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돌무지(2024년 2월 23일)
걷기도 중독성이 있는 것 같다. 세상 시름이 싫어서일지 아니면 어떤 이유가 있어서인지 알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걷기에 몸이 반응한다. 등을 떠민다고 하는 표현이 이런데 쓰나 보다. 아마, 살기 위해, 행복하기 위해 지르는 몸의 비명이고 호소로 나타나는 행위는 아닐까.
집에서 우이천 쌍문교, 쌍문교에서 석계역, 월릉교 그리고 중랑천 따라 창동교, 창동교에서 집까지 이어지는 한 바퀴가 14~15킬로미터 정도 된다. 네 시간쯤 걸었다. 삼각산, 도봉산, 불암산, 수락산 등 눈에 가득 쌓인 산의 절경부터 백로, 오리, 잉어, 갈대 등 많은 것이 눈에 담긴다.
아름다운 풍경과 전망을 떡하니 가리고 있는 고층 건물과 아파트는 화를 돋운다. 누구는 그림자를 치우라고 했다는데, 나는 자연과 풍광을 가리는 아파트 등 탐욕의 똥 덩어리를 치우고 싶다. 탐욕의 절대지존 자본가의 이윤추구는 끝이 없다. 탐욕에 부화뇌동하는 자가 깨어있는 시민이라고 자위하고 목소리 높이는 시대다. 하늘이 내린 풍경을 막아서지 마라.
중랑천 월릉교 아래에 몇 개씩 쌓아 올린 돌무지가 있다. 누가 쌓았을까. 혼자 한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로부터 지나던 사람들이 쌓아 올린 것일까. 어떤 마음이었을까. 기도하는 손이 보인다. 평등평화, 나눔과 정, 연대와 정의가 흐르는 사람 세상이었으리라. 소박한 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