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번 외국 등반을 나갔지만 이번 원정은 레닌봉보다 더 큰 산들이 버티고 있어서 머리가 복잡하다.
우선 매장은 든든한 친구 명석이와 형수님이 계시니 패스, 체력은 나름 노력한게 있으니 패스,
가족은 명분과 거짓말로 허락을 받긴 했는데 마음이 무겁다. 와이프와 세 아들을 남겨두고 떠나는
첫 원정이라 못 돌아올 경우의 수를 생각하게 된다. 무책임한 책임감이 맞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주변 정리를 하고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 컴퓨터 앞에 앉아서 유서를 써본다. 나 없이 고생할 와이프와 아빠 없이 자랄 아이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진짜 오랜만에 펑펑 울며 글을 쓰고 와이프와 명석이에게 예약 메일을 보내고 나니 마음이 후련한게 등반에 집중 할 수 있을 것 같다.
7월 23일
마지막 패킹을 위해 구조대 사무실에 모여서 부족한 부분을 마무리 했다.
7월 26일
8:00 구조대 사무실에 모여 짐 챙겨서 터미널로 이동. 여러 형님들과 형수님들의 배웅을 받으며 버스에 몸을 싣고 인천공항으로 출발.
12:00 인천공한 도착.
동화형 지인 두분을 만나 점심 먹고 여행자 보험 들고 15:40 타쉬켄트행 비행기 탑승.
탈출구가 있는 통로 자리라 앞이 넓어서 좋다고 생각했는데 앞에 남자 승무원이 앉아서 많이 실망. 마주보고 앉아서 뻘줌 했는데 이런 전런 얘기하다 쌍둥이 아빠라는 공통점으로 친해져서 번호 주고 받고 호형호제로 발전. 덕분에 기내식으로 포식 했음.
19:15 타쉬켄트 도착 환승게이트를 찾아 맨 앞에서 걸어가다 잘 못 가는 바람에 우릴 따라온 사람들과 함께 빽... I'm Sorry !!! 낙후된 공항 시스템으로 한참 기다려서 티켓 받고 입장. 우리가 탈 비행기를 찾아 사진 찍고 21:15 셔틀버스 타고 비행기 앞에 도착.
우리가 예상했던 비행기가 아니다. 작고 연세 많아 보이는 비행기 모습에 불안감이 밀려온다. 역시나 에어컨에선 온풍이 나오고 무릎이 앞좌석과 키스할 정도로 좁아서 정자세로 앉아서 가야되는 상황이다. 화물칸이 부족해 기내에 짐을 싣고 출발. 1시간 거리니 조금만 참으면 도착이야 하고 생각하는 순간 눈이 감기고 도착... 아주 편안한 비행이였다. ㅋㅋ
23:15분 도착 악사이트레블 직원을 만나서 호텔로 이동 공항에서 호텔까지도 50분 정도 걸렸다. 비쉬켁 입성을 축하하며 치보(치킨&보드카) 먹고 취침.
7월 27일
05:30 기상 오쉬로 가는 첫 비행기를 타야 돼서 일찍 일어나다 보니 비몽사몽으로 호텔에서 주는 아침을 먹고 공항으로 이동 06:00 국내선 공항도착 티켓발권하고 화물 무게를 재고 오버차지 비용 정산 (핸드케리 5kg 화물 15kg 오버차지 Kg 2$) 핸드캐리는 무게를 안재기 때문에 되도록 무겁게 하고 화물은 컨베이어 옆 레일에 걸쳐서 무게를 줄였음.
07:00 탑승을 위해 게이트 앞에서 티켓을 보여주는데 공항 직원이 막는다. 옆으로 빠져 있다가 혼자 남아서 다시 나가려는데 또 막는다. 불안하다. 짧은 영어로 Why~ 묻자 직원이 같이 사진 찍자고 한다. 휴~~ 다행이다. 직원과 같이 사진 찍고 서둘러 비행기로 달려갔는데 계단 앞에서 또 잡혔다. 직원이 몸으로 막으며 뒤로 손가락을 가리킨다. 아까 같이 사진 찍은 여자가 달려오고 있다. 당황스러운 상황에 멍 때리고 있을 때 아가씨 손에 빨간 내 지갑이 들려있었다. 사진 찍을 때 핸드폰 꺼내면서 떨어진 것 같다.
08:00 오쉬 도착 악시이트레블 직원이 안보인다. 걱정이다 연락처도 모르는데 이리저리 찾다 포기하고 기다리고 있으니 30분후 직원이 나타났다. 직원을 따라 차에 짐을 싣고 호텔로 이동.
숙소에 짐을 풀고 오늘 일정 회의하고 점심 먹으러 분식점 아리랑으로 걸어서 이동. 의용형이 앞장서서 핸드폰 지도 보며 길을 찾음. 30분쯤 지나 길을 헤매기 시작 슬슬 동화형 짜증이 올라오고 눈치가 보이기 시작할 때 다행히 아리랑을 찾아 반가운 마음으로 들어가서 주방 아줌마한테 한국말로 인사를 했는데 메아리가 없다.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안쪽에 젊은 아가씨가 앉아 있다. 생김이나 옷차림이 딱 한국 사람이다. 앞에 가서 안녕하세요. 인사를 했다. 아가씨 목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발음이 약간 어색하다. 한국말을 조금 할 수 있는 직원이다. 배움이 짧아서 어려운 단어는 못 알아 듣지만 그래도 소통 할 수 있어서 천만 다행이다.사장님을 찾으니 중국에 비즈니스 하러 갔다고 한다. 환전한 돈이 없어서 사장님과 통화를 하고 일단 라면에 김밥을 외상으로 먹었다.
자이나(직원)의 안내로 환전하고 밥값 주고, 시장가서 과일, 견과류를 구입하고 택시를 타고 마트로 이동했다.
티코 택시들이 많이 있어서 반갑고 신기한 마음에 앞자리에 앉아서 출발. 연식도 오래되고 정비가 엉망인지
브레이크가 밀린다. 무서운 마음에 벨트를 하려고 땡기고 있는데 기사가 손으로 막으며 웃는다. 날 믿으라는 뜻 인것 같다. 좋아 믿어 보지 하는 생각에 손을 놓고 앞을 보고 있는데 좌회전을 속도도 안줄이고 드리프트 들어 가면서 브레이크가 밀린다. 오~ 이건 아니다 싶어 빨리 벨트를 했다.
호텔에 돌아와 잠깐 휴식 후 저녁을 먹기 위해 길을 나섰다. 5분정도 걷다가 겉보기에 괜찮아 보이는 식당이 있어서 들어갔다. 메뉴판을 보니 까만건 글씨요 하얀건 종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어렵게 양꼬치 샤슬릭, 이름 모를 국수, 난, 맥주를 시켜서 먹었다. 키르키즈스탄 대표 음식 양꼬치 샤슬릭은 향신료가 약간 거슬리긴 하지만 맛 있게 먹었고, 국수도 향신료 맛이 조금 있었으나 소스도 괜찮고 면이 아주 탱탱했다. 난은 구운 빵 맛만 나서 아주 좋았다.
나름 만족스러운 저녁을 먹고 호텔로 이동 마지막 샤워를 하고 와이파이가 되서 간단히 소식전하고 취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