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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著者 소개: 김향 詩人 1989년 『심상』등단. 詩集 『하루씩 늦어지는 달력』, 『세계를 떠난 사람의 집』. 여행 에세이 『길은 산으로 휜다, 아니다 다시 바다로 열린다』, 『지나가다 머무르다』 |
그녀의 화려한 이미지 뒤에는 이상하게도 슬쩍슬쩍 구도의 그림자가 보인다. 어느 생엔가 티베트 고원 어디쯤에서 야크와 단둘이 살았을 법한 유목의 그림자가 보인다. 악령의 불씨들이 별빛처럼 반짝이는 사막의 밤들을 건넌 자의 범상치 않은 품이 보인다. 그래서 그녀의 시는 모래처럼 드라이하고 비수처럼 단호하다. 그녀가 사막을 건너는 법을 터득하고 있는 것은 거의 선험적인 감각에 의한 것 같다. 그녀는 어느 날 갑자기 물속에서 은어가 은장도처럼 튀어 올라 햇빛에 찰칵, 부딪치거나 그것의 날에 햇빛이 사악- 베이거나, 그 바람에 수면이 잠깐 반짝 들리는, 일상의 찰라들을 결코 예사롭게 보지 않는다. 나리꽃이 十方으로 자신을 열어 놓고 서 있는 장관들을 그냥 보아 넘기지 않는다. 그것은 ‘꽃 진 자리 그 검은 폐허’같은 생의 사막을 건너고 있는 것들의 행로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것들에 대한 담담한 관찰의 기록이다. - 이경림(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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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회장님, 회원이신 김향시인의 시를 세 편이나 동시에 올려 주셔서 감상하는데 며칠을 잡아야 할 것 같네요. 애송시 코너는 아무래도 대박이 날련가 봅니다. 이게 다 회장님의 큰 德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