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웅요셉 신부님 강론 글입니다. 12/21 대림 제3주간(12.21) 인사말 “안녕하세요.” 또는 “좋은 아침이에요”라는 말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항상 다정한 인사를 건네면, 그렇게 하지 않으면 형성되지 않을 인간적인 유대 관계가 형성됩니다. 규칙적으로 아침 산책을 하는 한 랍비가 있었습니다. 그는 남녀노소 막론하고 마주치는 모든 사람에게 다정한 미소를 띠며 “좋은 아침이에요.”라는 정겨운 아침 인사를 건넸습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 많은 주민을 알게 된 이 랍비는 항상 그들의 정확한 칭호와 이름을 부르며 인사를 건넸습니다. 한편, 도시 근교 농장에 한 농부가 살고 있었는데, 그 역시 종종 이 랍비와 마주치곤 했습니다. 랍비가 그에게 “좋은 아침이에요, 뮐러 씨.”하고 인사를 건네면, 그는 “좋은 아침입니다, 랍비님.”하며 답례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랍비의 산책은 중단됐고, 뮐러는 농장을 떠나 나치 친위대에 입대했습니다. 랍비는 트레블링카 죽음의 수용소에서 가족을 잃고 아우슈비츠로 이송되었습니다. 어느 날 아우슈비츠에 수감된 유대인 전원에 대한 선별 작업이 이루어졌습니다. 수감자들이 한 나치 장교 앞에 서면 그는 그들을 왼편이나 오른편으로 보냈는데, 왼편은 가스실에서의 죽음을, 오른편은 강제 노동의 삶을 의미했습니다. 당시 랍비는 오랜 굶주림과 질병에 시달려 이미 ‘걸어 다니는 해골’처럼 보였습니다. 앞의 줄이 점점 줄어들면서 “왼쪽으로, 오른쪽으로”라는 지시하는 목소리가 랍비에게 낯익게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랍비는 수감자들의 삶과 죽음을 결정하는 나치 장교의 얼굴을 볼 수 있었습니다. 랍비가 마침내 나치 장교 앞에 서게 되었을 때, 그는 자신도 모르게 “좋은 아침이에요, 뮐러 씨.”하고 인사를 건넸습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랍비님” 장교는 답례를 하고 말을 이었습니다. “여긴 어쩐 일이세요?” 랍비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힘없이 웃어 보였습니다. 몇 초 후, 뮐러는 자신의 지휘봉으로 오른쪽을 가리키며 “오른쪽으로.”라고 말했습니다. 다음날 랍비는 좀 더 안전한 수용소로 이송되었고, 결국 전쟁에서 살아남았습니다. 그 랍비는 다음과 같이 전한다. “현재 여든이 넘은 그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내게 말했습니다. ‘이것이 아침 인사의 위력이죠. 우리는 항상 다른 사람에게 다정한 인사를 건네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성모님께서 엘리사벳을 방문하여 엘리사벳이 성령으로 가득 차게 만드십니다. 그런데 엘리사벳이 성령으로 가득 찼던 순간이 바로 성모님의 ‘인사말’을 듣는 순간이었습니다. 성모님의 인사말은 인사말로 그친 것이 아니라 당신 안에 있는 성령님을 전달해주는 매개체의 역할을 한 것입니다. 성령님은 사랑이십니다. 사랑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표현되어져야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가장 먼저 건네줄 수 있는 사랑의 표현은 무엇일까요? 바로 ‘인사’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으로 가득 찬 인사를 받은 사람은 자신이 받은 사랑으로 되돌려줍니다. 엘리사벳은 성모님의 인사를 듣고 태중의 아기도 복되고 성모님도 복되다고 하며 성모님을 칭송합니다. 그 이유는 성모님으로부터 먼저 사랑의 인사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누구든 준대로 받게 되어있습니다. 다른 이들이 내게 싸늘한 눈빛을 보인다면 먼저 내가 웃어 보이는 것은 어떨까요? 그 차가운 눈빛이 따뜻함으로 바뀔 수 있는 에너지를 내가 상대에게 선물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눈빛 때문에 나도 기뻐지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