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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양과 숫염소’의 환상(8:1~27)
1. 다니엘에게 허락된 하나님의 계시(8:1~2)
벨사살이 바벨론 제국의 왕으로 재임하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는 다니엘에게 몇 년을 사이에 두고 연거푸 계시적 환상을 보여주셨다. 그 전에 느부갓네살 왕의 꿈을 통해 하나님의 계시가 드러난 적이 있지만 바벨론의 마지막 왕이었던 벨사살 시대에 하나님의 계시가 집중되었다.
벨사살 왕이 즉위하던 원년에 ‘네 마리의 큰 짐승들’에 관한 다니엘의 환상을 통해 앞으로 전개될 역사적 상황들에 대한 계시가 주어졌다(7장). 그리고 벨사살 왕의 잔치가 벌어지던 왕궁의 벽면에 ‘사람의 손가락’이 나타나 앞으로 바벨론 제국이 메대-페르시아에 의해 패망될 것이 예언되었다(5장).
그리고 벨사살 왕이 즉위한 지 삼 년이 되던 해에 하나님께서는 또다시 다니엘에게 특별한 환상을 보게 하셨다. 그것은 벨사살 왕의 시대가 오래가지 못하고 바벨론 제국의 종말이 도래하리라는 것이었다. 예루살렘에 있던 하나님의 거룩한 성전을 파괴하고 귀중한 기물들을 빼앗아 갔을 뿐 아니라 이스라엘 민족을 포로로 끌고 와 억압했던 바벨론 제국의 종말이 눈앞으로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리석은 자들은 그에 대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감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바벨론 제국에 속한 일반 백성들은 마치 저들의 나라가 영원히 존속할 것인 양 착각한 채 살고 있었다. 이는 세상에 존재하는 세속 국가의 시민으로 살아가고 있는 백성들의 보편적인 경향성이다.
지금도 세상의 다양한 국가에 속해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은 그와 같은 사고에 빠져 있다. 그들은 자기 나라가 언젠가는 송두리째 완전히 패망하게 되리라는 상상을 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은 어떤 긴박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할지라도 멸망이 구체적으로 현실화되기 전까지는 위기가 닥쳤다고 생각할 뿐 그것을 통해 그 나라의 종말이 오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그다지 염두에 두지 않는다.
반면 하나님의 자녀들은 자기의 육체가 속한 세속 왕국이 영원히 지속되리라는 기대를 하지 않는다. 하나님께서 친히 세우신 왕국이 아니라면 결코 이 세상에서 영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성숙한 성도들은 인간 세상에서 되풀이되는 세속 국가들의 흥망성쇠에 대한 객관성 있는 이해를 하게 된다.
바벨론 제국이 멸망을 향해 치닫고 있을 때 일반 백성들은 여전히 자기 욕망을 채워가며 일상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었다. 그럴 때 하나님께서는 다니엘에게 또다시 미래에 전개될 이스라엘 민족의 주변 역사와 관련된 환상을 보여주셨다. 그때 다니엘의 몸은 엘람 지방의 수산 성에 있었다고 말한다. 그가 단지 환상 속에 이 성에 가 있었는지 아니면 실제로 그곳에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그러나 환상 가운데 수산 성으로 갔다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에스겔도 이와 유사한 체험을 하는데, 몸은 바벨론에 있은 채 영으로 이스라엘 땅으로 옮겨진 것을 체험한다(겔8:8~11, 40~48장).
다니엘은 환상 가운데서 홀로 을래(Ulai) 강변에 서 있었다. 하나님께서 을래 강가에 서 있는 다니엘에게 특별한 환상을 보여주신 것은 그로 하여금 장래의 비밀을 조용히 깨닫게 해주기 위한 것으로 이해된다.
2. 다니엘이 본 숫양과 숫염소의 환상(8:3~14)
다니엘은 을래 강의 환상 중에 두 뿔을 가진 한 마리의 숫양이 강가에 서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 숫양의 뿔들은 모두 길었지만, 그냥 보기에도 서로 현저한 차이가 났다. 한쪽 뿔은 길이가 훨씬 더 길었으며 다른 한쪽은 더 짧았다. 그런데 나중에 난 뿔이 앞서 난 뿔보다 더 길게 자라났다.
그 숫양은 매우 난폭했다. 숫양은 서쪽과 북쪽과 남쪽을 향해 뿔로 들이받으며 싸웠다. 그 숫양의 공격을 받는 짐승들 가운데 하나도 감당하지를 못했다. 아무도 그에 감히 저항하지 못하므로 숫양은 제멋대로 행하면서 막강한 세력을 확보해 나갔다.
