 영하 15도, 치쿠티미 영하 14도, 몬트리올 영하 10도 그리고 퀘벡 지역은 영하 12도로 예상됩니다! 그렇다고 방심하진 마십시요. 현재 온타리오 북부에 형성중인 저기압 세력으로 인해 주말에는 캐나다 전역에 걸쳐 찬바람이 불면서 예년 기온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입니다. 좋은 소식도 있습니다. 밝은 면을 보자면 낮이 길어지고 있으며, 내일의 경우 일출은 오전 7시 35분, 일? 薦?오후 4시 15분경으로 예상됩니다. 이상으로 일기 예보를 마칩니다. 웨더 채널(Weather Channel)의 전 직원을 대표하여 시청자 여러분 모두 즐거운 연휴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앙드레와의 아침식사
앙드레: 그 돈으로 플로리다 같은 데나 『? 가려고 돈을 쓴다고 해 봐! 아니, 형은 마흔 둘이야. 그런데 비행기를 타본 적도 없다구! 이건 정상이 아니야! 외출도 하고, 움직이고, 운동도 하라구. 모르겠어, 체육관에 등록을 하든가! 내 말은 5천 달러잖아야. 난 필요 없어. 형이 가져. 뭔가를 사든, 뭐든 말이야! 내가 형을 도우려 할 때마다 항상 같은 일이 벌어져... 형은 항상 거부해. 형, 문제가 뭔지 알아? 형은 자의식이 너무 강해, 자부심 덩어리야. 그게 바로 형의 문제야! 좋아, 어디다 서명해? 물고기 이름은 있어? 베토벤... 베토벤이라고 부르셨다구. 왜, 전혀 듣질 못해서? 먹일 주면 노래라도 부르나?아니면 먹일 줄 때 연주라도 해? 참, 논문 발표는 잘 돼가? 결과는 언제쯤 나오는데? 이 점은 형을 인정해, 나보다 훨씬 용기가 있어, 이렇게 두 번이나 탈락했으면, 난 오래 전에 포기했을 거야. 내 생각이 뭔지 알아? 문제는 논문의 내용이 아니라 형의 발표 방식일 거라는 의심이 들거든! 청중이 세 명만 넘으면 형은 웅얼대기 시작해! 형, 뭐가 문젠지 알아? 방송학교에서 하는 건데 형한텐 이 연습이 필요해. 매일 아침 교실 앞에 나가 크고 분명하게 이렇게 반복하는 거야: 난 시끄럽긴 해도 바보스럽진 않아! 난 시끄럽긴 해도 바보스럽진 않아!”이 말을 연설을 하는데 가장 적합한 볼륨과 에너지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 반복하는 거야! 그래, 학위를 받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데?... 여생을 지원금과 장학금에 의존하며 보내겠다, 그런 거야? 형, 학위는 없어도 돼, 형한테 필요한 게 뭔지 알아? 형은 유능한 금융자문이 필요해. 형이 이렇게 대책 없지만 않아도 그 여잘 소개할 텐데. 사실, 그 여잔 금융자문 이상이야, 사람들이 ‘돈 귀신’이라고 부르는 그런 사람이라고. 지갑을 읽을 줄 안다는 말이지. 그 여잔 우선 고객이 돈을 존중하는 지부터 체크해. 돈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은 ? 럿?존중하지 않는다는 거야. 그러고 나서 고객 지갑의 질을 검토하지. 지갑이 낡았나, 새 것인가, 가죽인가, 아니면 짝퉁인가... 그러고 나서 지갑에 든 지폐의 상태를 점검해. 구겨졌나, 지저분한가, 5달러는 5달러끼리, 10달러는 10달러끼리, 20달러는 20달러끼리인가?... 그 다음 그 여잔 고객 지갑 안에 있긴 하지만 필요 없는 것들이나 오래된 신용카드 등을 제거하는 걸 도와. 신선한 새 돈이 고객을 찾아오게 하려면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거야! 그녀의 철학은 말하자면 이래. “돈은 손님 같다! 환영받는다고 생각되지 않으면 머물지 않는다...” 뭐, 지갑이 없으면 신용카드는 어디다 가지고 다니는데?... 신용카드가 없다고 해도 돈은 가지고 다닐 거 아냐?... 형, 돈은 형이 가져, 5천 달러를 받겠다면 바로 이 자리에서 형에게 송금해 주겠어! 형은 이 종이조각을 너무 존중하는 것 같아! 형, 어머닌 돌아가셨어, 유언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았다는 건 결코 아실 수 없을거야. 자, 이걸 봐: 어머니가 가지고 계셨던 모든 것, 옷, 가구, 거기에다 금붕어까지, 제기랄! 용돈마련을 위해 벼룩시장에 물건을 내놓는 대신 형은 온갖 잡동사니들을 들여? 하? 이 좁아터진 아파트에! 삶에 새로운 일들이 일어날 공간을 만들지 않아! 외투는 어디다 뒀어?... 내 말은, 이걸 봐 내가 돈이라면 이 벽장 같은 곳에선 살아남지 못할 거야!... 좀 둘러보라구...
