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대학 서열화 이대로 괜찮은가?
3512 송준호
몇 년 전, '고려대 대나무숲'이라는 SNS페이지에 '학벌주의가 심해졌으면 좋겠어요.'라는 제목으로 학벌주의, 대학 서열화에 대한 글이 올라와 큰 파장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해당 글의 주요한 내용으로는 글을 쓴 본인은 '고려대라는 명문대에 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그 결과로 고려대에 온 것이기 때문에 대학에 따라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직업군을 정해야 한다.' 라며 학벌주의에 대한 강화를 주장했다. 해당 글을 처음 읽었을 때 몇몇 사람들은 극단적이긴 해도 어느 정도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수 있다. 그저 글쓴이의 말대로 본인의 노력으로 도달한 학교이고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대학에 의해 결정되는 학벌주의는 우리 사회에 큰 효용만을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 간단하게 생각해 보면 고등학교 시절의 성적으로 한 사람의 평생을 결정한다는 것은 부당하다. 고등학교 단 3년이 본인들의 인생을 결정한다는 것이 타당할 순 없다. 이번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여기에서 시작되었다. 언뜻 보면 맞는 말 같이 보여도 그 조금만 생각해 보면 모순적인 것. 오늘 이 글에서 그런 부분을 이야기해 보고 싶어 이번 수행평가의 주제를 학벌주의, 대학 서열화로 결정하게 됐다.
우선 이 대학 서열화의 문제를 알아보기 전에 왜 이러한 제도가 운영, 유지되고 있는지와 다른 나라는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 알아봐야 할 것 같다. 일단 이 대학서열화는 꽤 많은 나라에서 자리잡았다. 미국, 영국 등의 나라에서 운영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사실상 학교 간의 차이보단 학부와 그 이후의 과정에서의 서열이 잡혀있다. 예를 들어 '가' 대학교는 '가' 국의 최고 대학교이지만 '나' 대학교의 0000 계열에서는 약세를 보인다. 즉 대학교 자체의 서열을 치는 것이 아닌 각 학부의 서열을 따진다고 볼 수 있다. 이 차이의 근거는 그 학부의 대학원의 연구 실적이나 그 대학원이 인정받는 정도에 따라 다르다. 즉 입학할 때의 성적으로 줄을 세운다기 보다는 그 학부의 실제 명성이나 연구 실적에 따라 줄을 세우는 것에 가깝다.
서열화가 운영, 유지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가장 효율적인 교육 방식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대학의 서열은 항상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대학의 서열이 나눠지는 순간부터 하위에 있는 대학은 더 높은 서열로 올라가려고, 높은 서열의 대학은 그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경쟁하며 그로 인해 대학이 더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의 간단한 예를 보면 경북대, 부산대 정도를 볼 수 있다. 실제로 두 대학은 과거에는 높은 수준의 명문대로 인식되었지만 현재는 예전의 명성에 달하지 못 하고 있다. 물론 해당 두 대학은 수도권에서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에 위치한 지리적 요인도 서열 하락의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하였다. 학생들도 이와 비슷하다. 높은 서열에 위치한 대학을 가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하고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를 하기 위해 달려간다. 이렇게 보면 경쟁을 통해 대학과 학생 모두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좋은 방식이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대학 서열화는 과열될수록 더욱더 그 민낯이 드러나게 된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민낯들이 대단히 활성화 되어있는 국가라고 볼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우리나라의 사례 중 하나가 사교육비이다. 통계청에서 운영하는 KOSIS 국가통계포털의 초, 중, 고 총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2021년 23.4조 원이었던 교육비는 2년 사이 약 4조 원 증가된 27.1조 원이었다. 이러한 사교육비 증가는 대학 서열화의 큰 부작용 중 하나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사교육비는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인데 이에 큰 보탬을 하는 것이 바로 의대 쏠림현상이다. 의대는 2000년대부터 꾸준히 합격 성적이 높아져 현재는 감히 쳐다도 볼 수 없을 정도이다. 이러한 의대에 입학하기 위해 어릴 때부터 의대를 준비하는 학생들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데 시사저널의 기사 ' '의대행 열차' 출발...초등생도 한의사도 탑승한다. (2024.04.01) '에 따르면 대치동 의대 반의 1년 치 수업료가 약 1억 2천만 원에 달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의대에 진학만 하면 성공행 기차를 타는 것처럼 묘사된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우리나라의 직업 중 고소득이면서 큰 사회적 인정을 받는 직업 중 하나가 바로 의사이다. 이 의대 쏠림은 간접적인 학부 서열화를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의대의 학부 서열화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학부에서의 교육을 바라고 가는 것보다는 학부 이후의 의사로서의 성공을 위해 가기 때문이다. 이런 의대 반을 제외하고도 우리나라의 사교육은 비정상적으로 팽창되어 있다. 학생 수는 계속 줄고 있는 와중에도 사교육비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며 이는 학생 1인당 사교육비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록 오래된 자료이지만 데일리메디의 '한국 OECD 국가 중 사교육비 1위'라는 기사에 따르면 사교육비의 약 2.9%가 사교육비에 들어간다고 하며 이는 OECD 국가 중 1위에 해당했다.
