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알딸딸 취한 상태로 우리는 또 풀문나이트를 즐기러 수영장에 갔다. 12월 31일 밤이라 더 신이 나서 열심히 놀았다. 역시 수영은 음주수영할 때가 제일 신나고요... 그렇게 마지막까지 뽕을 뽑기 위해 수영을 즐긴 후 숙소로 돌아와 편의점에서 산 야식을 즐기며 1월 1일이 되기를 기다렸다. TV를 트니 채널마다 시상식이 LIVE로 중개하여 연말 분위기를 냈다. 졸려서 자려는 오빠를 겨우 깨워 우리는 1월 1일이 되기 전 카운트를 했고 이제는 더 이상 먹고 싶지 않은 나이를 먹게 되었다..ㅋㅋ 그리고 내일 다시 창원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슬픈 기분으로 잠에 들었다.
ㅅ
제주도에서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역시 여행 마지막 날의 매직답게도 아침부터 몸이 힘들고 찌뿌둥하고 피곤해 죽을 것 같았다. 힘들게 몸을 일으켜 체크아웃을 준비했다. 다시 배 타고 창원에 갈 생각을 하니 한숨만 나왔고 일상으로 복귀하고 싶지 않았다.
마지막 날 아침식사는 수두리 보말 칼국수에서 먹기로 했다. 맛집임이 분명하게 많은 사람들이 웨이팅 중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테이블링으로 원격 줄서기를 해놔서 좀 더 빠르게 들어갈 수 있었다. 보말 칼국수는 생각보다 꾸덕뚜덕하고 깊은 맛이 났다. 웨이팅 하는 맛집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칼국수가 엄청 특별한 맛은 아니었지만 웨이팅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마지막 식사를 마치고 배를 타러 가기 전 병동에 돌릴 선물 및 시댁과 친정에 보낼 선물들을 사러 가기로 했다. 생각보다 시간이 빠듯하여 여행 기간 동안 준비를 안한 것이 후회가 되었다.
우선 시댁과 친정에는 제주 한라봉과 레드향을 보내기로 했다. 나는 시장에서 살 생각이었으나 손해 보고 사는 것은 참지 못하는 오빠는 과일을 수확하는 곳에서 바로 직거래를 해야 싸다며 한참을 인터넷을 뒤지더니 도로변에 덩그러니 있는 가게로 갔다. 나는 우리 집과 고모 댁에 보낼 것을 레드향으로만 구매했고(한라봉보다 레드향을 더 선호하니까) 다양하게 사지 않으면 병에 걸리는 오빠는 엄청난 고민 끝에 레드향 반 한라봉 반으로 구매했다. 오빠가 분명 시장에서 샀으면 호갱이 되었을 거라며 저렴한 가격에 사서 만족스러워했는데... 후에 어반브릭스 야채가게에서 더 싸게 한라봉과 레드향을 파는 것을 보고 오빠는 마음에 큰 상처를 입게 되었다.ㅋㅋㅋ
그리고 병동에 돌릴 선물을 사기 위해 꼭 가보고 싶었던 선물샵인 호호청과에 갔는데... 하필 오늘 휴일인 것이다.ㅠㅠ 배 시간은 다가오고 선물을 사야하고ㅠㅠ 그래서 부랴부랴 모이소라는 소품샵에 들려 병동에 돌릴 선물을 구매했다. 더 센스 있는 선물을 사고 싶었는데 촉박한 시간 탓에 그럴 수가 없어 너무 아쉬웠다.
제주도에 올 때처럼 다시 배에 올라탔지만 첫날과는 다른 기분이었다. 다시 병원에서 일할 생각을 하니 마음이 갑갑해져 배가 여수에 도착하지 않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런 내 맘도 모르고 배는 여수항에 도착했고 하늘은 내 마음처럼 깜깜해져 있었다. 그렇게 우리의 5박 6일간의 제주도 여행이 끝이 났다. 코로나 이놈의 망할 바이러스 때문에 당연히 유럽으로 갈 줄 알았던 내 처음이자 마지막 신혼여행이 이렇게 끝이 나서 너무 아쉬웠지만 그래도 오빠랑 간 첫 제주도 여행이자 나의 첫 겨울 제주도 여행이라 나름 재밌었다. 하지만 겨울의 제주도는 너무너무 추워서 이번이 마지막인 걸로...ㅋㅋㅋ 다음 겨울에는 코로나 미친놈이 끝이 나서 추운 곳이 아닌 따뜻한 동남아로 여행가는 걸로..ㅋㅋ 그리고 아직 우리에게는 오빠가 쓰지 않은 신혼여행이 있기 때문에 이 제주도 여행을 내 공식적인 신혼여행이라 생각지 않는다. 나는 꼭 2022년에는 해외로 간다!!!!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