TV SETI
사회자: 진지한 질문을 해보죠. 우주에 우리는 혼자일까요?... 아니면 지능을 가진 다른 생명체가 우주 어딘가에 존재하는 걸까요? 그렇다면 그들도 우리와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겠죠! 이 질문에 대답하는 걸 도와주실 분을 모셨습니다, SETI 연구소 캐나다 지부의 마리-마들렌 본스꾸르씨입니다... SETI와 외계 생명체에 대한 질문을 풀기 위한 새로운 접근법에 대해 말씀해주실 겁니다. 본스꾸르씨,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게스트: 안녕하세요! 불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회자: 자리해 주셔서 영광이죠! 우선, SETI가 무엇의 약자인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게스트: 물론이죠! SETI는 지능을 가진 외계 생명체 조사 연구소(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의 약자입니다. 저희는 지능을 가진 외계 생명체를 찾고 있습니다. 저희 프로젝트는 1959년 뉴욕주 코넬 대학의 두 물리학과 교수에 의해 시작되었습니다...
사회자: 예, 예...
게스트: ... 그들은 강력한 라디오 전파를 통해 다른 태양계와의 교신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사회자: 놀라운 가능성입니다!... 새로운 접근법을 도입하셨다는 얘길 들었는데... 일반인들에게 SETI의 프로젝트를 개방한다는?
게스트: 예, 그렇습니다... 얼마 전까지 저희 프로그램은 외계 문명이 보낸 신호를 수신하는데 집중돼 있었습니다...
사회자: 예, 예...
게스트: 하지만 회칙을 일부 개정해 대중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미지의 문명으로 전송할 홈 비디오를 투고해 달라고요.
사회자: 오!... 저한테 꽤 괜찮은 비디오가 있는데, 우리 아들이 아이스크림에 얼굴을 박고 잠드는 모습이 담긴... 응모할 수 있을까요?
게스트: 이게 그러니까... 진지한 대회거든요, 심사위원회도 있는.
사회자: 예, 예...
게스트: 최종으로 10개 작품이 선발되고, 이들 작품은 이진법 코드로 변형될 겁니다. 그리고는 우주로 전송되는 거죠.
사회자: 대단하네요!... 과학자가 아닌 일반 대중에게 메시지를 구하는 특별한 이유라도?
게스트: 좋은 질문입니다. 사실, 우린 수많은 과학적 메시지들을 보내왔는데 매번 다른 문명에 의해 오해가 생기거나, 잘못 해석되지나 않을까 걱정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다른 각도에서 시도해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이 곳, 지구의 삶이 어떠한 지를 보여주도록 하는 게...
사회자: 정말 대단한 아이디어네요! 그럼, 여러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시려면, 다음 주소로 여러분의 작품을 보내주시면 됩니다. SETI 연구소- 비디오 프로젝트, 267 Cactus Drive, 사서함 105, 피닉스, 아리조나 95020. 한 번 더 말씀드립니다: SETI 연구소- 비디오 프로젝트, 267 Cactus Drive, 사서함 105, 피닉스, 아리조나 95020. 감사합니다, 본스꾸르씨, 많은 걸 배웠습니다... 추진하시는 프로젝트가 성공하길 빕니다!
게스트: 감사합니다! 즐거웠습니다.
사회자: SETI 캐나다 지부의 마리-마들렌 본스꾸르였습니다. 광고 후, 요리 강사 알베릭 드띠에르에게서 노르웨이 요리의 비밀에 대해 듣겠습니다!... 벌써 연어 냄새가 나는데요... 곧 돌아오겠습니다!
