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단톡방에 실린 글입니다.)
오늘은 분당 서울대학교 병원에 가서
전도했습니다.
언젠가는 꼭 전도하고 싶었던 곳인데
처음으로 이 병원을 찾아가
복음을 전하게 되어 무척 기뻤습니다.
종로구 소재 서울대학교 병원은
작년에 이미 전도를 했고요.
오늘 분당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전도하게 된 동기는
바로 앞이 강태원 선교사님 댁이었기
때문입니다.
구소련에서 복음을 전하고 계시는
강 선교사님은
제가 군종 사병으로 섬겼던
군종 목사님이셨습니다.
그때가 벌써 45년 전이군요.
이분과는 평생을 함께 하며
복음 사역에 매진하고 있으니
감사한 일입니다.
우리 교회에서도 거의 개척 시절부터
협력해 왔고요.
성남 대장동에 위치한 곤드레 밥집에서
강 선교사님과 함께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그 유명한 대장동에 갔을 때
우선 '돈 잔치'가 생각났습니다.
천국은 돈 잔치로 가는 곳이 아니지요.
천국은 믿음 잔치로 가는 곳입니다.
교회도 너무 돈에 민감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교회가 재정이 없어
망한다 해도 복음 전파에 진력했다면
결코 실패한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이게 초대교회와 복음 전파자들의
모습이었으니까요.
오늘날 주님이 맡겨주신 사명을 위해
장렬하게 순교하는 자들이 없는 것도
문제라면 문제가 아닐까요?
죽기 전에 먼저 살 길을 찾으니까 그렇겠지요.
음식점에 아주머니들이 가득했습니다.
대기표를 받아야 할 만큼
붐비는 음식점이었습니다.
육신의 음식을 먹기 위해서는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데
영의 음식을 먹기 위해서는
교회마다 사람들이 적게 모이는 것이
마음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즐겁게 식사를 마치고
서울대학교 병원 암병동으로 달려갔습니다.
사람들이 엄청 많더군요.
그만큼 아픈 사람들이 가득했습니다.
원래는 목사님을 만나뵙기 전에
30분 일찍 가서 전도부터 하려했습니다.
그런데 지하 주차장에 차량이 가득해서
빈 자리가 없어보였습니다.
저는 속으로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오늘 제 전도를 기뻐하신다면
주차할 수 있는 자리를 허락하여 주옵소서.'
그런데 아쉽게 한 자리도 없어서
그냥 지상으로 나오고 말았습니다.
제가 이렇게 어리석은 기도도 합니다.
아마 하나님이 피식 웃으셨을 것 같습니다.
결국 전도를 못하고 돌아가야 했는데
그래도 조금 마음이 허전하고 씁쓸하더군요.
강 선교사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하고 댁에 모셔다 드린 김에
다시 근처에 있는 서울 대학 병원으로 갔습니다.
무엇보다 암환자들을
전도하고 싶어서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암병동에서 두 가지 마음이 들었습니다.
첫째는 야위고 창백한 얼굴의 암환자들이
불쌍하게 보였고요.
(제가 암을 앓을 때 그랬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제가 췌장암에서 벗어난 것이 기뻐서
매우 안심하며 여유롭게
병원 구석구석을 다닐 수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병원에서 암환자들에게
암이 나아 살이 붙은 제 얼굴을 보여주기에
바빴습니다.
모두들 깜짝 놀라더군요.
마치 영화의 클라이막스 부분 같았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그 많은 환자들 앞에서
한꺼번에 큰 소리로
치유 간증과 복음을 외치고 싶었지만
그럴 용기도 없었고 그러다가 경비원에게
쫓겨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일대일로 조용히 전도해야
다음에도 계속 복음을 전할 수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먼저 폐암 말기 남성 암환자와 가족들을
전도했습니다.
환자 본인이 담담하게
암세포가 뇌까지 전이되어
살 날이 몇 개월 남지 않았다고 하시더군요.
이런 분에게 제 치유 간증은
한 줄기 빛으로 다가갈 것 같았습니다.
천국과 지옥의 실제를 강조하며
건강 회복하여 오래 살다가
꼭 천국에 가시라고 했더니 좋아하셨습니다.
전도 명함을 건네주며 제가 출연한
C채널 방송에서 치유 간증을 보시고
꼭 예수를 믿으시라고 했습니다.
설령 인생 마지막이 된다 해도
구원 받아 천국에 가시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쓰는 저도 눈물이 날 것 같군요.
이어서 부부로 보이는 두 분을 전도했습니다.
몸에 병이 든 아내는 복음을 잘 들었고
건강해 보이는 남편은
그냥 데면데면 듣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난소암을 앓고 있는 여성도
전도했습니다.
많이 아파서 그런지
처음에는 귀찮은 듯한 표정이었지만
그래도 제 말을 들어주어서 감사했습니다.
가수 윤복희 씨도
갑자기 후두암이 사라졌다는 말을 하며
예수를 믿으면 기적도 있으니
희망을 가지라고 했습니다.
당연히 천국도 강조하고요.
휠체어를 타고 암환자 진료 대기실 앞에 계신
할머니를 전도했습니다.
할머니가 제 손을 꼭 잡으시더군요.
두 명의 보호자도
마찬가지로 예수 믿을 것을 권면했습니다.
직장암에 걸려 수술을 앞두고 계신
할아버지를 전도했습니다.
알고 보니 독실한 여호와 증인 신자이더군요.
기독교에 대한 왜곡된 지식이 해박했습니다.
잠깐 교리 논쟁을 하다가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해 강조한 후
더는 안 될 것 같아 교리는 그만 두고
하나님이 저를 췌장암에서 살려주신 것만 봐도
정통교회가 옳지 않느냐고 하면서
꼭 정통교회에 다니시라고
권면했습니다.
천국에서 만나자고 악수한 후 헤어졌는데
하나님께서 일부러
그분을 만나게 해 주시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무서운 암을 이기고 살아난다는 것이
너무나 간절한 환자들을
하루 종일이라도 전도하고 싶었지만
퇴근 러시아워를 피하기 위해
다음을 기약하고 수양관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전도 시간을 계산해보니
1시간 20분 가량이 소요되었더군요.
저는 아침에 미팅 전
30분만 전도하려고 했는데
조금 더 전도하게 된 것이
하나님의 뜻이었나 봅니다.
그러고 보니 주차 자리가 없었던 게
감사하네요.
그리고 나름대로 신기한 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가입된 전도 단톡방에 전도 후기가
올라올 때마다
전도를 하던 중에 병이 나았다는 글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오늘도 암병동 의자에 앉아
다른 분들의 전도 후기를 보기 전에
순간적으로 제발 병을 고쳤다는 글을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영국에서 노방 전도에 전념하시는
송기호 선교사님과
이화대학에서 캠퍼스 부흥 사역에 힘쓰시는
박성연 교수님의 글을 보니
모두 암환자들이 치유를 받았다는 소식이 있어
깜짝 놀랐습니다.
박 교수님은 박세직 장로님의 따님이라고
하시더군요.
이 글을 읽으며
저 역시 전도하다가 병자를 일으키는
역사를 체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암에서 살아났으니
암환자들을 예수의 이름으로 살려냈으면
좋겠습니다.
치유는 예수님이 하시오니 기도 부탁드립니다.
괜히 길게 쓴 것 같은 제 전도 후기를
인내심을 갖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분들에게 암과는 상관이 없는
주의 평강이 넘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