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성모 성지
파키스탄은 이슬람 국가로서 가톨릭 신자수는 인구 1억 6,000만 명 가운데 100만여 명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지난 9월 4-6일 마리아마바드의 가톨릭 신자촌에 있는 성모성지에는 약 100만 명이 순례를 했다. 예년에는 수십만 명 수준이었다.
마리아마바드는 ‘마리아의 도시’라는 뜻이다. 올해 이곳에 모인 순례자들은 지난여름 이후 각지에서 교회를 공격하고 가톨릭 신자 10여 명을 죽인 과격 무슬림들의 회개를 기원했다. 이곳에도 비신자들이 많이 순례한다.
방글라데시에는 4대 성지의 하나로 노바이 봇톨라 성모성지가 있다. 동파키스탄으로 불리던 방글라데시는 1971년에 인도와 파키스탄이 제3차 전쟁을 벌일 때 파키스탄에서 독립했다.
당시 이곳에 살던 소수민족인 오라온족과 산탈족은 파키스탄 병사들을 피해 한 반얀 나무 밑에서 성모상을 앞에 놓고 기도를 드렸다. 위험에서 구해주신다면 앞으로 해마다 정해진 날에 성모 마리아에게 감사를 드리겠다고. 그리고 이듬해인 1972년에 이들은 성지를 세웠다. 그 뒤로도 성모는 이곳 사람들을 전염병에서 구해주는 등 많은 기적을 보였다고 한다.
[경향잡지, 2009년 10월호, 박준영 요셉(아시아 가톨릭 뉴스(UCAN) 한국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