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 나의 생명, 나의 바람[望]♡
온솔 김조증일(金增溢)
당신은 나에게 있어
영원한 생명입니다.
내가 온 누리에서
마지막까지 부를
나의 사모곡(思慕曲)입니다.
지금 내 나이에
어떠한 욕심도 없습니다.
다만
당신을 위하는 것,
이것만 바랄 뿐입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것만이
나의 바람[望]입니다.
50년 가까운 세월 변함없이
오로지
내 가슴에 들어와 헤아려 주고 있는
당신이야 말로
내 생명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나에게
당신이 없다면
내 삶의 의미는 없습니다.
아내
- 내가 사모곡(思慕曲)을 부르는 것은 -
온솔 김증일(金 增 溢)
나는 가수가 아닙니다.
그래도 나는 늘 당신을 향하여 노래를 부릅니다.
끝없는 사모곡(思慕曲)을.
날갯죽지 잃은 새같이
하잘 것 없는 미물(微物)처럼
온 누리를 허우적거리며
내가 노래를 부르는 것은
온랭(溫冷)이 교차(交叉)하는
당신 품에서 정서(情緖)가
메마르지 않게 하고
허무하기도 하는 인생길에 당신의 벗이 되고
내가 좋아하는
당신 웃는 모습의 영원한 연인(戀人)을
유지(維持) 하고 싶어서입니다.
그런데 나는 가수는 아닙니다.
의망(意望)
~아내와 함께~
온솔 김증일(金增溢)
아내의 이마에
송알송알 맺히는 *알땀을 보면서
오늘도 향호호수 둘레를 걷는다.
꾸준한 걷기운동으로
우리는 이 나이에도
*슬기주머니도 되고
*두루치기도 되고
*차돌도 된다.
유서(由緖)깊은 향호(香湖)의
정기(精氣)를 받으면서
※주(註)
*알땀 ..... 예쁜 여자의 이마 따위에 송알송알 뱆히는 땀.
(알땀은 여자가 꼭 예뻐야만 쓸 수 있는 우리말이다).
*슬기주머니.....남다른 재능을 지닌 사람
*두루치기 ..... 여러 방면에 능한 사람, 팔방미인, 재주꾼.
*차돌 ..... 야무진 사람.
아내
~ 당신은 정말 사랑옵다 ~
온솔 김증일(金增溢)
젊은 날
방황하는 가운데
내 앞에 나타난 당신의 웃는 얼굴
내뿜는 열정을 느지막이 식히며 싹튼 사랑
어정쩡한 나에게
참된 사랑의 눈을 뜨게 한
당신은
천진스러운 모습의 소녀처럼
예쁘게 뱅긋이 웃고 있었다.
겉으로 차가운 듯하면서도
안으로는 뜨거운 마음
아우러져 품고 있었다.
지난날이나 지금이나
당신은 정말 *사랑옵다.
당신을 보고 있으면
고단한 내 영혼이 깨어나
늘 힘이 솟구쳤는데
몇 십 년 세월이 흐른
오늘도 우리 함께
탁 트인 주문진 향호(香湖)호숫가에서
*명지바람 맞으며
힘차게 걸으면서
사랑의 노래를 부르자
아내여!!
※주(註)
*사랑옵다...마음애 들도록 귀엽다.
*명지바람...보드랍고 화창한 봄바람.
아내
~ 당신은 내 운명~
온솔 김증일(金 增 溢)
남들은 운명(運命)처럼 만나서
운명처럼 사랑한다고도 하는데,
당신이 무어라 하더라도
당신을 잃는 건 상상할 수도 없기에
나는 여전히 끊임없이
당신을 사랑하고 지킨다.
*한뉘를 두고
오로지 고맙고 미안하기만한 당신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을 위하는 게
내 운명이요
내가 살아갈 이유니까.
※주(註)
*한뉘.....한평생, 일평셍.
영모(永慕)
~ 아내 ~
온솔 김증일(金增溢)
내 가슴 속 깊이
붙안고 싶은 대상 있지.
쇠털같이 많은 시간
갈피잡지 못하고 헤매는
그리움과 함께
불 속으로 날아드는 부나비처럼
온갖 것
불태우고 싶은 대상 있지.
오롯이 사랑을 좇아
안추르며 보낸 지난 날
모두 잊고
꼭 붙안고 싶은 대상
내 가슴 속 깊이 있지.
아내여 !!
아내
온솔 김증일(金增溢)
당신은
나에게
늘 *구듭 쳐주어 내가 미리 *매개를 알아
늘 *벼리를 잡을 수 있었지.
당신은
*끄물끄물한 날씨엔 늘 허리가 욱신거렸는데도
늘 밝은 모습이었지.
