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은퇴,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은퇴’. 누구에게나 닥치는 일이지만 유독 목회자들에게 더 가혹한 것이 현실이다. 미리 연금재단에 가입한 목회자라면 노후 대책에 대한 염려는 어느 정도 덜 수 있겠지만, 몇몇 교단들을 제외하고 나면 연금제도를 운영하지 않는 교단이 대부분이어서 은퇴를 앞둔 목회자들의 고민은 이만 저만이 아니다. 목회자들의 은퇴 준비,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 적은 액수라도 ‘노후연금’ 준비
현재 일반인들이 생각하고 있는 은퇴 후 생활비는 평균 230만 원. 4인 가족 최저 생계비 수준이다. 많지 않은 듯 보이지만 목회자들에게는 큰 돈. 현역 시절에도 월 사례비로 230만 원을 받아보지 못한 목회자들이 상당수다.
‘목회와 신학’이 지난 4월 호에 발표한 내용을 보면 목회자 21.7%가 ‘120~180만 원’, 16%는 ‘80만 원 미만’의 사례비를 받고 있었고, 그나마 ‘180~250만 원’의 사례비를 받는 목회자들은 18.9%에 불과했다.
이런 조사 결과는 결국 현역 때도 받지 못했던 생활비를 은퇴 후에 받을 가능성은 불가능하다는 또 다른 사실 확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각 교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원로목사’ 제도. 교단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한 교회에서 20년 정도를 시무하고 은퇴할 경우 시무 때 받던 사례비의 70%를 매월 지급한다. 일종의 든든한 노후 대책인 셈이다.
그러나 프루덴셜생명 은퇴 전문 컨설턴트 김영관 씨(부평교회 집사)는 원로목사 제도의 운영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교회 내에서도 경제 활동이 가능한 성도 수보다 노령화된 성도들의 숫자가 많아지면서 목회자의 긴 노후를 교회가 지속적으로 책임지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또한 목회자가 개척 교회나 미자립 교회에서 은퇴할 경우 원로목사가 됐다 해도 교회에서 생활비를 지급할 수 없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김 씨는 “급속히 고령화 사회로 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감안하면 젊은 세대가 노인 세대를 부양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국민연금 등 각종 사회보장제도만으로는 현명한 노후 준비를 할 수 없을 가능성이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노후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며 적은 액수라도 노후연금준비를 서두를 것을 조언한다.
# 목회 경험 살릴 수 있는 직업 찾으라
은퇴 설계 전문가들은 “평생 직업인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목회자 또한 은퇴 후 소일거리로 생활하기보다는 전문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좋고, ‘은퇴 후 직업’에 관심을 가질 것을 당부한다.
은퇴 목회자들의 경우 평생 성경을 보고 연구하며 설교하고 상담하는 일을 했던 사람들. 은퇴 후 ‘상담사역’에 관심을 둘 필요도 있다. 은퇴를 앞두고 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은퇴 후라 해도 자격증 취득을 위한 과정을 이수할 필요도 있다.
최근 뜨는 것 중에 하나가 ‘사회복지사’. 사회복지사의 경우 연령 제한이 없기 때문에 은퇴 후에도 사회 봉사와 직업을 겸해 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회복지사의 경우 현재 인원이 더 필요한 상황이며, 교회들 또한 사회복지와 깊은 연관이 있어 목회자로서 은퇴 후 뛰어들 수 있는 직종이기도 하다.
‘한국어 교원 자격증’ 취득도 관심을 가져볼 만한 부분. 평생 글과 함께 살아온 목회자에게는 다른 직종에 비해 도전해 볼만한 자격증 취득 요소다. 최근 젊은층에서 인기를 얻고 있지만 다문화 사회의 급격한 팽창으로 은퇴 후 뛰어드는 시니어 세대들 또한 상당히 증가하고 있다.
크리스천직업연구소 새일 안만호 소장은 “모든 과거는 내 미래와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 과거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고 말하고 “목회자들 또한 과거의 목회 경험을 살려 은퇴 후 미래의 직업에 도전할 것”을 요청한다. 또한 “자신의 선천적 재능을 찾아주는 다양한 방안들이 있는데, 이를 활용해 재능을 잘 발굴하고 그것들을 취미로 삼아 일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출처 : 아이굿뉴스(http://www.igood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