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트: 스티브 자일리안
몇 부작: 8부작
국가: 미국
장르: 도서원작, 스릴러
출현: 앤드류 스콧,조니 플린, 다코다 패닝
모든 장면이 사진 작품 같은 영화였다.
흑백 화면으로 과감하게 색을 빼고 빛과 어둠만 남아서 흑백 사진의 진수를 보여준다. 드라마는 시종일관 흑백 화면으로 진행되고 인물 중심으로 타이트하게 앵글이 돌아가고 주인공 톰 리플리 역의 앤드류 스캇의 섬세한 연기가 펼쳐진다. 드라마는 장면만 황홀한 게 아니고 내용 전개도 좋았다. 정말 천천히 느리게 전개되지만, 1950년대 느와르 영화처럼 극단적인 대비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느리게 보여주니 멋진 장면들을 잘 감상할 수 있어서, 사진작가인 나로서는 도움이 되었다. 스릴러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도시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디키(조니 플린)와 마지(다코다 패닝)가 살고 있는 곳, '아트라니'에 주인공 톰이 가방 두 개를 들고 버스에서 내리는 장면을 다리 아래에서 위로 보면서 장면을 찍었는데 너무 멋져서 소리를 질렀다. 오래된 도시 아트라니에 있는 디키(리처드 그린리프)의 집으로 가려면 수많은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데 계단과 오래된 건물의 명암이 잘 어울렸던 장면도 좋았다. 절벽에 위치한 레스토랑과 테라스를 통해야만 마을에 들어갈 수 있는 소박한 도시 아트라니(Atrani), 정말 경관이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다. 아말피 해안과 협곡을 품고 있어 산과 바다를 한눈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드라마를 통해 팔레르모, 산레모, 나폴리, 베네치아, 로마, 등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곳은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로마와 베네치아의 익숙한 장소가 나올 때는 자세히 보려고 눈동자를 두 배로 키웠고, 특히 명암 대비가 아름다운 로마의 야경이 나올 때는 숨을 죽이면서 봤다.
두 편의 전작 영화와 비교해 본다.
배우 알랭들롱이 나왔던 1960년대 영화는 미남 배우 알랭들롱의 관능미와 뜨거운 욕망에 사로잡힌 청년의 모습을 그렸고, 1999년 맷 데이먼을 주인공으로 했던 '리플리'는 생계형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던 소심하고 순진한 모습의 리플리를 보여주었다. 이번 넷플릭스 '더 시리즈의 리플리'는 문서 위조로 먹고사는 사기꾼이며 냉소적이고 다소 나이 먹은 탐미주의자이다. 이 배역을 맡은 '앤드류 스콧'을 두고 한편에서는 성공적이라고 말하고, 다른 곳에서는 실패라고 평했다. 눈부신 젊음을 뽐내는 전작들에 비해 20년은 늙은 배우의 선택에 일부에서는 당황했다고 한다. 앤드류 스콧의 리플리는 거짓말에도 능수능란하며 연민이 없는 냉혈한이다. 살인을 저지르고도 후회나 공포를 느끼지 않고 차분하게 다음 계획을 실행할 인간 리플리를 잘 표현한다. 그러므로 배우 앤드류 스콧의 선택은 성공적이라는 생각이다. .
더 시리즈'의 줄거리는 우리에게 익숙하고 간단하다.
'리플리: 더 시리즈'는 1955년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소설 '재능 있는 리플리'를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뉴욕에 살고 있는 가난하지만 영리한 톰 리플리는 사기꾼으로 밑바닥 삶을 전전하고 있다. 어느 날 유럽에 살고 있는 아들을 미국에 데려오면 거액을 주겠다는 선박 재벌의 제안을 받고 이탈리아로 떠난다. 부모의 돈으로 방탕하게 살아가는 금수저 '디키'를 만나 상류층 삶을 맛보며 동경하게 된다. 자신을 비웃고 조롱하는 디키를 살해하게 되지만, 디키처럼 살기 위해 디키로 행세한다. 디키 부모님에게서 송금해오는 모든 돈을 가로채며 거짓말과 사기를 행하고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또 다른 살인까지 서슴지 않고 행한다.
드라마에는 많은 미술작품이 등장한다.
오래된 이탈리아 건축물과 미술작품들이 잘 어울려서 드라마를 풍성하게 만든다. 처음에 나오는 미술작품은 '피카소'작품이다. 톰이 처음 디키의 숙소를 찾았을 때 벽에 걸린 피카소의 그림을 보게 된다. 마침 축음기에서는 Mina의 깐소네 'The Sky in a Room'이 흘러나온다. 톰은 디키를 통해서 처음 알게된 카라바조 그림에 매료된다. 톰은 카라바조 그림을 보면서 자신과 동일시하는 장면들을 드라마 곳곳에서 볼 수 있었는데 참 우아하고 인상적이다. 카라바조는 살인을 하고 도망 다니면서 그림을 그렸고, 참회의 기록으로 성화 여러 점을 시실리, 나폴리, 로마에 남긴다. 로마 '산 루이지 성당'에서는 카라바조가 그린 마태복음 삼부작을 만날 수 있다. 삼부작을 잘 보기 위해서는 성화 앞에 설치된 작은 기계에 동전을 넣어야 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재정적인 이유보다 밝은 불빛으로 인해 유화물감이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되었다고 한다. 이 장치가 드라마에서는 빛과 죄책감으로 표현되서 좋았다. 바로크 시대의 카라바조는 자신이 저지른 실책으로 비극적 운명을 맞이하지만, 현대의 카라바조인 톰 리플리는 체포되어 감옥에도 가지 않고 디키의 자산을 모두 자기 것으로 만들어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는 것 같다, 결국 비극적인 종말을 맞이하겠지만.
누구나 마음 깊은 곳에 '리플리'가 있다.
우리는 더 나은 삶을 갈망하고, 내가 가질 수 없는 타인의 것들을 부러워하고 탐낸다. 살면서 한 번쯤은 아니 여러 번 그런 마음을 갖기도 하고 이루질 수 없음에 실망하기도 한다. 때때로 우리는 누구나 '리플리'가 되기도 한다. 꽤 사악하며 어두운 리플리의 삶을 혐오스러워하면서 이해하기도 한다. 주변에 가공된 정체성으로 살아가는 사람을 보면 '리플리 증후군'을 말한다. 선과 악, 진실과 거짓을 분간하지 못하면서 살아가면 행복할까. 욕망을 채워질 수 있을지 몰라도 결코 행복한 삶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첫댓글 ㅡ누구나 마음 깊은 곳에 '리플리'가 있다.
우리는 더 나은 삶을 갈망하고, 내가 가질 수 없는 타인의 것들을 부러워하고 탐낸다. 살면서 한 번쯤은 아니 여러 번 그런 마음을 갖기도 하고 이루질 수 없음에 실망하기도 한다. ㅡ
글 속 영화, 아니 시리즈물이라 해야하는지. 너무 궁금한데요.
네플을 짤라버렸어 어찌봐야할지 고민하고있습니다
좋은 영화에 어울리는 너무 좋은 평론입니댜
베리 ㅡ굿 입니다
오랫만에 본 좋은 드라마였습니다
NETFLIX가 너무 대중적인 것만 보여줘서 저도 끊었다. '영화 파묘'보려고 다시 구독했습니다.
다음에 기회되면 보면 되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