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예술을 찾아서
- 버나드 라운 –
의학의 발달은 치료 불가능했던 질환들로부터 벗어나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연장시켰고 평균 수명도 늘어나게 되었다. 하지만 일부 의료인들의 습관적이고 기계적인 행위로 인해 훼손될 수도 있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진 한 의사가 있었다.
심혈관계 질환자는 짧은 시간 안에 발병하고 생사의 기로에 놓이게 되므로 항상 긴장하는 상태에서 환자의 수명을 조금이라도 연장시키기 위해 고심하게 된다. 특히, 미국의 경우 의료조직과 경제적 구조가 무한히 확대되면서 환자의 선택과는 상관없이 인생의 한 과정을 각종 의료기기에 매달려 있는 환자들을 보면서 버나드 라운 박사는 새로운 관점에 관심을 갖게 된다.
버나드 라운 박사는 40여 년 동안 수많은 환자들의 삶과 죽음의 원인을 경험하면서 두뇌와 정신이 심혈관계 치료와 수명에 많은 영향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 후 환자를 마주하면서 치료를 위한 기계적 도움보다는 환자의 이야기와 표정, 보호자의 태도들을 살펴보면서 질병의 요소를 찾아내려고 노력한다. 그들이 가족들과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에서 병인이 있기에 소홀히 할 수 없다고 생각하였다.
특히, 삶의 마지막 순간에는 가족조차도 접근을 못한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이들을 바라보며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숙고하면서 인간적 배려와 공감이 삶을 재생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그래서 그는 과학도 중요하지만 인술을 강조하며 환자와 의사가 대등한 관계 속에서 신뢰롭게 치료예술이 펼쳐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한다.
버나드 라운 박사는 이 책에서 의사는 완전하게 해결은 못하지만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으며 생각이 늙어가도록 만들지 말고 신체가 늙어감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가르쳐 주어야한다고 강조한다. 모든 전문가들의 경험은 가치가 있으며 의사의 말 한마디가 생명을 죽이거나 살릴 수도 있기에 희망을 주는 말을 해주고 신뢰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과학적 도구를 사용하여 정확한 병을 진단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진실성을 가지고 그들의 말을 잘 듣고 진단하면 정확도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인간은 아름답게 조직된 복잡한 체계이므로 개별성을 지닌 그에게 심리적 안정을 찾고 자신의 상태에 대해 제대로 인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된다고 말한다.
생명과학을 치유의 예술로 승화시켜야한다고 주장하는 저자는 죽음도 예술임을 사례를 통해 담담히 전한다. 죽음은 존재가 사라진 상태이므로 공포의 대상으로 알지만, 당장은 홀로 죽음과 싸우는 자신의 외롭고 공허한 마음이 죽어가는 과정의 고통이라고 말한다. 누구나 맞이하는 죽음은 삶의 마무리 과정이다. 충실한 삶을 살았고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이 곧 죽음의 존엄성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살면서 남에게 주었던 것들을 가지고 떠나기에 죽어가는 과정을 돕는 일 또한 치유행위의 하나라고 한다.
저자는 일생동안 의사로써 충실히 살면서 끊임없이 고뇌하고 새롭게 발견했던 경험과 한 인간으로써의 삶의 여정을 뒤돌아보며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한다. ‘한 인간 존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눈을 깊게 들여다 볼 때 더 많은 지식을 제공해주고 마지막 순간까지 존엄성을 위해 품위를 지킬 수 있도록 도와야 된다.’고.
또한 저자는 생명에 대한 관심과 치유의 의도로 다가서고 관찰하다가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면 망설이지 않고 실행하는 용기 있는 심장 전문의로써 사회적 기여를 많이 한다. 수많은 난관이 있을 때마다 최선을 다하며 먼저 인간을 위하려는 마음이 있기에 당당하게 직관과 경험으로 치유하고, 경이로운 체험이 치유의 예술로 표현되지 않았을까 싶다. 충실한 삶의 주인공이었던 저자의 일생을 보면서 내 삶을 돌아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하버드 대학 심장 내과전문의인 버나드 라운 박사는 핵전쟁 방지 국제의사회 창립회원이자 공동 명예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1985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다.
첫댓글 충실히 자기 길을 가는 사람들
그들이 자기 십자가를 지는 사람들이지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주변에서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았을까. 그러나 묵묵히 자기 길을 가는 사람이 행복한 승리자가 되겠지요! 한번 뿐인 인생에서…😀
인품이 좋고, 정말 인생을 멋지게 살고 계시다고 생각했던 분이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영면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놀라움과 함께 공허함이 밀려온다.
노년기! 신체가 늙어감에 적응하고,현재의 충실한 삶과 품위있는 죽음을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