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신경림
새벽 안개에 떠밀려서 봄바람에 취해서
갈 곳도 없이 버스를 타고 가다가
불현듯 내리니 이곳은 소읍, 짙은 복사꽃 내음.
언제 한번 살았던 곳일까,
눈에 익은 골목, 소음들도 낯설지 않고.
무엇이었을까, 내가 찾아 헤매던 것이.
낯익은 얼굴들은 내가 불러도
내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복사꽃 내음 짙은 이곳은 소읍,
먼 나라에서 온 외톨이가 되어
거리를 휘청대다가
봄 햇살에 취해서 새싹 향기에 들떠서
다시 버스에 올라. 잊어버리고,
내가 무엇을 찾아 헤맸는가를.
쥐어보면 빈 손, 잊어버리고,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디서 내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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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숙 낭송시 ---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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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시소리 낭송회 날짜가 다가오고... 낮에 옥분 선생님의 독촉(? ^^) 말씀도 있었고... 오후에 들린 도서관에서 좋은 시집 세권을 구했음!! 아 다행이네요. 평상시 정말 짬내지 못해 안타까웠는데 모처럼 좋은 시집 몇권 건져 기분 좋은 저녁입니다.
멋진 시를 소개하시는군요. 읽으며 너무 즐거웠습니다.