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투 용어 순화 자료집 표지사진 ⓒ2006 국립국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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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록나다, 삐끼, 소데나시, 와쿠, 지라시...
국립국어원(원장 이상규)는 8일 일상 언어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일본어 투 용어를 순화해 한 권의 자료집으로 묶었다고 밝혔다. ‘일본어 투 용어 순화 자료집’이 바로 그것.
이 자료집은 일반 국민의 의사소통에 장애요인이 되고 있는 일본어 투 용어를 우리말로 고쳐 사회 전체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도모함과 동시에, 올바른 언어생활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에서 만들어졌다.
국립국어원은 이를 위해 1995년 문화관광부가 펴낸 ‘일본어 투 생활 용어 순화집’과 1996년 국립국어원이 펴낸 ‘일본어 투 생활 용어 사용 실태 조사’를 기초로 어원과 용례를 보완해 한 데 엮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지난해 문화관광부가 광복 60주년 기념 문화 사업으로 추진한 ‘일제 문화 잔재 지도 만들기’에 들어온 일반 국민들의 제안도 일부 포함시켰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립국어원은 ‘일본어 투 용어 순화 자료집’에 수록된 일본어 투 용어를 △순 일본어, △일본식 한자어, △일본식 발음의 서구 외래어, △일본식 영어, △혼합형 등으로 나누면서, 이 자료집에 담긴 용어가 총 1171개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이 가운데 순 일본어(40.5%, 474개)와 일본식 한자어(37.2%, 436개)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힌 국립국어원은 나머지 일본식 발음의 서구 외래어(12.1%, 141개), 혼합형(7.4%, 87개), 일본식 영어(2.8%, 33개)가 그 뒤를 잇는다고 설명했다.
국립국어원은 대표적인 순 일본어의 예로 가라(가짜), 가오(체면), 구사리(핀잔), 나가리(유찰), 노가다(공사판 노동자), 삐끼(손님끌기), 시다바리(보조원), 엔꼬(바닥남), 지라시(선전지), 후카시(품재기) 등을 들면서, “이들이 일상 언어생활에서 아직 널리 쓰이는 것은 일본어 투 용어란 사실이 널리 홍보되지 못한 데 연유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일본식 한자어로 고참(古參, 선임자), 구보(驅步, 달리기), 기라성(綺羅星, 빛나는 별), 노견(路肩, 갓길), 망년회(忘年會, 송년모임), 보합세(保合勢, 주춤세), 십팔번(十八番, 단골노래), 택배(宅配, 집 배달) 등을 들면서, “이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쓰여 순 일본어에 비해 거부감이 덜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본식 발음의 서구 외래어 가운데에는 공구리(concrete), 다시(dash), 마후라(muffler), 바케쓰(bucket), 밤바(bumper), 셔터(shutter), 샷시(sash) 등이 문제가 됐는데, 국립국어원은 “이 단어들은 올바른 표기와 함께 널리 쓰이고 있어 표기상의 혼란을 초래하는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국립국어원은 “우리가 쓰고 있는 가짜 영어의 대부분은 일본식 영어에서 기원한다”며, 난닝구(running shirt), 도란스(transformer), 빵꾸(puncture), 스뎅(stainless), 오바(overcoat) 등의 단어를 예로 들었다.
아울러 우리말과 뒤섞인 일본용어
닭도리탕(닭볶음탕), 삐까번쩍하다(번쩍번쩍하다), 뽀록나다(드러나다), 세무가죽(섀미 가죽), 수타국수(손국수), 왔다리 갔다리(왔다 갔다) 등을 언급하면서, 잘못된 용어사용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기도 했다.
자료집을 발간한 국립국어원은 “일본어 투 용어는 대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고 강조한 뒤, “원활한 의사소통은 사회통합의 밑바탕이 되므로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 자료집은 일반 국민들의 의사소통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올바른 언어생활에도 훌륭한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최한성 (
marunnamu01@dailyseop.com)기자
대표적인 일본어 투 용어 * 순 일본어
가라(→ 가짜) 가오(→ 체면) 구사리(→ 핀잔) 기스(→ 흠)
나가리(→ 유찰) 노가다[→ (공사판) 삐끼[→ (손님) 끌기] 소데나시(→ 민소매)
시다바리(→ 보조원) 와쿠(→ 틀) 유도리(→ 융통) 찌라시(→ 선전지)
후카시(→ 품재기)
*한자어를 일본 한자음으로 읽은 경우
겐세이(牽制, → 견제) 쇼부(勝負 → 결판/승부)
신삥(新品 → 새것/신품) 와이로(賄賂, → 뇌물/회뢰)
*일본식 한자어
가봉(假縫, → 시침질) 거래선(去來先, → 거래처) 고참[古參, → 선임(자)]
기라성(綺羅星, → 빛나는 별) 대금(代金, → 값) 망년회(忘年會, → 송년 모임)
매점(買占, → 사재기) 수순(手順, → 차례) 십팔번(十八番, → 단골 노래)
취조(取調, → 문초) 택배(宅配, → 집 배달)
*일본식 발음의 서구 외래어
뼁끼(pek → 페인트) 엑기스(extract → 진액) 자몽(zamboa →
그레이프프루트)
다스(dozen → 열두 개) 밧테리(battery → 건전지) 빠꾸(back → 후진)
샷시(sash → 창틀) 셔터(shutter → 덧닫이) 쓰레빠(slipper → 실내화)
카타로구(catalogue → 일람표) 화이바(fiber → 안전모) 후롯쿠(fluke → 엉터리/어중치기)
*일본식 영어
난닝구(←running shirt → 러닝셔츠) 레지[←register → (다방) 종업원]
멜로(←melodrama → 통속극) 빵꾸(←puncture → 구멍)
에로[←erotic → 선정(적)] 뻬빠(←sandpaper → 사포)
레미콘[←ready-mixed concrete → 회 반죽(차)] 워카(walker → 군화)
리모콘(←remote control → 원격 조정기) 백미라(back mirror → 뒷거울)
쇼바(←shock absorber → 완충기) 리야카(rear car → 손수레)
*혼합 형태 일본어 투 용어 닭도리탕[-鳥(とり)湯 → 닭볶음탕] 비까번쩍하다(←ぴか----, → 번쩍번쩍하다)
뽀록나다[←襤褸(ぼろ)-- 드러나다] 세무가죽(chamois--, → 섀미 가죽)
왔다리 갔다리(←-たり -たり → 왔다 갔다) 만땅(←滿tank →가득)
소라색[空(そら)色 → 하늘색] 야키만두[燒き(やき)饅頭 → 군만두]
전기다마[電氣球(だま) → 전구] 가라오케[←空(から)orchestra → 녹음 반주]
가오 마담[顔(かお)madam → 얼굴 마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