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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의 정상화(Normalizing Abnormal Education)
코로나19가 가져온 우리 사회의 변화는 모든 것을 비정상화시켰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직접적인 사회 교류가 ‘사회적 거리두기’ 또는 ‘생활적 거리두기’로 제한되고, 이로 인해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간접적인 사회 교류라는 비정상적인 생활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집단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학교는 가슴 조려가면서 ‘비대면 수업’이라는 비정상적인 수업을 계속 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정부나 학계가 이러한 비정상화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최종 기한을 설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언론에서는 최소한 2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예측도 하고 있다. 어떤 이는 그 사이 코로나 변종이 나타날 수 있다는 암울한 미래를 제시하기도 한다.
정상화(normalization)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대상을 일정한 규칙이나 기준에 따르는 ‘정상적인’ 상태로 바꾸거나, 비정상적인 대상을 정상적으로 되돌리는 과정을 의미한다. 교육에 있어서 정상화라는 개념은 장애를 가진 학생들도 일반 학생들이 누리는 학교생활의 질을 가능하면 같은 수준까지 높여야 한다는 개념으로 특수교육에서 널리 활용되었다. 장애 학생들을 분리하여(separate) 교육시키던 것을 학습이 가능한 교과에 한하여 일반 학급에서 가르쳤던 일반학급 전지학습(mainstreaming), 일반 교실에서 학습하다가 필요에 따라 특수 학급으로 가서 학습하는 일반주도 특수교육(regular education initiative), 일반학급 내에서 일반교육과 특수교육을 동시에 받는 일반-특수 완전통합(total integration), 그리고 학습이나 학교생활뿐만 아니라 구성원으로서의 심리적⋅사회적 가치와 인정을 받게 하자는 통합교육(inclusion)까지 발전해 왔다. 특수교육에서의 이와 같은 노력은 장애를 가진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교육의 질이 일반학생들이 누리는 수준까지 가능한 한 최대로 같은 수준까지 높여 제공하려는 것이었다. 따라서 정상화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정상적인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같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생활환경을 갖추어 준다는 의미로서 장애인을 위한 최대한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대부분의 초⋅중⋅고⋅대학까지 정상적인 수업이 아닌 비대면 재택 수업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비대면 수업들의 형태는 과제물 활용 수업(교수자가 e-강의실을 통하여 학생들에게 강의 자료와 과제물을 제출하고 피드백(과제제출)시 주차 수업을 이수한 것으로 인정하는 수업 형태), 원격수업(혼합형; 교수자가 제작한 동영상, 음성파일이 삽입된 PPT파일, 과목 관련 강의 동영상 링크, 기타 수업 대체가능한 교원이 제작한 동영상을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 온라인으로 수강생들의 학습, 출석, 과제물 부여 및 제출 등을 관리해주는 시스템)에서 학생들이 탑재 자료를 활용하여 학습), Zoom이나 Google Class 등을 활용한 쌍방향 실시간 수업, 유튜브를 활용한 동영상 수업 등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때마다 비정상적인 수업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제는 위급 상황에서 임시로 대체했던 비대면 원격수업, 즉 비정상교육을 이제는 정상화로 이끌어 올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미래학자들은 미래에 사라질 직업 중의 하나로 교사를 꼽기도 한다. 모든 필요한 지식은 검색하면 다 나오고, 배우고 싶은 내용은 그 분야에 가장 전문적이고 뛰어난 스타강사가 온라인상에 올려놓은 강의를 원하는 시간에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으며, 기능을 익히는 분야는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더 잘 가르칠 수 있기 때문에 교사와 학교는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학자들은 창의성, 토의 토론을 통한 집단지성, 협력, 배려, 소통, 따뜻한 감성 등의 중요성이 미래사회에서는 더욱 커질 것이며, 이런 역량을 길러주는 일은 온라인상의 강사나 인공지능이 교실의 교사를 능가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미래사회를 대처하는 교사는 학생들에게 그러한 역량을 길러주도록 교육해야 한다.
현재의 비대면 수업 형태가 비정상이라면, 이를 정상화시킬 수 있는 방안들이 무엇인지 강구해야 한다. 코로나19 감염자는 병원에서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 정상적인 생각이었지만, 경증 감염자는 생활 치료실을 개설하여 비정상적인 대안 병원과 같은 효과를 얻었다. 감염 검사도 반드시 병원이나 보건진료소에서 했던 것이 정상이었다면, 비정상적인 drive-through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었다. 이처럼 비정상적인 형태들이 최고의 정상화가 된 것이다. 이제는 학교라는 장소, 또는 교실이라는 장소를 대신할 수 있는 에듀 테크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어디에서 가르쳐야 하는가도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교실 수업이 안 되면 증강현실 등을 통한 가상 교실이라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특수교육에서의 정상화 방안들이 점진적으로 발전한 것처럼 비대면 수업도 정상화를 향해 달려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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