우주 공간의 레오노프
알렉세이 레오노프의 최초의 우주 유영 비디오. 원음.
가이드 투어 (필립의 아파트)
필립: 우리 지구인들은 외부 요소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려 할 때 ‘집’이라고 부르는 곳에 숨습니다. 하지만, 나처럼 운이 없는 사람들은 ‘임대 아파트’에 숨죠... 내가 세들어 사는 아파트 복도입니다. 방들도 보여드리죠. 우선 거실(living room)... 의아하겠군요, 사실 제 거실은 죽어(dead)있는데... 이렇게 설명하죠, 옛날에는 가족 모두가 이런 작은 집에 모여 살았습니다. 일과 후 모인 장소가 바로 여기고 난로가 있던 곳이죠. 그 주위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그 날 하루가 어땠는지 담소했죠... 물론 요즘엔 TV가 난로 자리를 차지했고, TV가 이야기를 하고, 그 날 하루가 어땠는지 결정합니다... 여기 이건 소파라는 건데. 손님을 불렀을 때 아주 실용적인 가구죠. 그리고, 머지않아 날 찾아온다면 아마도 여기서 밤을 보내게 될 겁니다, 그러니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게 좋아요. 우린 이런 아파트를 ’원 베드룸 아파트’라고 부르는데, 그러니까 베드룸이 하나라는 거죠. 자, 보여드리죠... 물론 베드는 종류가 많습니다. 싱글이 있고 더블, 트윈이 있죠... 어떤 사람이 싱글 베드에서 잔다고 반드시 싱글인 건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그가 ? 촉자【?잔다고 커플 중 하나인 것도 아니고... 트윈에서 잔다고 쌍둥이인 것도 아니죠... 사실 트윈에서 잘 때 쌍둥이일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커플이지만 싱글이길 원하는 경우가 더 많죠... 그리고 부엌이 있는데... 부엌은 아주 중요한 방입니다, 우리에게 필수적인 영양소들을 준비하는 장소니까요. 물론 커다랗고 번쩍거리는 물건들이 있습니다... 제 부엌에서 유일하게 번쩍거리는 물건은 섭취욕구때문에 정말로 요긴한 건데 바로 전화입니다. 전화 덕분에 피자나 중국음식을 주문해 먹을 수 있거든요... 일을 하는데도 유용한 물건입니다, 아직 공부 중이라... 생계를 위해 전 주말에 텔레마케팅 일을 합니다... 그리고 복도 끝에, 변소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세면실이라고 부르는 게 고상하다고 하겠지만 이건 작고 지저분하죠. 그래서 전 변소라고 부릅니다... 자, 제가 살고 일하는 곳입니다! 물론 그 외에 옷장도 있고 보여드려도 상관없지만 특별할 게 없는... 이걸 제외하면요, 이겁니다. 이건 흥미로워요. 이 옷장에는 우리 부모님의 유품들을 모아두었습니다. 아버지가 입으셨던 셔츠와 양복이구요. 어머니가 입으셨던 칵테일 드레스도 있습니다... 모자 상자, 숙녀화도 있네요, 어머니가 쓰셨던 것들입니다... 물론 열 개가 넘습니다. 우리 어머닌 아주 세련된 분이었거든요, 어머니에겐 각각의 이브닝드레스마다 그에 어울리는 구두를 갖추는 게 아주 중요했습니다... 왜냐면 외출이 잦으셨거든요, 탁월한 개성을 지닌 아주 인기있는 분이었죠. 댄스파티나 칵테일파티에 초대되곤 하셨습니다. 하지만 사교생활을 할 수 없게 되셨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다음 어머닌 어린 두 아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일을 하셔야 했거든요... 저녁엔 피곤에 지쳐 외출할 엄두도 내지 못했고, 시간이 더 흐른 후엔 모든 이브닝 드레스를 처분하셨습니다. 결국엔 구두마저. 어머니는 구두를 신을 발을 잃으셨죠. 의사는 처음엔 발톱, 발, 마지막엔 무릎 아래를 절단했습니다... 정말 재앙이었죠, 우리 어머니 다리는 정말 근사했거? 玲? 아마도 몸매 가운데 가장 자부심을 가지셨던 부분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어쨌든, 그런 역경이야말로 이 곳 지구에서 우리들이 겪게 되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익명으로 남길 원했던 한 위대한 철학자의 말처럼 삶은 정말 엿같고 그 다음엔 죽는다!는 거죠.
