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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작가에 대해서
작가는 1965년 카불에서 태어났지만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후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망명했다. 의대를 졸업, 캘리포니아에서 의사로 활동하는 틈틈이 소설을 써, 2003년 첫 소설 『연을 쫓는 아이 The Kite Runner」를 발표하며 데뷔했다. 그리고 2007년 5월 아프가니스탄에 남겨진 여성들의 삶을 이야기한 소설 『천 개의 찬란한 태양A Thousand Splendid Suns으로 제목처럼 '찬란하게 돌아왔다. 소련 침공, 군벌들 간의 내전, 탈레반 정권, 그리고 미국과의 전쟁 등 아프가니스탄의 비극적인 현대사와 그 전란의 소용돌이 속에 남겨진 여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천개의 찬란한 태양은 그의 두 번째 소설로, 출간 전 예약판매를 시작하면서부터 아마존닷컴 종합 베스트 1위를 차지하며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자신이 쓴 아프가니스탄에 관한 이야기에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는 호세이니는 독자들에게 그처럼 비참한 처지에 놓인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하고 있으며, 현재 난민들을 돕기 위한 NGO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은 2007년에 나온 책으로 1988년부터 2003년까지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뒤부터 공산주의로 지도자가 여러번 바뀌었다가 결국 탈레반이 장악했다. 그 이후 끊임없는 내전과 미국과의 전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을 배경으로 두 여인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1부는 마리암의 이야기가 2부는 라일라의 이야기 그리고 3부는 함께 살게 되는 두 여인의 이야기 4부는 라일라와 티라크의 이야기가 나온다.
마리암은 부자아빠 잘릴과 그 집의 가정부였던 나나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였다. 아빠와 살지 못하고 엄마와 단둘이 오두막에서 살았던 마리암은 매주 목요일마다 찾아와 주는 아빠를 그리워 한다. 15살 생일날 아빠가 운영하고 있는 영화관에 가기를 원했지만 아빠는 오지 않자 마리암은 직접 아빠의 집으로 찾아간다. 아빠는 나오지 않았고 문밖에서 밤을 지새우게 된다. 다음날 마리암은 2층 창문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급히 커튼을 치는 아빠를 발견하고 상처를 받고 집으로 돌아간다. 그때 엄마 나나는 목을 매어 죽어있었다.
나나는 항상 마리암에게 너가 아빠 곁으로 가면 죽어버리겠다고 했고 그것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충격을 받은 마리암으 아빠 집으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며칠 지낸디. 잘릴의 부인들은 15살인 마리암을 카불에서 온 구두장이인 45살 라시드와 결혼을 시킨다.
라시드의 집으로 간 마리암은 그곳에서 학대받으며 살게 된다.
이제 또 한명의 여인의 이야기다. 1988년 엄격한 엄마 파리바와 다정한 아빠 바비와 2명의 오빠와 함께 자라는 라일라가 등장한다. 라일라는 아빠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교사인 아빠로부터 집에서 충분한 교육을 받고 자란다. 라일라는 어릴적 친구 타리크와 항상 붙어다녔다. 1992년 소련이 철수하고 공산정권이 무너진다. 그 후 끊임없는 내전이 발생하고 카불은 총성이 끊이지 않는 도시로 바뀐다. 그때 오빠 2명이 모두 사망하고 타리크 가족은 파키스탄으로 떠난다. 그전에 라일라와 타리크는 사랑을 나누었지만 헤어지게 된다. 그러나 카불에서 생활하던 라일라의 가족은 떠나기로 한 날 집에 폭격을 맞고 부모님을 잃고 다친 라일라를 라시드와 마리암을 돌봐준다.
혼자가 된 라일라는 타리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자포자기로 라시드의 두 번째 부인이 된다. 그때 라일라는 타리크의 아이를 가진 상태였다.
딸 아지자를 출산한 라일라는 아들을 기대한 라시드의 곱지 않는 눈총을 받고 적대적이었던 마리암과 라일라는 동질감을 느끼며 서로 의지하며 라시드로부터 벗어나려고 한다. 하지만 당시 아프간은 이슬람 율법이 강력해 남자없이 여자들끼리 외출이 허용되지 않았다. 붙잡혀 집으로 돌아온 마리암과 라일라는 라시드의 학대를 받으며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게 된다.
