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임승차> 2016. 4. 24
버스에 올라
여느때처럼 지갑을 단말기에 대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소리가 나지 않는다.
순간
머리는 까매지고
얼굴은 하얘지고...
어제 아내가 카드를 빼놓은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주머니엔 달랑 5만원짜리 한 장
아무리 큰 돈이 있어도
이 순간은 속수무책이다.
조심스레 사정을 말하고
판결을 기다리는 나
그간의 경험으로는
다음 정거장에서 내려야했지만
마음씨 좋은 운전사 아저씨
웃으며 다음에 내라 하신다.
하아..
난 오늘도 이렇게
뜻하지 않은 무임승차에
뜻하지 않은 천국을 만났다.
아저씨의 말 한마디 속에 배어있는 따뜻한 이해는
한 사람의 기억 속에 은은히 스며
훈훈한 기운을 만들어 웃음꽃으로 피었다.
세상엔 돈으로는 채울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그 마음의 훈훈함은 세상을 따뜻하게 덥힌다.
천국을 만드는 데에는 많은 것이 필요치 않다.
서로를 이해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세상을 바꾼다.
고마워요!
서울 74 사 5827
7727버스 운전사 한근수 아저씨!
첫댓글 💌 토큰으로 시내버스를 타던 시대에 읽은 에피소드가 생각납니다. 토큰이 없어 쩔쩔매는 한 학생의 차비를 노신사가 대신 내주었습니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으면 좋겠느냐는 학생에게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죠.
✔️ 이담에 버스에서 자네 같은 상황인 이를 만나거든 내가 자네에게 했듯 그 사람을 도와주면 된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