대학 서열화의 또 하나의 문제점은 대학 내에서의 경쟁 약화이다. 실제로 KAIST의 입학처장, 교학부총장 등을 지낸 이승섭 교수는 우리나라의 교육을 "실제 교육은 없고 대학 입시만 있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승섭 교수의 저서 '교육이 없는 나라(서열화된 대학, 경쟁력 없는 교육, 불행한 사회)'에서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대학 이후의 공부를 등한시하며 국가 경쟁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경고한다. OECD 국가 중 우리나라 성인의 인지 능력이 가장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으며 한국 경제의 생산성과 효율성 저하는 그에 따른 부작용이라고 지적했다. 고등학교 3년간 상위 대학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 질려버린 학생들이 대학 이후의 공부에 소홀히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승섭 교수는 이러한 문제점을 이야기하며 고3 때의 '반짝 공부'가 아닌 대학과 그 이후의 '진짜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럼 '진짜 공부'를 위한 방책은 무엇이 있을까?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지만 연합뉴스의 기사 '"입시 문제 해결하려면 대학 서열화 아닌 차별화해야"(2024.04.12)에서 이승섭 교수는 대학 차별화를 주장한다. 대학 차별화는 말 그대로 대학을 나누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 성적순으로 나누는 대학 서열화와는 다르게 본인의 적성에 맞는 대학을 찾아가도록 대학의 분야별로 나누는 것을 말한다. 마치 지금의 고등학교처럼 말이다. 우리가 이 함양고를 올 때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꽤 타당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본인의 진로를 일찍 정하거나 더 높은 수준의 공부 대신 기술 같은 걸 배우고 싶은 친구들은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 등을 간 것과 같이 고등학교 과정 이후에 기술을 배우고 싶다면 기술 특성화 대학을, 과학이나 수학 등에 관심이 있다면 교육 중심 대학을, 하나의 학문을 더욱 깊이 배우고 이를 계속해서 연구하고 싶다면 연구 중심 대학을 가는 것이다. 이는 본인의 성적과는 무관하게 본인의 흥미와 관심 가는 것을 따라가 그를 심화시키는 과정을 거치며 '진짜 공부'를 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 이렇게 대학의 서열을 나누지 않으면 위에 기술한 문제들도 해결될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이와 비슷한 방식을 채택하여 이용하고 있는 유럽은 대부분의 노벨상 수상자가 몰려있기도 하다. 추가로 연구 중심대학과 연계한 연구시설이나 대학원을 만들어서 대학 이후 과정은 기존과 같이 운영하면 대학원의 연구 실적에 연계된 교육시스템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고, 그로 인해 얻는 효용보단 부작용이 더 큰 대학 서열화는 제도적 개편이 필요하다. 현 우리나라 교육은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보다는 인재를 뽑는 교육에 더 가깝다. 무한경쟁 사회에서 대학 서열화는 당연하다는 일각의 주장은 지금까지 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인 결과들을 내놓았다. 우리나라 내에서의 무한경쟁이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 세계의 트렌드에 발맞춰 따라가야 할 지금이 대학 서열화를 없앨 기회가 아니지 않을 수 없다.
<수행평가 감상>
이 수행평가를 하면서는 이 문제에 대해 계속 생각하면서 작성했다. 사실 처음에 이걸 주제로 하려고 했을 땐 나쁜 점도 있겠지만 그래도 굳이 꼽으라면 찬성이지 였는데 적기 위해 이런저런 자료를 조사하다 보니 이 제도에는 이득보단 손해가 크다고 생각이 들었다. 쓰던 중간에 의대쏠림에 대해 더 자세하게 적을 생각이었지만 본 주제에서 벗어나는 부분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 삭제하고 조금 간단하게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사용한 표현전략>
-(마지막문장) ~~없앨 기회가 아니지 않을 수 없다 : 이중부정
-(제목) 대한민국의 대학 서열화 이대로 괜찮은가? : 설의
-더 있는데 읽다보묜 보일 예정입니당🫡
첫댓글 동의하지않습니다.
야이
대학서열화가 마음에 들지 않아 고구려대에 가신다니 응원하겠습니다
독자층을 고려하여 우리가 알고 있을 만한 사례를 글의 초입에 제시함으로서 독자의 흥미를 잘 이끌어 낸 것 같아.
제 의대를 잘 파악하셨네요^^
의대쏠림현상이 너무 심각해서 문제네요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