그러던 후 라일라는 아들 잘마이를 낳게 된다. 생활고에 시달린 라시드는 아지자를 고아원에 보내버리게 된다. 그때 친아빠 타리크가 나타난다. 라일라와 타리크가 만났다는 사실을 안 라시드는 라일라를 목졸라 죽이려 한다. 그때 마리암은 라일라를 지키기 위해 라시드를 삽으로 내리쳐 죽여버린다. 마리암은 라일라와 타리크를 떠나게 했고 본인은 혼자 남아 감옥에 갇히고 결국 사형선고를 받는다.
라일라는 타리크과 다시 카불로 돌아와서 고아들을 돌보게 된다. 그전에 마리암에게 들었던 마리암이 살았던 오두막을 방문하고 마리암의 선생님 파라줄라 아들을 만난다. 상자를 전해 받는데 그 안에는 마리암의 아빠 잘릴의 편지와 마리암이 보고 싶었던 영화, 돈이 들어있었다.
마리암 아빠 잘릴의 편지가 가슴 먹먹하게 만들었다.
사랑하는 마리암, 나는 너에 대한 꿈도 꾼다. 나는 네 목소리와 네 웃음소리가 그립다. 너한테 책을 읽어주고 같이 고기를 잡았던 시절이 그립다. 우리가 함께 고기를 잡았던 때를 너는 기억하니? 사랑하는 마리암, 너는 착한 딸이었다.
너를 생각할 때마다 나는 창피하고 후회스럽다. 그래, 후회스럽다. 사랑하는 마리암, 나는 많은 걸 후회한다. 네가 헤라트에 왔던 날, 너를 만나지 않았던 걸 후회한다. 문을 열고 너를 안으로 들이지 않았던 걸 후회한다. 너를 내 딸로 삼지 않고, 그곳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살게 했던 걸 후회한다. 뭣 때문에 그랬을까? 체면을 구길까봐 두려워서? 나의 평판에 먹칠을 하기 싫어서? 이 저주받은전쟁에서 내가 보았던 끔찍한 것들과 내가 잃어버린 것들을 생각하면 그런 것들이 얼마나 하찮은 것들이었는지 모르겠구나. 어쩌면 이것은 무정한 사람에 대한 벌인지 모르겠다. 아무것도 되돌릴수 없는 때가 되어서야 뭔가를 깨닫는 사람들을 위한 벌인지 모르겠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사랑하는 마리암, 네가 착한 딸이었으며 나는 아비 자격이 없다고 말하는 것 외에는 없구나. 지금 내가할 수 있는 건 너에게 용서를 비는 것밖에 없구나. 사랑하는 마리암, 나를 용서해다오. 나를 용서해다오. 나를 용서해다오. 나를 용서해다오.p550
바비는 라일라와 타리크에게 바미얀 불상을 보며 말한다.
"이곳을 떠올릴 때면 나는 늘 정적과 평화로움을 떠올린다. 나는 너희들이 그것을 체험하기를 바랐다. 나는 너희들이 조국의 유산을 보고 풍요로운 과거에 대해 알기를 바랐다. 내가 뭔가를 너희들에게 가르칠 수 있다면 이것이다. 어떤 것들은 책에서 배우지. 그러나 직접 보고 느껴야 하는 것들도 있는 법이다."p201
라일라 가족은 카불을 떠나려고 할때 바비는 카불에 대한 한 편의 시를 생각한다.
사이브에타브리지라는 시인이 17세기에 썼던 시다. 지붕 위에서 희미하게 반짝이는 달들을 셀 수도 없고 / 벽 뒤에 숨은 천 개의 찬란한 태양들을 셀 수도 없으리. 전에는 전체를 다 외웠었는데 지금은 두 줄밖에 생각이 나질 않는구나."p259
마리암과 라일라가 가장 행복한 한때이지 않았나 싶다.
그들은 밖에 있는 의자에 앉아 손으로 할와를 집어 먹었다. 그들은 차이를 두 잔째 마셨다. 라일라가 한 잔 더 마시겠느냐고 묻자, 마리암은 그러겠다고 했다. 멀리서 총성이 들렸다. 그들은 구름이 달 위로 지나가고 그 계절의 마지막 개똥벌레들이 어둠 속에서 밝은 노란색 호를 그리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아지자가 깨어나서 울고 라시드가 빨리 와서 아이의 입을 닥치게 하라고 소리를 쳤을 때, 라일라와 마리암은 눈길을 교환했다. 편안하고 뜻있는 눈길, 라일라는 말없이 눈길을 교환하면서, 그들이 더 이상적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p337
아지자는 마리암의 팔에 안기자마자, 엄지손가락을 입에 넣고 마리암의 목에 얼굴을 묻었다.
