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의 중심 공간은 “빨간 고무다라이”이다. ‘다라이’는 일본말로 ‘대야’를 뜻한다. “새벽녘 잡혀 온 숭어 / 빨간 고무다라이에 갇혀” 있는 공간은 생성이 아닌 죽음과 방향 상실을 극화하고 있다. 이처럼 공간을 자아화하는 태도는 이중의 가치 판단을 불러일으킨다. “반경 50㎝ 고무다라이”는 숭어의 육신을 완강하게 고립시키는 공간인식을 통해서 보다 구체적인 현실 상황과 접맥된다. 따라서 이 시에서 ‘고무다라이’는 ‘벽壁’이 갖는 물질적 형태 이상의 의미를 상징화한다.
윤창도 경주 출생. 동국대 국문학과 졸업. 2008년 『문학저널』 등단. 시집 『지독한 공명』 출간. 대구경북작가회의, 대구문인협회 회원. 시집 『물의 얼룩이 올챙이라니』(시산맥사)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