그런데 갑자기 서쪽 지역에서 힘센 숫염소 한 마리가 나아왔다. 그 염소의 두 눈 사이에는 뚜렷하게 드러나 보이는 커다란 뿔이 나 있었다. 다니엘은 서쪽으로부터 온 그 숫염소가 발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재빨리 두루 다니며 온 땅을 정복하는 것을 보았다.
그 숫염소는 더욱 포악하여 다니엘이 처음 강가에서 보았던 두 뿔 가진 숫양을 향해 분노한 듯 돌진해 공격했다. 숫염소가 숫양을 쳐서 길게 난 두 뿔을 꺾었지만, 그 숫양에게는 그에 저항할 만한 힘이 없었다. 숫염소는 숫양을 땅에 내치고 짓밟았다. 하지만 죽어가는 그 숫양을 숫염소의 공격에서 벗어나게 할 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하여 숫염소는 두 뿔 가진 양을 죽이고 천하무적의 막강한 세력을 얻게 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하나 달린 그 뿔이 꺾여버렸다. 그리고 뚜렷하게 보이는 네 개의 뿔이 하늘 사방을 향해 솟아났다.
다니엘은 그 네 개의 뿔 가운데 한 뿔에서 또 다른 작은 뿔 하나가 돋아나 남쪽과 동쪽을 향해 세력을 펼치면서 하나님의 ‘영화로운 땅’을 향한 방향으로 심하게 커지는 것을 목격했다. 결국 그 세력은 ‘하늘 군대’에 미칠 만큼 커져서 그 군대와 별들 중에 몇을 땅에 떨어뜨리고 그것을 발로 짓밟았다. 뿐만 아니라 거룩한 ‘성소’를 헐어버렸으며 하나님께 ‘매일 드리는 제사’를 중단시켰다.
그래서 하나님의 백성들은 매일 드리는 제사를 중단하게 되었으며, 그 작은 뿔은 ‘진리’를 땅에 내동댕이쳤다. 그런 과정 가운데 그 뿔은 제멋대로 행하며 형통한 행보를 이어갔다. 하나님을 모독하는 불의한 세력이 아무런 저항 없이 세력을 펼쳐나가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때 다니엘은 ‘거룩한 자’의 소리를 듣게 되었다. 그리고 다른 ‘거룩한 자’가 그에게 환상 중에 나타난 ‘매일 드리는 제사’와 ‘멸망하는 죄악에 관한 일’과 ‘성소와 백성이 내어준 바 되며 짓밟힐 일’이 어느 때까지 이르게 될지 물었다. 그런 참람한 일은 하나님의 진노와 심판을 동반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그 거룩한 자는 그 말을 듣고 다니엘을 향해 말하기를 이천삼백 주야까지 그렇게 될 것이며 그때가 되면 하나님의 성소가 정결하게 될 것이라 말했다.
3. 환상을 보여주신 하나님의 의도(8:15~19)
하나님께서는 구속사에 연관된 의도를 가지고 다니엘에게 그 환상을 보여주셨다. 그러나 하나님의 가르쳐주심이 없이는 그 상징적인 내용의 의미를 알 수 없었다. 다니엘이 숫양과 숫염소에 관한 환상을 본 후 그것의 상징적인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하여 알고자 할 때 ‘사람의 모습과 같은 자’가 그의 앞에 섰다. 그때 을래 강의 두 언덕 사이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났다. 그 목소리는 ‘가브리엘아 이 환상을 이 사람에게 깨닫게 하라’는 음성이었다.
그 소리가 난 후 가브리엘은 다니엘이 서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천사 가브리엘은 ‘하나님의 진노의 때가 마친 후’(단 8:19)에 발생하게 될 사실을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진노의 때가 마친 후라는 말은 이스라엘 민족을 억압하는 바벨론 제국이 패망한 후라는 의미이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거룩한 성소를 파괴한 바벨론 제국을 심판하시게 되는 것이다. 바벨론 제국이 이스라엘을 패망시키고 예루살렘 성전을 파괴했지만,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다시금 돌이키실 것이다. 이는 구속사와 연관된 모든 인간 역사가 하나님의 섭리와 경륜에 연관되어 있음을 잘 모여주고 있다.
4. 환상에 대한 해석(8:20~27)
천사 가브리엘은 다니엘에게 그가 환상 중에 보았던 내용에 대한 해석을 해주었다. 다니엘이 처음 본 을래 강변에 있던 두 뿔을 가진 숫양은 메대와 페르시아 왕들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나타났던 한 뿔 가진 숫염소는 헬라 왕을 상징하고 있다. 그 염소의 두 눈 사이에 난 큰 뿔은 곧 그 첫째 왕을 의미하며, 그 뿔이 꺾이고 난 다음에 네 뿔이 솟아난 것은 그 나라 가운데서 네 나라가 일어나게 되리라는 사실을 의미하고 있다. 처음에 있던 한 나라에 뒤이어 네 나라가 일어나게 된 것은 처음 왕의 세력만 못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 네 왕국들의 말기가 이르게 되면 패역한 지도자들이 많이 일어나게 된다. 그때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의 특별한 왕이 일어나게 되는데 그는 얼굴이 뻔뻔하고 속임수에 능란한 교활한 자이다(8:24,25). 그는 안티오코스 4세를 가리킨다고 본다. 그는 형인 셀류코스 4세의 아들인 그의 조카가 왕위를 이어받아야 했지만, 정치적 모사를 통해 그가 왕위에 오른 인물이다.