마리암은 반은 당혹스럽고 반은 고마운 미소를 입술에 머금고어색하게 아이를 흔들었다. 지금까지 누군가가 이처럼 자신을 필요로 해준 적이 없었다. 누군가가 그렇게 순진하게, 그렇게 에누
리 없이 사랑을 표시한 적이 없었다.p340
마리암은 라일라의 머리 한 줌을 만지작거리며 엉킨 부분을 풀었다.
"나는 여기에서 끝나. 더 이상 원하는 게 없어. 내가 어렸을 때 원했던 모든 걸 너는 이미 나한테 줬어. 너와 네 아이들이 나를 너무 행복하게 해줬어. 라일라, 괜찮아. 괜찮아. 슬퍼하지 마."
라일라는 마리암의 말에 제대로 된 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도 그녀는 과일나무를 심고 닭을 키우는 일에 대해 어린애처럼 조리 없이 말했다. 그녀는 이름 모를 도시에 있는 작은 집들, 송어로 가득한 호수로 산책을 나가는 것에 대해 계속 얘기했다. 결국 말이 말랐다. 그러나 눈물은 마르지 않았다. 라일라가 할 수 있는 건 도무지 공격할 여지가 없는 어른의 논리에 압도당한 어린애처럼 백기를 들고 우는 것뿐이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돌아누워 마리암의 따뜻한 무릎에 마지막으로 얼굴을 묻는 것뿐이었다.p489
골대 가까이에 이르자, 뒤에 있던 남자가 그녀에게 걸음을 멈추라고 말했다. 마리암은 시키는 대로 했다. 마리암은 부르카의망사를 통해서, 그림자의 팔이 그림자의 칼라슈니코프 소총을들어올리는 모습을 보았다.
마리암은 이 마지막 순간에 그렇게 많은 걸 소망했다. 그러나눈을 감을 때, 그녀에게 엄습해온 건 더 이상 회한이 아니라 한없이 평화로운 느낌이었다. 그녀는 천한 시골 여자의 하라미로 이세상에 태어난 것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그녀는 쓸모없는 존재였고, 세상에 태어난 것만으로도 불쌍하고 유감스러운 일이었다.그녀는 잡초였다. 그러나 그녀는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은 사람으로서 세상을 떠나고 있었다. 그녀는 친구이자 벗이자 보호자로서 세상을 떠나고 있었다. 어머니가 되어, 드디어 중요한 사람이되어 이 세상을 떠나고 있었다. 마리암은 이렇게 죽는 것이 그리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리 나쁜 건 아니었다. 이건 적법하지 않게 시작된 삶에 대한 적법한 결말이었다. p506
첫 소설 『연을 쫓는 아이』가 아프가니스탄의 비극을 뒤로 하고 미국으로 건너온 아프간 이민자의 시각에서 서술된 이야기라면,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은 뒤에 남아 그 비극을 살아내야 했던 평범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첫 소설이 아프간 남성들의 이야기라면, 두 번째 소설은 아프간 여성들의 이야기다. 『천개의 찬란한 태양이 앞의 소설보다 감동적인 것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에도 부분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뒤에 남은 사람들, 그것도 아프간 여성들에 관한 이야기라서 더욱 그런지도 모른다.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그것에 갇혀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그렇듯이 눈물겨운 법이니까 말이다.p569<옮긴이의 말>
천 개의 찬란한 태양' 은 카불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17세기 페르시아 시인 사이브에타브리지의 시 「카불에서 따온 것이다. 장미와 튤립으로 가득한 눈부시게 아름다운 카불은 시인의 눈에는 천국에 이르는 길목이다. 하늘의 천사들도 그곳의 푸른 초원을 부러운 눈으로 내려다본다. 도시의 지붕 위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달들이 반짝이고, 벽 뒤에는 천 개의 찬란한 태양들이 숨어 있다! 그래서 시인은 노래한다. "알라여, 그러한 아름다움을 인간의 사악한 눈으로부터 보호해주소서.”p574<옮긴이의 말>
비극의 땅에서 태어난 마리암과 라일라. 그녀들의 의지는 상관없었다. 아무리 발버둥치려고 해서 극복할 수 없는 그곳에서 그녀들은 최선을 다해 살아남으려고 했을 뿐이다.
이해할 수 없었고 분노를 느끼면서 책을 읽었지만 결국 인간의 나약함으로 순응과 죽음의 선택을 해야한다면 어떻게 했을까?
도전과 응전으로 바뀌어 가는 게 역사라지만 달라진 것 없는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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