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특별한 아침에 출연하는 날.
저는 새벽 4시 부터 준비를 시작한답니다.
덕분에 하루종일 비몽사몽.....^^;;;
퇴근해서 한참 자다가 전화소리에 놀라 깼내요.
그러고 보니 요즘 글을 거의 올리지 못하는지라, 겸사겸사
몇자 적어봅니다.
휴~~~~우우우웅!
다 알고 계시죠?
저희 사무실에 요즘 안좋은 일이 많다는 거.....
지난 일요일에 선배님 한분을 떠나보냈습니다.
김태희 아나운서....
솔직히 제가 입사했을 당시만해도 태희 선배는 출산휴가중이었기 때문에
5월이 돼서야 볼수 있었지요...
첫번째 만남은 빈필 초정공연(상암구장에서 였죠.)에서
신동호 아나운서와 함께
MC를 볼때였는데요...
정말 부럽기만한 화려하고 큰무대에서의 여유있고 능수능란한 진행솜씨...
거기에 유창한 영어인터뷰....(나중에 알았는데요, 태희 선배는 동시통역이 가능한 수준이더군요...^^)
저는 김태희 선배가 무척이나 화려한 사람인 줄로 생각했었답니다.
그리고 출산휴가가 끝난 후 출근한 선배님.....
정말 소박하고, 평범하고, 그리고 유쾌한 분이셨지요.
자신에게 주어진 무대에 따라 변신 할 뿐,
선배님 당신은 언제나 중심을 잡고, 한 아이의 엄마로써 또 아나운서국의 일원으로써의 역할에 충실한 분이었습니다.
태희 선배와 함께 숙직을 하던날....
태희 선배가 들려줬던 유창혁 기사(바둑 9단, 아시죠?)와의 연애 스토리...
지금도 기억이 나네요.
유 기사님이 태희 선배에게 계속 대쉬하고....^^
무려 1년이 넘는 시간동안 보여준 그 노력에 감동....결혼까지....
부러움 반(?), 감타 반으로 밤새워 이야기를 듣던 때가 기억납니다.
태희 선배님은 남을 챙겨주는 데는 일가견이 있는 분이셨습니다.
아주 꼼꼼히, 그리고 확실하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걸 배푸는 스타일이었죠.
후배들에게도 그랬고...
유창혁기사가 바둑계에서 위치가 있는지라 손님이 무척 많은 상황에서도
전혀 힘들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남편을 내조하고,
아이를 키우는 1등 아내요, 1등 엄마였답니다.
제게 남아있는 태희선배에 마지막은 방에서 뜨게질을 하던 모습이었습니다.
동훈이(태희 선배의 첫째아들)를 위한 작은 옷을 정성스레 한땀, 한땀 뜨고있는 선배.....
그리고, 갑자기 몸이 너무 안좋다며....
조퇴신청을하고 엘리베이터를 타던 선배.....
그게 마지막 모습이었네요.....
............
.............
선배의 두번째 출산은 난산이었습니다.
예정보다 2달이나 빨리 아이가 나오려 해서....
나중에 다른 여자 선배들의 말을 들어보니....
아이를 출산하더라도 인큐베이터가 없으면 곤란한 상황이어서....
병원을 찾아 해멨다고 하는군요.
그리고 급하게 들어간 병원응급실에서
체 마취가 안된상태에서 이뤄진 제왕절개.......
아마도....선배는.....
자신의 아이를 살리기 위해 마지막까지 정신을 놓지 못했을 겁니다.
선배는 출산 후 병원에 누워있으면서 아이들 생각뿐이었습니다.
한참 응석부릴 나이에, 집에서 엄마없이 혼자있을 동훈이(첫째아들)
그리고 겨우 세상에 나와, 인큐베이터에서 인공호흡기에 생명을 의지하고 있는
아직 이름도 없는 둘째 아들.......
선배는 출산(끔직한)하고 채 1주일도 안돼서....퇴원하셨습니다.
자신의 몸이 아직 정상이 아니었지만,
아이걱정에......
그리고 1주일만에 돌아가신겁니다.
일부 신문에서 어이없는 보도가 나돌땐 솔직히 화가나더군요.
저도 뉴스를 전달하는 사람이지만....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추측성의 보도를 일삼는건
고인을 두번 죽이는, 정말로 두번 죽이는 일인것 같습니다.
..............
그래서 요즘 사무실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원래 신입사원이 들어왔기때문에 활기를 띠어야할 사무실이 조용하답니다.
이번 한달동안은 계속 이러지 않을까 싶네요.
여기까지 긴글 읽어주셔서 고맙구여.....^^::::
태희 선배가 편히 쉴 수 있게 기도해주세요.
그럼 2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