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2
[ 메주 관리 ]
지난 시간에 만든 메주가 좋은 공기와 햇볕을 받으며 잘 마르고 있었습니다.
낮에는 수시로 위아래를 바꿔주고 밤에는 얼지 않게 안으로 들여야 합니다.
손이 많이 가는 만큼 그 정성으로 맛있는 장이 되겠지요.
[ 장 관리 ]
올해 만든 메주가 햇볕과 바람을 맞고 있는 동안
지난 해 담근 된장과 묵은 된장을 돌보아야 합니다.
작년에 담근 된장입니다.
저온으로 참기름 추출한 후 남은 깻묵으로 된장 윗부분을 덮어 두었습니다.
(장 관리 때 잠깐 실수로 비를 맞힌 된장 위에도 깻묵을 얹어두면
수분 흡수에도 도움이 되고 장 맛도 살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깻묵 덮개는 오랫동안 그대로 두어도 됩니다. 오히려 장에 영양을 더하면서 맛도 더 좋게 하기도 합니다.
겉과 다르게 속은 빛깔 좋은 된장입니다.
해마다 메주 콩 삶은 물은 딱딱하게 마른 묵은 된장 위에 뿌려주면
촉촉하고 맛있는 장으로 살아납니다.
작년 된장이라 겉이 많이 마르진 않아서 콩 삶은 물을 반 병 정도 부어 주었습니다.
딱딱할 정도의 겉면이 아니라서 굳이 섞어주지 않아도 서서히 스며듭니다.
해마다 이 맘 때 콩물을 부어 관리 한
12년 된 검은콩 된장입니다.
항상 지금 철에 콩물을 부어야 변질 우려가 없습니다.
바싹 마른 겉과 다르게 속은 촉촉합니다.
한 병 반 정도의 콩물을 부었습니다. 제법 흥건하게 부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콩물의 단맛은 달큰한 장 맛을 냅니다.
바싹 마른 윗부분은 딱딱해서 처음에는 섞어주기가 힘들지만
차츰 콩물이 스며들면 작업하기가 수월해 집니다.
콩물을 붓고 나서는 장독을 바꿔주기도 합니다. 그러면 힘들게 섞어주지 않아도
위아래가 자동으로 뒤집어져 골고루 촉촉해지니까요.
해마다 꾸준히 아주 조금씩 늘려 나간 17년 된 씨간장 입니다.
진짜 '진간장' 인 거지요.
5년 이상 된 조선간장을 '진간장'이라고 하고, 약으로 써도 손색이 없으며,
3~5년 된 조선간장은 '중간장'이라 하여 나물 무칠 때 쓰고,
그 아래는 '국간장'으로 씁니다.
[ 된장 늘리기 ]
5시간 삶은 콩(고소한 맛)을 소쿠리에 잘 밭칩니다.(메주용 콩은 6시간 정도 삶음, 으스러지는 정도)
콩물도 사용해야 하니 버리지 마세요.
메주 콩처럼 천주머니에 넣어서 밟아 으깹니다.
맛 없는 묵은 된장, 겉이 말라 딱딱해진 된장 윗부분, 소금을 뿌려두어 짜워진 된장 등에
삶아 으깬 콩을 넣어 장 맛을 살립니다.
삶은 콩은 적당히 식혀야 합니다. 온도가 너무 높으면 이후 된장 숙성 과정에서 신맛이 나는 균이 번식할 수 있습니다.
삶은 콩과 묵은 된장의 비율은 1.2 : 1 정도가 적당합니다.
이 보다 묵은 장을 더 적게 넣어 치댄 장은 짜지 않아
그 자체로 비빕밥 용 장으로 활용하면 좋습니다.
혹 늘린 장이 싱거우면 소금으로 간을 해도 됩니다. 조선간장으로 간을 하면 더 좋겠지만 간장이 아깝겠지요.
때로는 곡식가루를 넣어 장 맛을 더 풍부하게 살릴 수도 있습니다.
깨, 들깨, 수수, 노란 조, 팥, 메밀, 율무, 옥수수, 기장 등등
우리집 가족들에게 필요한 영양을 생각해 곡식가루를 첨가하면 됩니다.
살짝 볶아서 가루내어 두면 요긴하게 쓰겠지요.
마른 된장에는 콩물을 부어 촉촉하게 합니다.
손으로 많이 치대야 장 맛이 더 달아집니다.
물론 맨 손으로 치대야 하구요, 기가 좋은(건강한 사람) 사람이 손 보아야 합니다.
이렇게 늘린 된장은 며칠 밖에서 숙성시킨 후 먹습니다. 보름 정도의 발효가 가장 맛납니다.
된장찌개, 국 용으로 활용하시면 되고,
달달한 발효액을 첨가하면 쌈장으로 활용하기 좋습니다.
첫댓글 엄나무님. 새벽까지 정리해서 올린다고 고생많으시네요... 된장이 참 맛깔나 보여요...쩝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