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의 권력 시민사회단체(NGO)
-기부문화의 질곡-
요즘 방송에서는 세계 어린이들의 기아(飢餓)와 구호(救護) 관련 사회단체들의 광고가 경쟁적으로 늘고 있다.
삶의 아픈 현실을 조명하면서 그 감성을 이용하여 후원해달라는 것이 기부단체들의 핵심적 주장이다.
코로나19의 육체적 감염공포로 한껏 위축된 국민들에게 국가적 치욕의 상처가 채 아물지도 않은 정신대위안부를 빙자한 시민사회단체의 난행으로 정신적공황이 회오리친다.
´92년부터 정부가 할 수 없었던 사회운동을 전개한 정의기억연대, 정신대대책협의회와 그 단체를 이끌어 온 윤미향 대표(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당선자)에 대한 고령의 원로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 할머니가 쏟아낸 기자회견이다.
92세의 이용수 할머니의 분노에 찬 말씀 하나하나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이미 16살 나이에 팔려갔는데 30년간 내가 왜 또 팔려야 하는가./밀가루 반죽해서 속에 맛있고 귀한 것을 넣어야 하는데 그 속을 위안부로 넣었다. 위안부 피해자를 만두의 고명으로 사용했다/내가 왜 이렇게 바보같이 당하고 말도 못했나/농구경기에서 후원금을 받아오는 순간 부끄러웠다/재주는 곰(위안부, 정신대할머니)이 넘고 돈은 사람(윤미향)이 챙겼다/배가 고프다고 맛있는 거 사달라고 하면 돈 없다고 하고/위안부문제해결을 위한 운동방향이 바뀌어야 한다. 일본과 한국은 이웃나라이다, 학생들이 결국 주인이고 학생들이 사죄와 배상을 왜 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불행한 역사의 주인공인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갈무리하며 몇 가지 두려움과 염려가 먼저 연상된다.
우리나라는 기부문화가 참 인색하다. 기업이 통 크게 사회기부를 한 기억도 찾아보기 어렵다.
‘문화재 독립운동’의 역사적인 산물인 일제 강점기. 간송 전형필 선생이 막대한 유산을 털어서 우리 문화재가 일본인에 의해 약탈적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들인 작품 수천 점을 소장하여 전시관으로 운영하고 있는 간송미술관이 유일하게 떠오르는 사회공헌사업이다.
국내 대기업들이 재단을 설립한 미술관등은 사회기부로 여겨지지 않는다.
순수성이 결여되었고 오히려 회계 꼼수를 위한 비리의 온상으로 비춰진다.
전 국민이 동참하는 적십자회비의 경우 부자동네보다 가난한 동네가 더 많이 회비를 납부하는 것도 우리나라의 특성이다. 조금씩 살아나던 기부문화가 사회단체의 난행으로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지 않을까하는 염려다.
조선 총독부 경무국의 ‘최근의 조선 치안상황’ 조사 자료에 의하면 일제시대 우리나라 사회단체는 1920년대에는 사회주의 운동, 노동, 농민, 청년, 소년, 형평운동 등을 위해 탄생했다. 1930년대 와서는 민족주의운동(246개)이 본격화되면서 청년운동(1,509),농민운동(943),노동운동(561),소년운동(461)등 3,941개 사회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졌었다.
해방과 전쟁이후 공업화시대를 거치면서 1980년대는 공해방지운동(환경운동)이 사회운동으로 전개된 이후 1990년 이후 다양한 소비자운동(경제민주화,먹거리개선,공정거래,녹색상품등)이 세부적이고 집약적인 운동으로 펼쳐지고 지역사회단체(낙동강살리기,도룡뇽살리기,철새보호,핵)들도 자생적으로 태어난 사회운동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일부 지도자들이 개인적인 탐욕으로 종교계마저 신망과 신뢰를 잃어버려가듯 이들 환경, 소비자 운동을 펼쳤던 단체들도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와서 국민들로부터 새롭게 사회운동으로 각광받는 분야가 반려동물보호단체와 이웃 일본과 대립각을 세우며 국민들로부터 후원과 격려를 아낌없이 받아온 정신대 운동이다.
그러나 반려동물보호단체가 개인적 비리와 동물을 보호한다면서 안락사 시킨 사태가 발생되었고, 위안부 할머니들을 이용한 비리를 저지른 정신대문제는 우리나라 사회운동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함을 절감하게 한다.
정신대 사회운동은 한·일간 아직도 치유되지 못한 문제에 대한 국가적 전략과 시민운동의 대전환을 예고하게 한다.(이용수 할머니는 학생들의 교육을 통한 운동으로 전환하자고 제시)
사회운동조직은 단체 대표와 회계책임자의 건강한 가치관과 투명한 능력, 신의성실과 윤리의식, 자의적인 회계행위에 대한 결재시스템의 명확성, 회계정보의 내부 및 외부, 후원단체, 구성원간의 공유가 중요하다.
지난해에도 행안부에 등록된 기부금품 등록단체에 (재)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모임(대표 윤미향), 재난 이재민 구호단체 전국재해구호협회(대표 송필호), 열린의사회(고병석), 해외원조사업의 월드비전(양호승)등 9개 단체가 등록했다.
사회단체들이 운동에서 시·군 의회나 국회 등에 진출하여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법과 제도적 마련을 위해 활동한다는 것은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최근 들어 많은 사회단체 출신들이 감시와 비판을 하던 관련분야의 기관에 기관장이나 주요간부로 진출하여 활동들을 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운동시절의 목소리대로 사업이나 제도를 개선하고 개혁하기보다는 타협이나 고루한 시간보내기로 소일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 사회단체를 요즘에는 제5의 권력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미국이나 서구유럽, 심지어 일본 만해도 사용하던 옷이나 장난감, 책등 생활용품을 기부하고 동네잔치를 펼치는 옥션파티가 일상화된 지 오래이다.
LA에는 기부문화로 탄생한 ‘게티 센터’가 있다.
13억불이 투자된 세계최고의 명품 박물관 4위를 차지한 게티 센터는 미국 석유 재벌 j.폴 게티가 평생 모은 그리스와 로마의 유물 개인소장품을 전시한 곳이다.
브렌우드 언덕에 위치하여 다운타운을 관망할 수 있는 아름다운 장소로 조각 작품이나 미술품, 왕실의 침대나 가구, 침실의 아름다운 조형물과 장식품, 그리고 프랑스풍의 센트럴정원등은 한국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기에 충분하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고통 받고 있는 작금에는 모바일 전문 스퀘어의 공동창업주이며 대표인 잭 도시가 코로나 극복을 위해 회사의 지분 중 28%를 자선단체인 Start Small에 기부하고 기부금액이 적절하게 잘 집행되고 있는지 구글 문서로 공개하기도 했다.
물론 미국 기부문화의 선구자는 단연 카네기이다.(1835년-1919년)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역사를 만든 카네기는 미국에서 움직이고 있는 5만6천여 개의 자선재단의 시작점을 만들어 준 위대한 기업인이다.(이용수 할머니는 기자회견에서 위.대.한 윤미향 대표의 아버지로 표현했다)
카네기는 그의 자서전 ‘부의 복음(Gospel of Wealth)'에서 ’부자인 채 죽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사회운동이 건강성을 되찾고 사회단체나 종교단체 등의 투명한 회계공개의 토대가 21대 국회에서는 마련되어지기를 바란다.
4류가 정치인이라 했는데 미래를 향한 기대가 가능한지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