안티오코스 에피파네스는 장차 엄청난 파괴를 자행하면서도 순탄한 길을 걸을 것이며 유대 지역의 유력한 자들과 ‘거룩한 백성’을 파멸시키게 된다. 앞에서 작은 뿔 하나가 하늘 군대에 미칠 만큼 커져서 그 군대와 별 중에 몇을 땅에 떨어뜨리고 그것을 짓밟는다는 말은 바로 그런 의미이다(8:9,10)
그는 약은 술수를 부려 남을 속여 자기가 하고자 하는 모든 일들을 이루고 스스로 한없이 교만한 마음을 가지게 될 것이 예언되고 있다. 그리하여 주변을 평정함으로써 전쟁 없는 평화를 구가하고 있을 때 많은 무리를 멸망시키며 스스로 서서 ‘만왕의 왕 여호와 하나님’을 대적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사람의 손으로 말미암지 않고 스스로 깨어지게 될 것이 예언되었다. 이는 그에게 하나님의 두려운 심판이 임하게 되리라는 점에 대한 예언이다. 이러한 모든 일들은 앞에서 언급된 것처럼 정해진 때가 이르게 되면 반드시 이루어질 환상이었다.
또한 그 일들은 다니엘이 환상을 보고 난 뒤 즉시 일어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시간을 두고 역사 가운데서 발생하게 된다. 천사 가브리엘은 다니엘에게 그 환상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도록 요구했다. 다니엘이 그 환상의 내용을 마음속 깊이 간직해야 하는 것은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이스라엘 민족 가운데 그 의미가 깊이 새겨져야 함을 의미하고 있다.
자기가 본 모든 환상과 그에 대한 해석을 들은 다니엘의 놀라움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엄청났다. 그것으로 인해 다니엘은 며칠 동안을 심하게 앓은 후에야 자리에서 일어나 직무를 감당할 수 있었다.
5. 성취된 역사적인 실체와 그에 대한 해석
다니엘이 본 숫양과 숫염소에 관한 환상의 내용은 아직 역사적인 실체가 진행되기 전에 예언적으로 계시된 것이었다. 오늘날 우리는 그 모든 내용들이 실현된 후의 역사적 사실들을 알고 그에 관한 분명한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 성경에서 밝히고 있는 대로 다니엘서 8장에 기록된 숫양과 숫염소에 관한 환상은 바벨론 제국과 메대-페르시아 제국, 그리고 헬라 제국에 관한 예언이었다.
벨사살 왕이 통치하던 당시 바벨론 제국은 국력이 기울어 가는 시점이었다 할지라도 여전히 막강한 세력을 보유한 세계적인 대제국이었다. 그리고 메대와 페르시아는 아직 큰 세력을 갖추지 못한 변방의 작은 나라에 지나지 않을 때였다. 그리고 헬라는 서쪽 변방 지역에 있는 매우 작고 미미한 소국에 지나지 않는 형편이었다.
그럴 때 하나님께서는 다니엘에게 그 나라들이 장래 어떤 상황 변화들을 몰고 오게 될지 환상을 통해 알려 주셨다. 오늘 최강의 세력을 자랑하는 막강한 나라가 내일 다른 약소국에 의해 맥없이 무너지고, 그 나라는 나중에 일어나는 또 다른 나라에 의해 힘없이 무너지게 되는 형편을 보여주신 것이다.
역사적 관점에서 본다면 바벨론 제국의 패망과 메대-페르시아 제국의 발흥과 패망, 그리고 헬라 제국의 발흥과 분열 및 패망을 향한 형편을 그대로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 모든 역사적 정황들 가운데는 하나님의 특별한 경륜이 작용하게 된다.
숫염소의 머리에 난 한 뿔이 부러지고 새로 솟아난 네 뿔은 알렉산더 대왕 이후에 등장하는 헬라의 네 왕국들을 가리킨다. 여기서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중요한 인물은 알렉산더 대왕과 안티오코스 4세이다.