다리
필립의 어머니가 어린 아들과 놀고 있다. 텍스트 없음.
체육관에서
체육관의 필립.
재택근무
필립: 여보세요, 사모님과 통화할 수 있을까요? 예, 레미 브로쉬 부인이십니까? 안녕하세요, 브로쉬 부인! 저는 퀘벡 일간지 ‘르 솔레이(Le Soleil)’ 판촉사원입니다, 새로이 구독하는 분들께 특별혜택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독자께서는 2주의 시험기간 동안 무료로 저희 신문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그 다음 구독신청을 하시면 구독료의 15%를 할인해 드립니다. 이에 관심있으신가요?... 아뇨, 그건 다른 일간집니다. 이건 ‘르 솔레이’입니다. 아뇨, 그건 타블로이드구요, 저흰 일간집니다. 예, 대형판입니다. 메일 박스에 안 들어간다구요? 괜찮습니다, 구독하지 않을 만한 사유죠.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여보세요, 사모님과 통화할 수 있을까요? 아뇨, 가장분과 얘기해도 됩니다. 브로쉬 씨입니까? 안녕하십니까, 브로쉬 씨. 저는 퀘벡 일간지 ‘르 솔레이’ 판촉사원입니다. 새로이 구독하는 분들께 특별... 예!... 여보세요, 사모님과 통화할 수 있을까요?... 아니, 엄마. 가서 엄마 모셔와라. 엄마말이야... 예. 로드리그 브로쉬 부인이십니까? 브로쉬 부인! 저는 퀘벡 일간지 ‘르 솔레이’ 판촉사원입니다. 새로이 구독하는 분들께 특별혜택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독자께서는 2주의 시험기간 동안 무료로 저희 신문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예? 필립 맞는데요... 누구? 아니 잘 모르겠는데요. 누구라구요? 나탈리 누구?... 아니 미안, 나탈리... 아니 당신과 통화하려던 게 아니라. 난 그저 로드리그 브로쉬 부인과 통화하려는 건데. 뭐라구, 그게 당신 이름이라구? 언제 결혼했어? 아니, 난 몰랐어. 아무도 얘기해 주지 않았거든. 아무도 얘기하지 않았다잖아... 아니, 주소도 같고 번호도 같긴 한데... 아니, 우리 어머니 번호야. 어머니 번호라구. 2주 전에 돌아가셨거든. 그래... 아니, 아니, 아니, 괜찮아. 이게 나아. 마지막엔 정말 고생 많으셨어. 그래서... 아니, 신장. 신장질환으로. 일주일에 세 번 투석을 하셔야 했어. 매일 섭취하는 수분량을 모니터하고. 근데 어느 날 어머니가 계산을 잘못하셨고 큰 잔 하나에 달하는 물을 드셨어. 폐랑 심장까지 수분이..! . 뭐, 신장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으면 그리로 수분이 모인대. 스스로 마신 물에 익사하신 셈이지... 그래... 오, 아냐, 괜찮아! 그래, 그래... 오, 정말 몰랐어, 정말 알기 힘든 놈이야, 속을 전혀 드러내지 않으니... (웃는다) 정말 믿을 수 없어. 대단한 우연의 일치야! 아니 이건 그냥 바보같은 일이야 주말에 텔레마케팅을 하거든... 아니야, 맙소사, 거기 관둔 지 2년 됐어. 뭐, 그냥 임시직이었는데. 그래, 너도 알겠지만 학생들은 날 만만하게 보잖아. 5분도 안 돼 아이들은 날 완전히 깔아뭉개지 그래서... 넌 어때, 아직도 가르쳐? 네 주소를 보니 이젠 일 안해도 되겠는데, 안 그래? 아니 비꼬는게 아니라... 그냥 그렇다는 거지. 내 말은 복권에 당첨됐는데 그 때문에 죄책감을 느낄 건 없다는 거야... 그래, 하지만 내 말은 그게 아니었어. 그러니까 내 말은 그게 아니라! 나탈리, 너 또 이런 식으로 나오는군. 넌 약간 과민한 것 같아... 이봐, 이쯤 해서 끊는 게 어때? 이 대화가 어떻게 나아갈지 알겠거든. 그리고... 오늘은 상처받기 싫어. 아니, 잘 알아. 근데... 내 생각엔 그대로 놔두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래, 좋아. 목소리 들으! 니까 좋다... 잘 살아. 안녕.