당신은
늘 *빼도리를 잘해서
늘 *썰레놓기도 하고
늘 모든 일을
*매조지하며 *매지 대고 *매기단했지.
*야리야리하지 않은
당신이
어떤 때는 *본때를 보인 적도 있지만,
내가 이 나잇살에 공부한답시고
아파트 *구들에
*갈무리하지 않은
온갖 책자와 신문, 비디오테이프, CD,
화선지, 먹물, 물감 따위로
온통 *널브러져 있는데다
가끔 *매가리가 풀려 *배끗거리기도 하여
*사달이 나는데도
*엔간하면 열 받아 *부아가 날만도 한데
그냥 *허투루 보아온 당신,
나로서는 늘 고맙고 미안하기만 하지.
사랑해요.
아내여!!
※주(註)
* 구듭 ...귀찮고 힘든 뒤치다꺼리
* 매개 ... 일이 되어가는 형편.
* 벼리...일이나 글의 뼈대가 되는 줄거리.
* 끄물끄물하다 ... 날씨가 활짝 개지 않고 몹시 흐려지다.
* 빼도리... 일이나 물건 따위의 짜임새를 고르고자 요리조리 변통하는 일.
* 썰레놓다 ... 안 될 일이라도 되도록 마련하다.
* 매조지다 ... 일의 끝을 단단히 맺어 조지다.
* 매지 대다 ... 한 가지 일을 단락 지어 치우다.
* 매기단하다 ... 일의 뒤끝을 깨끗이 마무리하거나 맺다.
* 야리야리하다 ... 단단하지 못하고 매우 무르다.
* 본때 ... 본보기가 되거나 내세울만한 것.
* 구들 ... ‘방구들’의 준말.
* 갈무리 ... 물건 따위를 잘 정리하거나 간수함.
* 널브러지다 ... 너저분하게 흐트러지거나 흩어지다.
* 매가리 ... ‘맥(기운이나 힘)’을 낮잡아 이르는 말.
* 배끗거리다 ... 서로 어긋나다. 일이 될 듯 될 듯 하면서도 아니 되다.
* 사달 ... 사고(事故)나 탈(‘사단’이라 하면 틀린 말임).
* 엔간하다 ... ‘어연간하다’의 준말.
* 부아 ...①허파, 폐장 ②분한 마음.
* 허투루 ... 대수롭지 않게.
사라져가는 순우리말 표준어를 찾아 늘 애용.
기쁨의 으뜸
~ 손녀(孫女) 단비를 보면서 ~
온솔 김조증일(金 增 溢)
오늘도
우리의 사랑이요,
우리의 자랑이요
우리의 바람[所望]이요,
우리의 보람이요,
우리의 화목(和睦)이요,
우리의 귀여움이요
우리의 *밝을 녘이요
우리의 *벼리가 되고
우리의 *안갚음이 될
우리의 *꽃등 장손녀(長孫女)
*김밝단비에게 마음 빠져있다.
맏아들부부가 경상도 땅에 살고 있기에
자주 직접 볼 수 없어
늘 손녀의 사진과 동영상만 보며
즐거워하고 있지만,
2011년에 태어난
손녀 김 밝단비는
우리 집안[家門]의
즐거움, 기쁨의 으뜸이다.
내 부모님께서 손자손녀들을
왜 그토록
예뻐하시고 귀여워하셨는지를
이제야 알 것 같다.
☞주(註)
*김밝단비
우리 고유의 성(姓)인 ‘박(朴)’은 본디 ‘’이요, ‘밝’이다. 한글이 없던 고대(古代)시대 ‘밝다’는 걸 한자(漢字)로 표시한 게‘朴’이다. 따라서 박씨는 밝씨라 해야겠다. 우리 맏며느리의 성(姓)이 ‘박(朴)’씨다. 양성평등주의(兩性平等主義)에 따라 나는 며느리의 성을 따서 손녀 이름을 지었기에 ‘김밝단비’가 되었다. 내 어머니의 성이 조씨이기에 내가 필명(筆名)을 ‘김조증일’이라 했듯이.
*안 갚음(filia devotion)
반포지효(反哺之孝)라는 고사성어(故事成語)가 있는데, 까마귀 새끼가 자라서 늙은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준다는 뜻으로 자식이 커서 부모를 봉양하는 것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비슷한 발음의 ‘앙갚음’은 ‘안 갚음’과 같은 이름씨[名詞]이지만 자기에게 해를 입힌 사람에게 보복하는 행동을 뜻하는 '앙갚음'과는 전혀 다른 낱말이다.
