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비가 쏟아지던 날의 수채화
야윈 모습으로 날리던 민들래의 아우성 등
전국의 자연 속에서 일을 많이 하는 직업 탓에
자연 속 풍경과 이야기들을 아주 많이 보게 되었다
처음엔 아름다움에 사진을 찍었고
그다음은
날짜와 그 느낌을 글로 표현했다
쌓여가는 글과 사진들을 보면서
어느 날 문득 뒤돌아보니
내 삶의 지나온 발자국들이 모여
영화 속 이야기처럼 그 속에 내가 있었다
그 필름 속에서 어린 시절의 자아를
찾아내고 문학의 세상에 한 발 더
이번엔 앞으로 걸어간다
내 시야에 펼쳐지는 독창적 무늬로
이제는 왜냐고 묻기보다는
보이는 눈빛 그데로
시와 춤, 자연을 노래할 것이다
그리운 어머니
설봉 / 한명화
햇살은 하루의 심장을 두드리고
등 굽은 나무들이 마음을 휘저어 가슴 찡한 오후다
엄동의 칼바람 이기고
소나무처럼 오로지 푸른 빛깔로만
독야청청 걸으셨던 어머니 그립다
오늘은 왜 이토록 절절히 가슴이 메는가
팔을 치켜드는 나무 사이로
눈앞은 흐려지고
발걸음은 눈발처럼 흩날리며 흔들린다
말없이 구부린 채 허공을 끌어안고
소나무 등걸에 기대서서
미명을 벗기며 봄꽃 한 송이 피워 올렸던
당신의 기억을 더듬어본다
허공에 보일 듯 말 듯 점 하나 나를 흔들어 깨운다
흐르면 되돌아오지 않는 강물처럼
다시 만날 수 없는 어머니
지나가 버린 세월의 뒷모습이 그립다
오늘 밤은 달빛 소복해지고
마당에 별빛 흥건해지면
우주로 향해
지친 나를 어머니께 한 무더기 쏟아내야겠다
촬영: 2023년 9월 8일 오후
https://youtu.be/_GugpUIXqcs?si=1LAJlWIvhBx1OgKn
그리운 어머니 / 시. 시낭송 / 설봉 한명화
설봉 한명화 시인의 시와 춤, 자연을 노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