아폴로 11호 비행
전화를 끊은 다음 필립은 작은 로켓을 조립한다. 아폴로 11호 발사 오디오 녹음 실황이 들린다.
바
필립: 실례합니다. 그게 정확한 시간인가요? 감사합니다. 호텔에 바는 여기 하난가요, 다른 라운지는 없습니까? 그래요? 아닙니다. 어떤 분을 10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나타나질 않네요. 아뇨, 몬트리올이 아니라 퀘벡 시에서 왔습니다. 그 분은 러시아분이구요. 몬트리올 연락처는 여기뿐인데요. 아니면 다른 장소를 골랐을 겁니다. 여기가 싫다는 게 아니라... 아뇨, 안면은 있습니다, 유명한 분이라. 알렉세이 레오노프라는 분과 만나기로 했는데... 아뇨, 하키 선수가 아니라, 러시아 코스모노트입니다. 코스모돔에서 ‘소련의 우주 프로그램 린자화?개막을 위해 오셨습니다. 예, 소련에도 우주 프로그램이 있었죠. 미국과 비슷한 시기에. 예, 압니다... 모두 알죠! 아뇨, 전 코스모노트는 아닙니다. 문화철학을 공부하죠... 예, 과학적 사건들이 대중문화에 미친 영향이라는 주제로 박사논문을 쓰고 있습니다. 그 분이 논문을 읽고 제 아이디어를 인정해 주셨으면 하는 게 제 희망입니다, 그 분의 추천서를 포함시켰으면 하는. 그럼요, 실망하구 말구요! 코스모노트랑 한 잔 할 기회가 늘 있는 건 아니잖습니까? 이 분은 정말 흥미로운 분이거든요. 위대한 과학자일 뿐만 아니라 예술가이기도 하거든요, 화가십니다.! 그러니 그 분 관점에서 본 우주탐사가 흥미로울 수 밖에요... 어렸을 적에 이 분은 제 영웅이었습니다! 이런 용감한 일들을 해냈으니 말입니다. 실제로 우주를 유영한 최초의 인물이고, 미국과 공동으로 추진한 소유즈-아폴로 랑데부 임무에 참여했고... 문을 열고 미국인들과 악수를 했던 키 큰 사람이 바로 이 분입니다. 못 보셨다구요? 러시아가 우주탐사 경쟁에서 패하지 않았다면 달 위를 최초로 걸었을 분입니다. 이 분이 얼마나 씁쓸해 했을 지 아시겠어요, 비틀즈의 다섯 번째 멤버처럼 말이요... 아뇨, 애스트로노트가 아니라 코스모노트입니다. 같은 게 아니에요. 애스트로노트는 미국인이고 코스모노트는 러시아인입니다. 같은 단어가 아닙니다. 애스트로노트(astronaut)는 별(star)들을 탐사하는 탐험가를 의미하고 코스모노트(cosmonaut)는 코스모스(cosmos:우주, 조화)를 탐사하는 탐험가를 의미합니다. 죄송합니다, 근데 전혀 같지가 않습니다. 코스모스(cosmos)는 아주 정확한 단어입니다. 케이오스(chaos:혼란)의 반대말이죠. 코스모스-케이오스, 케이오스-코스모스 흔히 하는 말이죠... 구조나 체계를 뜻합니다. 사실 고대 희랍인들은 미(美)를! 설명하는데 이 단어를 썼다고 합니다, 그들에겐 조화로운 우주의 구조야말로 미의 동의어였던 거죠. 왜 코스메틱이라는 말 있잖습니까. 코스모스와 어원이 같습니다. 아뇨, ‘코스메틱을 추구하는 탐험가’라뇨, 그게 아니라 ‘미를 추구하는 탐험가’라는 뜻도 된다는 거죠. 뭘 이해 못 하겠다는 겁니까? 아뇨, 제 말은 정의상 코스모노트는 영감을 주는 존재고 애스트로노트는... 자금지원을 잘 받는 사람이라는 겁니다. 물론 실망스럽죠, 과학적인 관점에서 그 분을 못 만나 실망했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일상에 관해 질문할 수 있다면, 예를 들어 우주에 다녀온 다음 이 아래에서 벌어지는 말도 안 되는 상황들에 대해 선생님은 스스로에게 어떻게 설명하십니까? 