알렉산더는 당시 유명한 철학자였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제자가 되었으나 학문을 포기하고 군인이 되어 세계를 제패하는 전쟁 영웅이 되었다. 그는 학자로서의 길은 접었지만, 여전히 철학자인 자기 스승을 존경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알렉산더는 이집트를 정복한 후 최북단의 지중해 연안에 거대한 도시를 건립하고 자신의 이름을 따 알렉산드리아로 명명했다. 그리고 그곳에 스승 아리스토텔레스를 기억하여 대규모의 도서관을 세웠다.
알렉산더는 전쟁에 뛰어난 장군이었으나 학문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던 인물이었다. 알렉산더 대왕의 그런 정신이 헬레니즘 문명을 꽃피우게 하는 중요한 원동력이 되었다. 특히 알렉산드리아가 역사상 중요한 학문의 중심지가 된 배경에는 알렉산더 대왕이 있었다. 그 도시는 구약시대의 중간기뿐 아니라 신약시대에도 매우 중요한 학문의 중심지 역할을 감당했다.
BC 2세기 무렵에 구약성경이 알렉산드리아에서 헬라어로 번역되었다. 그것을 70인 역(Septuagint)이라고 하는데 이는 구약과 신약시대에 연관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유대인들을 넘어 보편 교회 설립에 대한 구속사적인 예언의 기능을 함유하고 있으며 신약성경이 헬라어 기록과도 연관이 된다. 또한 초대교회 시대 알렉산드리아는 신학의 한 조류를 형성하는 중심지 역할을 하게 되었다.
BC 323년 알렉산더 대왕이 32세의 나이에 갑자기 죽은 후 분할된 헬라 세계에서의 유대 지역은 이집트의 톨레미 왕조의 통치영역이 되었다. 그러나 BC 198년 파네이온 전투 후 그 지역은 셀류키드 왕조의 통치 지역으로 흡수되었다. 그래서 안티오코스 에피파네스는 자기 영토가 된 유대 지역의 예루살렘을 제멋대로 유린하게 된 것이다.
그는 스스로 자신을 신의 자리에 올려놓아 에피파네스(Ephipanes)라는 별칭을 가졌다. 그 말의 의미는 ‘제우스신의 현현’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에피파네스는 유대인들의 하나님을 모독하기 위해 최대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예루살렘 성전에 더러운 돼지 피를 뿌리도록 했으며, BC 167년 하나님의 거룩한 제단에 ‘멸망의 가증한 것’인 자신의 동상을 앉혀 놓는 참람한 행동을 했다.
그로 말미암아 유대인들의 저항이 시작되어 마카비 전쟁이 일어나게 되었다. 안티오코스 에피파네스의 악행에 저항하는 유대인들이 강력하게 항거했다. 그 결과 이스라엘 백성들은 부분적인 승리를 거두게 된다. 그 결과로 구속사적 의미를 지닌 수전절(修殿節)이 생겨나게 되었다. 이 모든 일들은 하나님께서 다니엘의 환상을 통해 예언하신 대로 하나님의 경륜 가운데 전개된 사건들이었다. 따라서 우리는 구속사적 주변 맥락 가운데서 그 사건들을 이해하고 있다.
물론 하나님께서 다니엘의 환상을 통해 역사적 미래를 예언하신 것은 단순한 일반적인 역사 정황을 계시하신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가운데 약한 모습으로 박해를 받으며 존재하게 될 이스라엘 민족과 예루살렘 성소이다. 역사적 소용돌이 가운데서도 하나님께서는 언약의 백성을 위하여 장래 메시야를 보내시고자 했던 것이다. 우리는 이 땅에 메시야를 보내시기 위해 친히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은 하나님의 경륜 가운데 분명한 의미가 드러나게 된다.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바는 다니엘이 본 환상의 중심에 예루살렘 성전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다니엘이 그 환상을 보았던 바벨론 제국의 말기에는 아직 예루살렘 성전이 재건되기 전이었다. 일반 백성들은 파괴된 성전이 다시 세워지게 되리라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장래 역사 가운데 일어나게 될 구속사적 사건들에 관한 에언이 다니엘의 환상을 통해 주어졌다.
“그가 내게 이르되 이천삼백 주야까지니 그 때에 성소가 정결하게 되리라 하였느니라”(단8:14)
하나님께서 다니엘의 환상 가운데서 앞으로 재건될 성전이 이천삼백 주야까지 심하게 유린당하리라는 점을 시사하셨다. 이는 거룩한 성전이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이방인들에 의해 심한 모독을 받게 되리라는 사실을 말한다. 그러나 재건된 성전은 일정 기간 모독을 당한 후 하나님의 도우심에 의해 정결을 회복하게 된다.
재건된 예루살렘 성전이 또다시 이방인들에 의해 모독을 당하게 되지만 때가 이르면 다시 정결케 되리라는 사실을 하나님께서 계시하셨던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성전을 통해 하나님의 메시야가 오시게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예루살렘 성전과 메시야는 밀접한 언약적 관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