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이 예상되는 5월의 이른 더위가 계속되는 중...
오늘도 오후에 아뜰리에에 다른 행사가 있어서 해피 동아리와 더불어 함께 했습니다. 연숙 샘, 희자 샘, 성예 샘, 인옥 샘, 안젤라 샘과 제가 함께 했습니다.
무엇을 그릴까 고심하다가 전시회 준비를 하고 계신 성예 샘의 테마가 꽃이라 꽃을 그리는 또 다른 방법을 시도해보고자 딱 봐도 겁나 어려워 보이는... 스테이닝 물감으로 글레이징해서 꽃 그리기에 도전해 보았습니다. 사진 속의 이 꽃의 정체가 뭘까...뭔지 알아야 따라 그리기라도 할 수 있을텐데... 하던 참에 꽃 박사이신 연숙 샘께서 '후쿠시아'라고 알려주셨습니다. 그리고 연숙 샘 화단에 피어있는 후쿠시아의 사진을 공유해주셨어요. 발레리나 꽃이라고도 불린다고 합니다. 마치 아라베스크 자세를 한, 다리가 호리호리하고 빨간 상의의 팔을 새처럼 펼치고 흰 치마를 입은 발레리나. 이 그림의 꽃은 팔을 펼치지는 않은 게 종류가 조금 다른가 봅니다. 일단 사진 속의 꽃의 모양을 관찰하고 시름에 겨운 한숨을 깊이 내 쉰 뒤에 시작하였습니다.
역시 난항이었습니다. 고수이신 인옥샘은 기법은 따라하되 모양은 연숙 샘 사진을채택하는 현명함을 발휘하셨고 우리는 따라 그리느라 진땀을 흘렸습니다.
잎의 생김새도 모르고 꽃의 생김새도 잘 모른 채 밑 그림도 없이....
책에서는 3단계로 글레이징을 설명했지만 그리고 난 후 아마도 몇 차례 글레이징이 계속되었을 거라고 짐작했습니다.
무엇보다 그리고 난 후 감탄했던 점은 위, 아래를 뒤집어 그리면서 꽃 술을 구도에 맞게 아래로 쭉 길게 과장하면서 사실주의를 벗어난 시도를 했다는 점입니다. 전체적 그림의 구도인 흘러내리기에 적응해서 꽃 술도 쭉 흘러내리게 그림으로써 수채화의 흐르는 느낌을 잘 타고 잘 살렸습니다. 아~~~ 이럴 수가 있구나. 한 수 배웠습니다
꽃 그림은 역시 연숙샘이시죠. 후쿠시아를 잘 알고 계신 만큼 실감나게 그리셨구요. 연숙샘의 그림을 뒤집으니 확실히 예쁜 꽃밭이었습니다. 인옥 샘은 중간에 갤러리에 일이 있어 호출을 당하셔서 어머어마한 초입을 선보이곤 아쉽게도 끝을 보지 못했네요. 셩예 샘은 색의 벨류 차이를 드라마틱하게 표현하시고 흘러내리는 느낌이 예쁘게 표현 되었구요. 후쿠시아인지 후쿠시마인지 후쿠... 얘기만 들어도 손이 떨리는 저는 일도 모르는 꽃의 모양을 잡아보려고 우왕좌왕하다가 이도 저도 아니게 되어버렸구요. 네거티브를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하시고 꽃도 생면부지이신 희자 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색으로 맘껏 놀기를 즐기시며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역시 어려웠습니다. 꽃은 참 어렵네요.
어찌 되었든 끝내고 맛있는 막국수로 여름 기분을 내다가 문득 나라 걱정으로 대화가 흘러가 무거운 맘으로 헤어지게 된 게 아닐까 송구했습니다.
그림 그리다가도 문득 문득 이럴 때인가 싶기도 하고... 후쿠시아라는 꽃이 나라 걱정을 불러 일으켰나 봅니다.
다음 시간에는 p.94~p.95 네거티브 형태에 도전... 이왕 시작된 네거티브 기법을 쭉 이어 가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Szabo샘이 배경을 처리하시는 방법도 눈길을 끌어 겸사 겸사해서 그 방식도 접해보고요.
저는 어제 오늘 연달아 생선을 먹었습니다. 최근 잘 입에 대지 않았었는데... 왠지 늦기 전에 많이 먹어두자.. 그런 맘이 드는 건지. 오늘 저녁은 멍게와 오징어..
하지만 후쿠시아~~~ 넌 죄가 없어. 이름을 붙인 이도 죄가 없어. 죄를 물어야 할 대상은....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