영원히 중요한 것을 영원히 중요하지 않은 것과 어떻게 조화시킵니까? 또는 위대한 일들을 이뤘지만 역사는 당신을 패배한 러시아인의 하나로 기억한다는 걸 깨달은 후 쓰라린 심정을 어떻게 다스리십니까? 물론 쓰라린 마음은 화해에 장애가 되죠. 쓰라린 마음이 남았다면 민족이나 개인간의 화해란 불가능합니다. 왜냐면 관심이 있으니까요. 나는 화해하는데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모두 그? 망? 아니 모두와 화해하려는 게 아니라. 좋아요, 남동생이 있어요, 모두 걔가 형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공했거든요. 하지만 놈의 도덕이나 가치관은 진부하기 그지없죠. 이 지구상에 남은 제 유일한 혈육인데 그 놈과 화해해야할 의무를 느끼는데도 그럴만한 동기를 찾을 수가 없어요! 밥맛없는 놈이거든요! 비대한, 입만 살아있는, 부르주아 새끼거든요.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죠. 항상 돈 얘기만 하고. 고급차에, 교외엔 남자 친구와 공4 소유의 저택이 있죠... 그걸 갖고 뭐라는 건 아니에요. 제가 아는 다른 게이들처럼 놈은 태평스러운데다 부자고 운까지 좋아!... 기상 캐스터예요. 웨더 채널에서 일기 예보를 하죠. 염소 수염을 기른 놈이죠... ‘웨더 채널의 염소 수염’ 정말 애처로운 놈이죠, 애처로워요! 지구의 위성사진 앞에 떡하니 서있는데, 우주에서 본 그림이라고, 저 위에서 보면 지구는 꼭 그렇게 보인다고 자신만만해 하죠. 무수히 작은 점들로 이루어진 선과 작은 화살표들이 앞으로 변화될 상황을 보여준다고... 우주에서 모든 국경이 보인다고. 여긴 코소보고 여긴 시베리아, 여긴 남아프리카, 여긴 아랍인의 땅, 여긴 유대인의 땅, 여긴 ? 핍?주와 다른 캐나다 주들. 모든 게 이 작은 구역에 다 들어가 있고, 변하는 건 없고, 예상할 수 있는 최악의 일이란 해일이나 차가운 비가 퍼붓는 거라고! 놈은 이해를 못 해요. 문제 해결은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렵다는 걸. 우주에서 내려다보면 지구는 주민들이 화해하는데 문제를 겪고 있는 커다란 피자라는 걸! 물론 놈이 부럽죠. 놈의 돈이나 자동차, 교외에 있는 저택이 아니라 의식결여, 문화결핍, 교육과 호기심 부재가 부럽다구요... 내 삶을 절망스럽게 하는 것들, 깨어있는 의식과 인간에 대한 연민... 이런 것들 때문에 밤을 밝히는 일은 없는 것 같더군요. 어쨌든... 무슨 말씀입니까? 끝났다니요? 아직 ?시도 안 됐는데! 몬트리올 맞아요, 아니면 밤새 영어권 캐나다로 편입한 건가요? 너무 천천히 마신다구요? 뭐, 지루합니까? 그렇다면 말씀하세요. 제가 지루한가요? 이봐요. 난 지난 사십 년 동안 사람들을 지루하게 했어요. 그러니 말씀만 하세요. 제가 지루한가요? 그럼 뭐가 문젠가요? 아, 시끄럽다구요, 내가 시끄럽나... 이 좆같은 데엔 아무도 없잖아! 오, 아니, 아니, 아니, 잠깐만! 난 시끄럽긴 해도 바보스럽진 않아!
달 착륙선 운행
인형들이 무대에 등장한다.
달 착륙선 운행의 오디오 녹음이 들린다.