*벼리(table of day)
벼리는 그물의 위쪽 코를 꿰놓은 줄로, 그물을 오므렸다 폈다할 때 잡아당기는 줄이다. 이 줄만 가지고 있으면 그물을 맘대로 쓸 수 있어 아주 중요하기에 어떤 일이나 글의 뼈대가 되는 줄거리를 벼리[綱]라 한다. 삼강오륜(三綱五倫)에 나오는 강(綱)이 바로 ‘벼리’이니, 일의 큰 줄거리나 책의 첫머리에 내용[윤곽]을 대강 추려 차례로 벌여놓은 줄거리를 뜻하는 낱말이다.
*밝을 녘(dawning / break of day)
‘날이 새어서 밝아올 때’를 말하며, 한자(漢字)로 ’동이 튼다‘는 뜻의 ‘개동(開東)’을 순우리말로 ‘밝을 녘‘이라 한다. ’밝 단비‘를 비유했다.
*꽃등(start / beginning)
본디 '꽃'에는 ‘처음’이라는 뜻이 있으며 순우리말인 ‘꽃등’은 ‘맨 처음’이라는 뜻으로 ‘시초(始初)’라 할 수 있으며 우리말 ‘꽃등’과 달리 한자(漢字)가 들어가는 ‘꽃등(~燈)’은 ‘꽃무늬가 있는 종이 등(燈)’을 뜻하기에 꽃등과는 전혀 관계가 없으며 ‘꽃등’과 ‘꽃등(~燈)‘은 같은 이름씨[名詞]이지만, 뜻은 전혀 다른 낱말이다. 이 글에서는 우리의 최초(最初), 처음 손녀라는 뜻의 ’꽃등‘을 말한다.
출산(出産)
김 조증일(金 增 溢)
이 세상에
어느 연애가
어느 즐거움이
어느 행복이
자식들 자라는 모습 보는 것만 하갰느냐.
하제
~ 잃어버린 내일(來日)의 우리말 ~
온솔 김조증일(金 增 溢)
내일(來日)이라는 우리말을 잃어버린 겨레,
한자(漢字)로 된‘내일(來日)’의 순수한 토박이 우리말,
지금은 잃어버린
지금은 잊어버린
‘내일(來日)’이라는 우리말,
‘내일(來日)’의 우리말은 본디부터 없었나?
‘어제’,‘그저께’,‘그끄제’,‘엊그제’,‘오늘’,‘모레’,‘글피’,‘그글피’같은
순수한 토박이 우리말은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데,
‘내일(來日)’이라는 우리말도 있어야 할 게 아닌가?
그렇다.
우리 조상들이 썼던 ‘내일’ 이라는 우리말이 있었다.
‘하제’또는 ‘올제’란 말이
‘내일’이라는 우리말이었다.
그런데 왜 내일의 우리말 낱말이 사라졌나?
이렇게 내일의 우리말이 분명히 있었는데,
어째서 이 말이 없어졌나?
사용하지 않으니까 잃어버렸나?
가르쳐주지 않으니까 잊어버렸나?
왜 사용하지도 않고 가르쳐주지도 않았나?
안타깝고 통탄할 일이다.
이제부터라도 어제, 그저께, 그끄저께, 엊그저께,
오늘, 모레, 글피, 그글피처럼
‘내일(來日)’을 뜻하는
‘하제’라는 우리말을 사용해야겠다.
학교, 신문사, 방송사부터 앞에 나와 먼저
‘내일’을 갈음해서
‘하제’란 말을 적극 사용, 가르치자.
그냥 *얼넘길 일이 아니다.
우리 사회 내로라하며 으스대는 이른바 지도층
사람들이 우리말을 무시하고 *시룽거리며
*마구발방하는 꼴을 *조져버려야 한다.
나라 땅을 지킬 때는 몽땅 군인이 되고
나라 말을 지킬 때는 몽땅 시인이 돼야 한다.
우리는 누구나 *대갈마치가 되고, *모도리가 돼
나라 땅도 나라 말도 옹골차게 지켜야겠다.
☞주(註)
*얼넘기다 ... 일을 얼버무려서 넘기다
*시룽거리다 ... 경솔하고 방정맞게 까불며 자꾸 지껄이다.
*마구발방 ... 분별없이 함부러 하는 언행
*조지다 ... 일이나 말이 허술하게 되지 않도록 단단히 단속하다. 호되게 때리다.
*대갈마치 ... 세파를 겪어 아주 야무진 사람
*모도리 ... 조금도 빈틈이 없는 아주 야무진 사람
★ 성명(姓名) 김증일(金增溢)- - - 호(號) 온솔 - - - 필명(筆名) 김조증일
♥ 1996년3월 『월간 한맥문학(脈文學)』시(詩) 부문 당선, 등단
♥ 현재 - 후조(後凋)문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