(Out)
가이드 투어 (태양계)
필립: 이런 생각 해봤어요, 지구를 방문하고 싶어질 지도 모르니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줘야겠다고. 우리가 사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조촐한 발표를 하려고 합니다. 우선 과학자들에 따르면, 우리 태양계는 아주 평범하고 우리 은하계 외곽 어딘가에 자리하고 있으며, 또 우리 은하계 역시 아주 평범하고 우주 외곽 어딘가에 자리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 쇼핑몰을 지나 왼쪽으로 돌면 우릴 찾을 수 있을 거예요. 근데 지금 보고 있는 것과 비슷한 행성 정렬에 맞닥뜨릴 때에 대비해 말해주자면 지구는 태양에서부터 세 번째 행성입니다. 물론 이리로 향하는 항로를 따른다면 태양계의 일곱 번째 행성이라고 해야겠군요. 헤매는 일은 없을 겁니다, 푸른빛의 작은 행성인데 푸른색 대리석 볼링공처럼 생겼거든요. 사실 우린 그걸 푸른 별이라고 부르는데, 지적인 생명체가 지구 위에 존재하는데 불가결한 유기요소들의 소용돌이 때문에 그렇게 보인답니다. 지적인 생명체? 그렇게 부르는 데엔 동의할 수 없어요. 요즘도 이 곳에선 원시적인 분쟁들이 일어나고 있거든요. 우주 공간의 오아시스처럼 보이겠지만 사실 인구밀도가 아주 ! 높습니다. 60억 이상이 살고 있죠. 주차는 이웃 행성에 하는 것이 좋을 거예요. 여긴 대단히 비싸거든요. 근데, 이건 단순한 예증이라는 걸 이해해주길 바랍니다. 축적이 정확하지 않거든요. 이건 태양이 아니라 플로리다 오렌지고, 이 돌들은 남동생이 어렸을 적에 간직하다 내가 13살 때 내게 선물로 준 돌 콜렉션의 일부입니다. 그 때 난 병에 걸려 병원으로 옮겨졌어요. 모두들 죽을 거라고 생각했죠. 아마도 동생은 내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내 관심을 끌어보려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알게 되겠지만 이 곳 지구에서 우리들은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보겠다고 이상한 짓거리들을 벌이거든요. 아마 내가 병에 걸렸던 것도 그런 이유에선지도 모르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얼마 안 되었었고, 어머닌 모든 애정을 동생한테만 쏟으셨죠. 난 질투가 났어요. 어느 날 일어났는데 머리가 이상하게 아픈 거예요. 오른쪽 눈 뒤쪽에 압박이 느껴졌어요. 한쪽 눈으로만 보니 거리를 가늠하는 게 어려웠죠. 자주 넘어졌는데, 하루는 차에 치일 뻔 했죠. 그건 효과가 있었어요. 어머닌 드디어 나를 염려하게 되셨고, 그래서 진료를 받으러 병원에 가게 됐죠.
진료
의사: 위를 봐. 위 보고. 반대쪽 눈... 위 보고... 아래. 여기 손을 대면 어때? 이 쪽을 덮으면?... 좋아. 필립, 오늘 아침에 한 검사결과가 나왔다. 희소식이야. 시력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는 걸 확인했다. 엑스레이 상으로 뇌 바로 아래, 그러니까 네 오른쪽 눈 바로 위에 종양이 자라는 걸 발견했는데... 그게 시신경을 눌러서 제대로 안 보였던 거야. 그러니까 이제 우린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그 종양을 제거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 거야. 몇 주 후엔 다시 예전처럼 양쪽 눈으로 보게 될 수 있을거야. 근데 이게 아주 섬세한 수술이라 네가 씩씩해야 하거든... 무슨 말인지 알지? 자, 어머니 모셔올 동안 기다리고 있어. 함께 어머니께 설명드리자. 옷 입고. 파란 셔츠랑 야구 모자 쓰고 왔지? 맞지? 근데 이 구슬들은 뭐니? 오, 돌이네, 돌 수집하니? 넌 아주 훌륭한 애스트로노트가 되겠구나, 그들이 저 위에서 하는 일이라곤 돌 수집이 다라니 뿐이거든!... 돌아봐라...
엘리베이터에 갇힌 앙드레
앙드레: 여보세요, 관리인이십니까? 귀찮게 해서 미안합니다. 이리 와 절 좀 도와주셨으면 하는데요?... 17층에 갇혔거든요. 엘리베이터 안입니다. 아뇨, 1701호 부인 아들입니다. 예, 지난 주 형이 아파트는 비웠는데 가져가야 할 큰
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